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 오후 2시 .....
충주호 높은다리에서 같이 낚시 했던 선배님의 생필품 수혈 요청으로
먹을 것과 땔것을 마련하여 '가위든 잉어'님과 파로호 하류 '동촌'으로 출발합니다.
합정동을 출발 북부간선로를 타고 구리 금곡을 지나 마석 고개를 넘으니
어느덧 산은 초록으로 물들고 언제나 그렇듯이 여울저 흐르는 물은 가슴을 설레게하며
양수리 합수머리를 향하여 굽이쳐 흐릅니다.
그옛날 '경춘선' '경춘가도'라는 낭만적인 이름으로 뭇 젊은 청춘들을 철도와 도로(46번 국도)를 타고
대성리, 청평, 가평 남이섬, 강촌, 춘천 까지 장발에 청바지를 입고 통키타를 두들겨대며
손가락을 하늘로 찔러대는 일명 '알리 고고'로 추억 만들기에 들어가던 그 길을 다시금
달리고 있다...... 옛생각에 쓴웃음을 흘리면서......
서슬퍼런 유신정권은 못먹고 못살던 시절.....
젊음의 작은 분출구마저 틀어 막아버리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것들을..... (통행금지, 양담배, 장발, 미니스커트, 주옥 같은 수많은 금지곡들....)
억압하려 했는지.....
예전에 남한강길(양수리 양평 양덕원)을 넓힐 때에도 소양호를 들어가려면 이길을 이용하곤 했었다.
눈을 감고 달리고 싶은 욕망이 생길 정도로 수도 없이 들락거렸던 이길.....
언제나 그렇듯이 잉어(물가)와의 약속은 나도 모르게 서두르게 된다.
구리부터 수동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양의 아파트가 들어서 있어 교통 체증에 이제는 기피하는 길
화천을 향해 중도 유원지, 신매리,를 지나 춘천댐에 이른다.
댐을 지나 바로 왼편 언덕의 5767부대는 예전 80년도에 친구가 근무하던 3보이상 승차 부대이다.
고개를 내려가면 왼편으로 지류가 하나 있는데 (오월 낚시터?) 언제나 붕어 낚시꾼들로 붐비는 곳이다.
가뿐 숨으로 고갯길을 하나더 넘으니 왼편 깊숙히 물이 들어와 있는 천혜의 붕어터인 원평리에 이른다.
좌대가 수도 없이 떠있지만 낚시춘추 공인 우리나라 잉어 최대어가 이곳 원평리 쌍전봇대 앞에서 잡힌 사실은
잉어꾼이라면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110cm 정도 되가는 기억이.....)
쌍전봇대 앞에서 잡으신건지 아님 사진만 그곳에서 찍으신건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 쌍전봇대 앞에서 잉어를 놓고 찍으신 노익장의 흑백 사진을 떠올리면 지금도
어르신의 강한 포스와 함께 소름끼치는 전율이 떠오른다.
지금에 비하면 바늘, 줄등의 장비도 변변치 않았을 터.....
철수길에 살짝 안으로 들어가 조황을 살피니.....
영감님들께서 아주 움막이나 컨테이너 박스 놓으시고 겨울 나실 모양이다.
조금 깊은 곳은 말뚝이라하시고 길이 끝나는 곳(신포리까지 확장 공사중)엔
넥타이가 7개 매어져 있었다.
20여년전에 오음리 '박근배'씨 뱃집 앞에서 넥타이줄 당겨 보니 30짜리 발갱이를
묶어 놨길래 썩소와 함께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이런 것도 묶어 놓으십니까?' 했다가 쌈날 뻔한 이후로
남이 잡아 놓은 고기는 아무리 궁금해도 줄을 댕겨 보지 않는 철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참을 굽이굽이 고갯길을 올라야했던 말고개는 이제 말고개 터널이 생겨 거저먹기이다.
터널을 나오면 신포리이다.
오른쪽 신포리 산자락은 생각만해도 지긋지긋한 '공병 교육대'이다.
산밑의 지역이 완만한 황토 지역으로 꾼들이 보면 우와 '자리 좋네'란 말이
절로 나올 지역인데 예전 공병교육 받으면서 제대하면 꼭한번 잉어낚시하러 와봐야지~
하곤 한번도 가보지는 못했다.
마을 오른쪽 길아래는 역시 신포리란 명성답게 좌대에 꾼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춘천호 호수물이 안보이는 고개를 또하나 넘으면 원천리가 나온다.
봄철 산란기에 수양버들숲 사이로 붕어꾼들이 박혀 있다.
무심히 지나가면 아무도 모를 지경.....단지 웬 차가 이렇게 많지?......하면서
새로 닦은 운동장 뒷편은 한 서너명이 낚시할 자리가 나오는데
주차와 텐트는 거의 공짜이다.
운동장 작업하면서 돌하나 없이 평편하다.
거례리에 다다르니 물의 나라 '화천'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조정 경기 연습중인 꿈나무들의 힘찬 기합 소리를 들으며 강건너 모래채취선 조황을 첵크해보니
한 일주일 정도 90~50까지 하루에 2~3마리꼴 꾸준한 조황을 확인했다.
그전에도 제법 큰걸로 꾸준히 나왔다 한다.
철수길에 하루를 이곳에서 머물렀는데........4일 오전까지 좌우에서 4수 나왔다.
화천을 지나면서 예전에 없었던 화강암인듯한 큰 조형물이 한눈에 들어 온다.
16억을 들였다나~? 물고기와 수달(내눈에는 물개로 보이는...)조각상에 분수도 나온다.
아마도 지역 주민 먹고 살라고 산천어 축제 하는 것 때문에 새로 조성한듯 했다.
화천을 빠지는 다리 왼쪽이 바로 그 산천어 축제 장소이다.
한때 빠져 들었던 견지 낚시터인 구만리를 지나고 산속에서 툭 튀어나온 웅장한 파이프가 인상적인
화천발전소를 지나면 침목으로 만든 듯한 검은색 목교가 있다.
이 아래.......사실은 꺽지 밭이다.
오른쪽에 물을 끼고 화천댐을 향해 약간의 오르막을 가다 보면 '동촌리 8k' 가 나오고 우회전하게 되면
무지막지한 끝없는 오르막길에 마지막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는 듯
자동차 계기판 온도 게이지의 바늘이 살짝 올라간다.
드디어 도착해 보니 너른 강에 잉어가 날 반겨줄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 보지만
역시 깊은 수심과 위치적인 영향으로 수온이 만만치 않다.
일순.... 꽝을 직감하며 모 아니면 도로 가자는 생각을 한다.
산란기 대박이 아니라면..... 깊게 넣어 한마리 대물을 노려 본다.
결론 부터 말씀드리면 잡아 놓은 60짜리 한마리와 옆 조사의 45 한마리가
동촌리에서 본 5월 3일까지의 조황이다.
3박4일 동안 말뚝이다.
전투력 급하강.....
어르신 4분이 오셔서 10박을 하신다며 유유자적하시는 모습을 한쪽으로 부러워 하며
떡밥 압축기 선전에 열을 올려본다.
봉돌.....힘줄..... 다 매어 주면서......
연휴가 하루 남아서 느긋하게 출발했다가......
어른고추 됐다.
다 나같이 생각한 모양이다.
오후 4시 출발 밤11시 도착했다.
5월 5일 오늘 동촌리에서 건너편 영감님 미확인 2마리와 4인조 노익장 팀 70 한마리 나왔다는 소식.
마음만 성급했지 중부 이북 지역은 아직은 쫌 이르고
역시 파로호나 소양호 낚시는 스승의 날 무렵부터 아카시아까지가 봄낚시엔 적기인 듯하다.
첫댓글 형아 레파토리 없으면 첫사랑 이야기라도 해줘봐요..
멋진 추억낚시 이야기와 경춘선 열차~~낚시동화 같으네요
85년11월8일 월평리에서 미첼 릴로 ~~ 잡은것은 107cm(낚시춘추 잉어 랭킹 2위) 은평구 고물상 주인 한동근씨 이야기도 나오네요..
잉어잡고 유행성 출혈열 걸려서 사망하신 좋치 않은 뒤이야기도 있습니다~~원평리에 요물잉어 귀신이 저승으로 모시고 갔다고 하네요..ㅎㅎ
그후 12만년만에 강원도 의암호 현암리에서 1997년 6월30일 111cm 잡은 홍동철씨가 역대 잉어기록을 갱신 하지요 현재도 잉어 랭킹 1위지요,,,
철나비님 올만이네요...^.^ 방가여...!!! 장문의 글을 대단한 글을 올리셨습니다.
작가로 전업하셔도 될것 같습니다.
베스트 셀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