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참가자
김재선 이성우 이영성 이종진 최일선 허헌구
1. 답사내역
한성대입구역에 모인 친구들 여섯명이다.
혹시라도 올사람이 있을까 해서 5분을 기다렸다 5번출구로 나왔다.
파아란 가을 하늘하며 딱 걷기 좋은 전형적인 한국의 가을 날씨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한 미술사학자 혜곡 최순우 선생의 옛집에 들른다.
우리것을 사랑하고 우리것의 아름다움을 구수한 필치로 그려낸
"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 란 책을 집필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해설사의 간략한 설명을 듣고 안마당 뒷꼍을 돌며 5,60년대의 추억어 빠져든다.
우리 고유의 나무들 우리꽃 우리풀 우리 고유의 마당 이제는 쉽게만나기 어렵다.
그래서 더 지나간 시절에 대한 애틋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모양이다.
평일임에도 심심치 않게 사람들이 찾아드는 것을 보며 시민문화유산 1호란걸 실감한다.^^
옛날 왕비들이 잠업신인 황제 부인 서릉씨에게 제사지냈다는 선잠단을 들른다.
파괴된 흔적 역력하지만 그래도 명맥만은 유지하고 있으며 오래된 뽕나무들이 빼곡하다.
평일이라 출입문이 잠겨 있어 먼발치에서 목을 빼고 확인한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간송미술관 가을전시 화훼영모대전 관람하러 간다.
간송미술관의 네임밸류에 걸맞게 평일임에도 많은 관람객으로 붐빈다.
일층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이층부터 보기로 하고 계단을 오른다.
많은 사람 틈에 끼어 기회 닿는대로 이곳저곳 기웃대며 간신히 드려다 본다.
일층에 내려오니 좀 빠지기는 했으나 어쩌겠나 틈을 비집고 다니며 대충 훑터본다.
간송선생 동상 앞에 서서 잠시 묵념으로 인사드린다.
나오는 길에 전문연구위원인가 해설에 잠시 귀기우린다.
조선 초기엔 중국풍의 관념화에서 겸재의 진경산수 완성으로 그때부터 우리의 산수며 동식물로 소재가 바뀌고
18세기 정조시대까지 잘나가던 정치따라 그림도 잘 나가다가 19세기 들어 정치가 혼란스러워지며 그림도 바뀌었단다.
내노라 하는 조선 화가들의 동식물 그림을 보면서
이런 그림도 그렸구나를 연발하며 정서세계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간송미술관을 뒤로하고 한국의 모파상이라고 하는 소설가 상허 이태준선생 옛집으로 발길 옮긴다.
지금은 외손녀딸인가 수연산방이란 간판으로 전통찻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역시 우리 고유의 마당을 지닌 한옥으로
선생께서 심었음직 한 우리나무들이 좁은 공간이지만 울창하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우린 자리잡고 앉아
우아하게 그 비싼 전통차를 홀짝이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ㅎㅎ
마지막 심우장으로 향한다.
기미 독립선언서 중 공약삼장을 기초했다고 하는 만해 한용운선사가 말년에 살았던 옛집이다.
선생의 주옥같은 시들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에는 평일에도 문이 열려 있어 무심코 갔는데 이게 웬일인가 대문이 굳게 잠겨 있다.
대문 철창 틈으로 까치발에 목 빼들고 담장 넘어로 살피고 또 살펴본다.
우리는 잠시 골목에서 혼란스러웠던 해방정국이며 이념 갈등에 대해 생각해 본다.
아쉬운 발길 돌려 답사는 마감하며 입을 즐겁게 하기 위한 탐색전에 돌입한다.
칼국수 만두 설렁탕 보리밥 말로 음미하며 혜화동 고개 갈림길 앞 설렁탕집으로 빨려들어간다.
설렁탕 한그릇씩 소주4병 해치우고 추억의 옛길 걸어 혜화동 고개를 넘는다.
서울과학고 정문을 들어 선다 수위가 뛰어나와 어딜가느냐고 소리친다.
옛추억 더듬는 중이라고 이실직고 했더니 교정만 보고 가란다.
옛 모습은 간곳이 없지만 지형만은 그런대로 윤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아카시아 숲은 없어졌지만 경신고 길을 내려와 고등학교 자리로 들어간다.
고풍스런 건물은 산산히 부서져 사라진 자리에 종로구에서 운영하는 스포츠센타가 성업중이다.
교문을 들어서던 언덕은 그대로인데 교문도 수위실도 화장실도 다 어디로 갔단말인가?
헌구가 우리나라의 수 많은 인재를 배출한 교육의 요람 보성학교 옛터란 표석이라도 하나 세우잔다...
아! 옛날이여를 외치며 우리는 혜화국민학교 혜화동로터리 동양서림을 확인한다.
커피한잔 하자고 하여 던킨도우넛 점에 들려 헌구가 사주는 커피와 도우넛을 먹는다.^^ㅎㅎ
기량이 있었으면 생맥주 먹었을텐데...
헌구 잘 먹었고 고마웠어 그리고 웃음 많이준 정암도 고마웠고
오랫만에 나온 영성이 그리고 재선이 일선이 모두 다 고마웠어요.^^
어느덧 해가 서산으로 기우러간다.
우리는 다시 4호선을 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사분오열 찢어져 각자 집으로 흩어진다.ㅎㅎ
이렇게 즐거운 하루해가 저물어간다.
친구들 잘 들어 갔겄지 이번 일요일 우이동에서 또 만나세...
흩어지면 모이고 만나면 헤어지고 이건 진리인겨...^^
첫댓글 성우의 글이 마치 우리도 함께 갔다온 느낌을 주네. 고마워 친구야!!!
인정 많은 철이 좋은 사진 잘 보고 있으면서도 꼬리글 한번 못달았네 고마우이 시간 될때 한번 함께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