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동아시아 체스판 주인이 될 것인가,
미․일 패권 게임의 종속 변수로 남을 것인가?
특히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일본 우파의 이념적 뿌리를 파헤치는 데 전력을 다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전후 동아시아 질서의 핵심인 미국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정책의 본질과 내용, 탈아입구(脫亞入歐)를 꿈꾸며
주변국들을 고통에 빠뜨렸던 일본 우파가 지금은 단지 대상을 바꾼 탈아입미(脫亞入美)로 여전히 대동아 공영권을
꿈꾸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국은 왜 한국을 전승국 명단에서 빼버렸나. 냉전 전략상 그렇게 하는 것이 미국 이익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 일본 점령군 총사령부 문서에도 한국령으로 표기됐던 독도가 1949년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 초안에서
일본 영토로 사실상 둔갑한 것은 미국의 '일본 살리기' 전략이라는 맥락에서 파악해야 한다.
일본으로 경사된 미국 위정자들의 동아시아관은 반 세기 전, 1세기 전과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그게 미국의 본색이다.
그들의 그런 시각이 바로 지금의 우리의 삶, 우리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끼치고 있다.
미국은 그런 관점에서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었으며, 전범국 일본이 아니라 한국을 분단시켰고,
그 연장선상에서 한국전쟁에 개입하고 독도를 넘기고 한․일 국교 정상화를 강요했으며, 광주항쟁에 개입하고
수십 년에 걸친 군사 독재 정권을 지원했다. ―머리말에서
한․미 FTA, 미․일 동맹 강화, 거대 중국의 등장, 독도 분쟁 등
한반도를 중심에 놓고 태풍처럼 요동치는 동아시아 국제 관계의 진실을 들여다본다
저자는 미국과 일본이 비밀리에 한반도와 필리핀을 나눠 먹었던 1905년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100년 만에 다시 재현될 우려가 있다고 본다.
좌파들이 몰락하면서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최근 일본의 평화 헌법 폐기 조짐과
역사 교과서 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위험하기 짝이 없는 행보,
거대 중국의 등장으로 긴장한 미국과 일본의 동맹 강화와 미사일 방어(MD) 전략은
2차 세계대전 후 동아시아 질서의 핵심이었던 미․일의 결합이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1세기판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북한과 미국의 급격한 접근으로 동아시아 지각 변동에 가속도가 붙는 이때 한국은
초지일관 과도한 친미 외교의 길을 걸으며 동아시아 국제 관계에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저자는 동아시아 관계에서 종속 변수일 수밖에 없는 한국이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돌파구는
북한과 손을 잡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통합된 한반도는 위태로운 동아시아 판도를 흔들어놓을 만한 지정학적 파워를 갖게 되고,
주변 어느 쪽도 독점할 수 없는 독자적 파워는 지역 안보의 안정추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길이 대한민국에게는 가장 실용적인 외교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첫댓글 제가 제일 먼저 읽은 것이 '맺음말'이에요. 기자님 특유의 강하고 그러면서도 다정한 어법 그리고 문학적 향기...슬픔이 배인 그러나 희망을 부르는...기자님의 정서를 흠뻑 느꼈어요. 언제나 어디서나 기자님이 자랑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