우리나라의 화폐 단위는 원(圓) → 환 → 원(圓)의 변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1950년 7월 22일 최초로 한국은행권 '원(圓)'이 발행되다가 1953년 한국전쟁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대통령 긴급명령 제13호'에 의해 100원을 1환으로 바꾸는 조치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962년 6월 10일 다시 10환을 1원으로 바꾸는 긴급통화조치가 단행됩니다.
2번의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이 있었던 것이지요.
리디노미네이션 [redenomination]
[명사]<경제> 화폐 단위를 변경하는 일.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을 달리 이르는 말.
* 우리나라의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사례
1953년 2월 15일 시행한 리디노미네이션은 6.25 전쟁 발발 후 막대한 전비지출 등에 따른 통화증발로 1952년초부터 인플레이션이 급속도로 진행되자 시중의 과잉 구매력을 흡수하고 체납국세(滯納國稅)의 일소(一掃)와 연체대출금의 회수를 목적으로『대통령 긴급명령』제13호에 의해 실시되었다.
리디노미네이션의 주요내용으로는 1953. 2. 17부터 통화단위를 100분의 1로 절하하는 한편 화폐 호칭을 '원'에서 '환'으로 변경하고 이에 따른 몇 가지 부대조치를 시행하였다. 2월 17일부터 2월 25일까지 9일 동안 구화폐와 어음수표 등 원화표시 지급지시는 모두 금융기관에 예입하고 금융기관에 대한 일체의 금전채권 채무를 신고토록 하였다. 아울러 금융기관의 예금 등 원화(圓貨) 금전채무의 지급을 2월 25일까지 금지하고 구 은행권과 수표 등에 대한 지급은 자연인에 대해서 2월 25일까지 생활비로 1인당 500환을 한도로 새 은행권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리디노미네이션으로 이후 물가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졌으나 전쟁 중이라 재정금융면에서의 긴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1953년 하반기에 들어서 통화팽창이 재현되었으며 97.4%의 높은 교환실적에도 불구하고 동결자금은 통화개혁 대상금액의 25%에 불과하여 과잉구매력의 흡수라는 당초의 목표는 충분히 달성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1962년 6월 10일 단행된 리디노미네이션은 5.16 군사정변 이후 재정 금융면의 확장정책에 의하여 누적된 과잉통화를 흡수하여 인플레 요인을 미연에 제거하고 퇴장자금(쓰지 않고 묵혀 둔 자금)을 양성화하여 경제개발계획에 필요한 산업자금으로 활용할 목적으로『긴급통화조치법』에 의해 시행되었다.
리디노미네이션의 주요내용으로는 1962. 6. 10부터 통화단위를 10분의 1로 절하하고 화폐 호칭을 '환'에서 '원'으로 변경함과 동시에 1962. 6. 10∼6. 17까지 모든 자연인, 법인 및 임의단체가 보유한 환화(貨)와 어음수표 등 각종 지급수단을 금융기관에 예입하도록 하였다.
긴급통화조치법의 후속조치로 6월 16일『통화개혁과 관련한 긴급금융조치법』을 공표하여 6월 18일부터 모든 환화(貨)표시 금액을 원화(圓貨)표시 금액으로 변경하여 표시하고 통화개혁에 따라 자연인, 법인 및 임의단체가 금융기관에 신규 예입한 자금은 물론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던 기존 예금에 대해서도 일정 조건에 따라 누진율을 적용하여 봉쇄계정(封鎖計定)에 동결토록 하였다. 봉쇄계정에 묶인 자금은 통화개혁 후 6개월 이내에 설립될 예정인 산업개발공사의 주식으로 대체하고 동 주식에 대해서는 연 15%의 배당을 정부가 보증하였다.
그러나 통화조치의 후유증으로 유통구조가 마비되고 이에 따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산업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등 제반 경제상황의 급격한 악화로 예금봉쇄의 완화조치가 불가피하였다. 이에 따라 7월 13일『긴급통화조치법에 의한 봉쇄예금에 대한 특별조치법』을 공포하여 봉쇄예금의 1/3은 자유계정(自由計定)으로 나머지 2/3는 1년 만기의 특별계정(연리 15%)으로 각각 전환시키고 동 특별 정기예금도 금리를 포기하고 중도해약을 하면 언제든지 인출이 가능하도록 조치함으로써 봉쇄계정의 동결을 사실상 전면 해제한 결과를 초래하였다.
동 리디노미네이션도 과잉통화의 흡수, 퇴장자금의 양성화 등 당초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사회 경제적인 부작용만 초래한 채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화폐사적 측면에서는 현용 원화체계의 도입이라는 의의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