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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꿈 쪽 빨아먹는 ‘개미 귀신’ |
기획부동산 불법 다단계 판매와 흡사 … ‘폭탄 돌리기’식 영업 당하기 전엔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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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폼 나는 회사명, 화려한 사무실 J씨가 퇴근시간을 이용해 방문한 ‘쫛쫛컨설팅’ 사무실은 강남 테헤란로에서도 가장 번듯한 빌딩에 위치한 회사였다. 화려한 조명과 원목가구로 꾸며진 사무실에서 깔끔한 영업사원이 그를 맞이한다. 통화 당사자인 텔레마케터는 바쁘다고 해서 만날 수도 없었다. 수많은 이들이 상담하고 있었고, 테이블에는 이 회사 사장의 인터뷰 기사를 표지에 실은 잡지가 자랑스럽게 비치돼 있었다. (△△컨설팅, 쫛쫛인베스트, ##종합개발 등은 서울 강남의 기획부동산 업체들이 즐겨 쓰는 회사명이다. 이들은 무조건 강남에 보증금 1억원, 월 1000만~2000만원짜리 사무실을 얻고 상담방·전무방·사장방 등을 화려한 인테리어로 장식한다. 또한 1년마다 인근 빌딩으로 이사하는 방식으로 귀찮은 고객들을 피하기도 한다. 회사가 겉모습에 치중하는 이유는 끊임없이 새로 충원되는 내부고객(영업사원)과 외부고객(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다. 대표 업체들은 방송 광고까지 펼치며 소비자를 현혹한다.)
3. 사기에 가까운 수법들 실장이라는 사람이 J씨에게 다짜고짜 강원도 신도시 개발도면을 보여주고는 얻기 힘든 고급정보라며 투자를 권한다. 내친김에 다음날 당장 현장 방문에 나서자고 강요한다. 믿기 어렵다는 반응에는 업체 사장과 한 유력 정치인의 친분관계를 거론하며 대응하고, 실제로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도 한다. 언론에 게재된 개발 예상 기사는 기본으로 제공한다. 개발 예정 후보지는 소개 기사가 넘쳐날 정도로 많은데, 이들은 심한 경우 기사 내용을 바꾸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다. 개발 예상 지역 도면은 설계사무실에 의뢰해 이른바 가짜도면을 제작한다. 지도에 나타난 상업지구나 주거지역은 모두 조작된 것이다. 정치인들과 찍은 사진 역시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면 쉽게 이해가 된다. J씨는 한 텔레마케터한테서 두 달간 무려 10여통에 이르는 전화공세 끝에 유혹에 넘어갔다. 그렇다면 왜 이들 영업사원은 통신판매에 열을 올릴까. 비밀은 바로 수익 분배구조에 있다. 생활정보지나 인터넷을 통해 모집된 부동산 텔레마케터들은 판매 실적에 따라 다단계 방식으로 수입이 배정된다. 이 조직은 보조원과 부장, 실장으로 구성돼 있고, 150만원에 이르는 활동비와 평당 1000원~3만원에 이르는 판매수당이 지급된다. 개발지와 전혀 상관없는 평당 1만원짜리 땅이 있다고 치자. 기획부동산은 계약금만 주고 가계약에 들어간다. 그리고 잔금 납부를 미룬 채 이 땅을 업체의 영업사원과 텔레마케터들에게 5만원짜리 물건이라고 소개한다. 이때 몇 가지 ‘쇼’가 덧붙여지기도 한다. “몇몇 우수 영업사원들이 이 땅을 팔았다고 가장하여 수천만원의 판매수당을 공개석상에서 지급하는 행사를 벌입니다. 그럼 직원들은 흥분하게 마련이고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지요. 마치 종교집단 부흥회 같은 모습입니다.”(S기획부동산 전 영업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