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높은 부탄
행복지수가 세계 최고인 나라는 부탄 왕국이다. 부탄에서는 첫눈이 내리면 정부가 그날을 국경일로 선포한다. 첫눈을 하늘이 내리는 축복으로 여기고, 하루 동안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만약 첫눈이 내린 줄 모르고 늦잠을 자는 사람이 있다면, 이웃이 그 집 앞에 눈사람을 만들어 주고 행운을 빌어준다. 뒤늦게 일어난 사람은 눈사람을 만들어 준 이웃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고마움을 전한다. 부탄 국민에게 행복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에서 얻는다.
첫눈마저 국민의 행복과 연결 짓는 나라, 부탄은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있는 인구 81만의 작은 나라다. 1인당 국민 소득은 3천 달러 남짓이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기준에서는 결코 작거나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 부탄은 오래전부터 국민의 행복한 삶에 주목해왔다. 1972년 왕위에 오른 지그메 싱예 왕추크 국왕은 ‘국민총행복(GNH) 지수를 높이는 것’을 국정 운영의 기조로 삼았다. 그의 아들 남기엘 왕추크 왕은 스스로 민주화를 위한 법을 만들어, 백성들의 행복지수를 더욱 높였다.
가난한 나라의 행복론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거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수십 년 일관된 정책 추진과 경제지표만으로는 더 이상 국민 행복을 설명할 수 없다는 선진국의 깨달음 덕분에 부탄의 ‘행복론’은 주목받기 시작했다. 부탄은 모든 정책의 밑바탕에 GNH 지수를 두고, 건강, 교육, 심리적 웰빙, 거버넌스, 지역사회 활성화, 생활 수준 등 9개 주제로 나누고, 다시 33개의 세부 지표로 평가한다.
조사 결과, 국민의 8.3%는 ‘매우 많이 행복함’, 32.6%는 ‘많이 행복함’, 47.8%는 ‘약간 행복함’, 10.4%는 ‘행복하지 않음’이라고 응답했다. 즉, 국민 10명 중 9명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정부는 행복도가 낮은 국민이 어디에서 불만족을 느끼는지도 세밀히 살펴, 국정 운영 전반에 반영한다.
부탄은 완벽한 국가는 아니다. 여전히 빈곤과 문맹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2008년 절대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전환하면서 사회갈등도 남아 있다. 그러나 산림이 국토 면적의 60%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모든 국민에게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며,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는 등 선진국이 수년간 외치던 원칙들을 하나씩 현실로 옮기고 있다. 가난하지만, 정책의 목표는 오로지 ‘국민의 행복’이다. 헌법에는 “정부가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면 정부의 존재가치가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경제성장과 외형에 치중해 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행복은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멀리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다 발밑의 세 잎 클로버를 밟기도 한다. 행복을 밟고 행운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은 내 곁에 있는 일상의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숨결과 은혜를 느끼며 감사와 기쁨으로 살라는 의미다. 우리나라도 첫눈 내리는 날을 국경일로 선포해서라도 국민이 행복한 나라로 경영해 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