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거창으로 가는 버스 안, 도착시간은 가까워지는데
창 밖은 여전히 컴컴합니다.
부웅- 핸드폰의 진동소리, 화면에는
김원한 선생님 이름이 뜹니다.
도착할 시간이 다 되었기에 기관에서 데리러 마중나오시겠답니다.
거창에 도착하기 전부터 '감사함'이 마음에 들어섭니다.
도착한 터미널 밖에서 우산을 든 채 반가이 맞아주시는 원한 선생님.
반기는 미소, 손짓, 따뜻한 안부 인사까지 참 정겹습니다.
그 간의 안부를 서로 묻고 센터로 가는 내내
거창 얘기들 들려주십니다. 거창의 근황, 요즘 들리는 소문까지...
선생님은 이제 갓 1년 거창에 지냈다고 하시는데
말씀해주시는 내용은 거창 토박이 같습니다.
도착하니 거창군노인복지센터 불빛이 환영합니다.
1층에 계신 박시현 선생님, 김영옥 과장님, 유수상 목사님께
인사를 간단히 드리고 2층에 있는 동료를 만나러 갑니다.
지지방문 와준 효민이, 농활 2기 선배인 준호형, 세미, 현옥...까지
2층이 내리사랑 덕분인지 따끈따끈합니다. 고맙습니다.
반갑고 힘이 됩니다.
둥글게 둘러 앉은 가운데 나누는 대화, 하하 정겹다. 살갑다. 푸근하다.
대가족 모인 명절같네요.
면접을 위해 내려간 1층.
광활을 해서, 그리고 거창군 노인복지센터를 익히 들어왔기에
혹시나 기대가 커서 실망할까봐 '면접'이라 알고 내려갔는데
겸손해하시고 낮추시는 모습부터 보이시는
박시현 선생님, 이경은 선생님, 김영옥 선생님, 김원한 선생님.
그 낮춤과 반김의 모습이 더 끌렸다는 거, 아시나요?
우정이와 버스 타고 오는 내내
서로 가상 질문을 하며 연습했던 면접 때는
나도 모르게 긴장도 했는데 정작 면접 자리에서 참 편안하게 말이 나옵니다.
편안하게 해주신 선생님들 덕분이죠.
원래 의도는 되도록 짧게 하고자 했으나
각자 하고픈 말이 참 풍성해서훌쩍 1시간 반이 지나갑니다.
개인적으로 제 짧고 작은 경험, 크게 봐주시고 세워주시고 기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면접은 끝났지만, 교제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농활 3기 동료들과의 교제, 농활2기 선배들과의 교제...
미리 보고 온 선배들 기록 중 가상 시나리오 기획했던 것들이
어떻게 거창에서 이루어졌는지 일대일로 묻습니다.
준호형의 비닐 하우스 치신 이야기도,
농활 동료들의 일정 동안 즐겁게 팀워크 다진 일도...
농활 2기 선배들은 아쉬운 것이 많다 하십니다.
네, 아쉬운 마음 다는 아니지만 이해하지요.
자기만의 농활 비전과 배움을 희망하는 복지매니아라면
배워도 배워도, 느끼고 또 느껴도 아쉽겠지요.
그렇지만 박시현 선생님, 김원한 선생님 말씀처럼
농활 2기 선배들이 잘 뿌려놓은 농활 씨앗이 있기에
더 평범하고 소박하고 자연스럽게 '파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모두들 자기 체력에 맞추어 할 수 있는만큼 얘기 나누고
하나하나 잠이 들고, 새벽 3시가 훌쩍 넘어서 모두 잠이 듭니다.
# 24일
후아암-
뜨뜻한 1층에서 일어나니 7시 40분,
여자 동료들이 자고 있는 2층으로 올라가니 몇몇이 벌써 일어나 있네요.
눈꼽 때며 어색한 아침인사.^^
아침은 농활 2기 선배(준호형, 세미, 현옥)들이 맛깔나게 준비해줍니다.
뭐 도와드릴 거 없냐고 물으며 기웃거리는데
세미가 철저하게 자기 일! 이라며 몫을 주지 않네요.
세미 + 준호형 표 된장찌개, 현옥이표 두부 부침, 원한 선생님 텃밭 애기상추,
거창 명물 아삭고추, 양념진한 깻잎, 무말랭이...
소박한 아침상. 맛있게 챙겨주신 농활 2기 선배들 덕분에
그리고 텃밭에 있는 모든 애기상추 모두 가져오셔서
싱그러운 아침 밥상 되도록 도와주신 원한 선생님까지 고맙습니다.
아는 사람이 손수 뽑은 상추 맛, 덕분에 처음 봤습니다.
농활 지원자, 선배, 원한 선생님 거창 나들이 가는데
마중 나오셔서 가는 뒷모습을
귀한 맏이 타향 보내는 아비 눈길로 그윽하게 바라보시던
유수상 목사님, 참 고맙습니다.
거창이 좋은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이처럼 정답게
대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더 그렇겠지요.
가는 길에 잠깐 들러 맛있는 김밥 사주신 원한 선생님,
그리고 잽싸게 김밥 가져오신 동훈형 고맙습니다.
덕분에 정겹게 오손도손 앉아서 잘 먹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수승대.
거창 사과 조형물이 먹음직스럽게 우리를 반깁니다.
원한 선생님이 거창연극제 얘기를 하며 거창 자랑을 하십니다.
어르신끼리 동네분들끼리 여름에 연극보러 오신다며
거창은 타지인이 많이 오는 축제가 아니라
여기 사시는 분들이 더 많이 오는 축제라고 신나게 말씀해주십니다.
거창 농활팀도 기회 닿고 시간 나면 어르신들과
같이 와도 좋겠다 싶습니다.
거북 바위가 어디가 거북 닮았는지 서로 얘기 나누고
수승대의 유래도 한 번 읽어보고
400년 가량 된 나무의 나이도 서로 맞춰보며
농활팀들 관계가 무르익어 갑니다.
솔잎 냄새에 취해 아, 좋다. 좋다 를 연발합니다.
원한 선생님이 거창 공기가 좋다며,
다른 어떤 선생님이 거창 오셔서 거창 공기가 참 좋아서
숨을 나도 모르게 깊이 들이쉬게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무척 공감이 가더군요.
기분좋게 알싸한 솔향, 깊이 들이켜봅니다.
겨울이면 빙판된다는 작은 인공 연못 같은 곳에 앉아
김밥을 펼치고 사이좋게 나눠먹습니다.
기관에서 주신 수박 한 통, 동훈형이 먹기 좋게 잘라주십니다.
거창군 노인복지센터, 수박 맘껏 먹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동훈형, 먹기 좋게 잘라주시고 칼 위험하다고 풀잎 싸서 다녀주셔서 고맙습니다.
성철, 준호형. 무거운 수박 일행들을 위해 든든하게 들고 다녀주어 고맙습니다.
그런 섬김이 있어 더 귀한 추억입니다.
다 먹어도 시간은 남습니다.
'민들레울'로 갑니다. 원한 선생님은 차로 이동하면서
위천, 북상에 대해 잘 설명해주십니다.
여기가 면소재지(우체국, 동사무소, 경찰서가 있다며)라고
지금부터 북상이라고, 일하시는 평소 말씀,
동네 이야기, 어르신 이야기...
아낌없이 후배들 내리사랑으로 잘 말씀해주십니다.
1박 2일 거창이 풍성했던 것은 원한 선생님의 풍성한 가이드 덕분이었습니다.
신났다! 진희 혜정 희주
든든한 지지방문 농활2기 준호형, 세미
거창 가족 사진
고마워 성철아.^^
밤비를 담은 풀잎, 상큼해라.
우정이, 세미는 김밥보다 맛있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샛별이를 웃게 한 사람은 동훈이형?
화사해라, 화창해라.
'민들레울'에 도착했습니다.
입구부터 그윽한 허브향, 요것도 향기좋다, 저것도 향이 좋다,
와 귀엽다. 까지 다들 구경에 정신이 없습니다.
가게도 구경하고, 꽃밭도 구경하고 정원 산책도 하며
이야기꽃, 웃음꽃이 핍니다.
아무 것도 사지 않고 아무 것도 사먹지 않았지만
허브 향내, 농활팀 향내로 배도 부르고 마음도 든든합니다.
야, 살인미소다.
사진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즐거워라.
꽃밭에 나비 됐네, 샛별이와 진희.
현옥아, 셀카가 잘 나왔니?
준호형, 자신감 있는 부드러운 표정. 멋져요.
혜정이가 2시부터 아르바이트가 있어
거창 시내 혜정이 아르바이트 하는 곳으로 왔습니다.
농활팀을 위해 맛있는 아이스크림까지
원한 선생님이 사주셨습니다.
말 그대로 삼삼오오 모여 앉아 아이스크림 맛있게 먹습니다.
아이스크림 선택은 세미, 샛별이가 해주었지요.
다른 사람들은 잘 몰라도
제 입맛엔 하나같이 '꿀맛' 이었답니다.
잘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원한 선생님, 세미, 샛별.
밝은 미소 혜정. 일하는 모습, 참 보기 좋더라. 신나게, 밝게, 친절하게.
거창군노인복지센터로 돌아옵니다.
저와 우정이는 태백으로 광활 지원자 지지방문 가려고
인터넷이며 전화며 검색을 합니다.
가는 차편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신경써주신 원한 선생님 고맙습니다.
1박2일의 뭉치기 위한 면접.
동료들과 어떻게 교제했는지 느낌 나누니 정겹습니다.
가족 같습니다. 포근합니다.
차 시간 때문에 아쉬운 작별의 시간.
마지막까지 원한 선생님이 배웅해주십니다.
늦어도 차근차근 천천히 가라는 동훈형 말,
한술 보태 샛별이가 어릴 적 죽다 살은 얘기를 하니
원한 선생님이 당황하십니다.
하하 호호, 그런 분위기도 얘기도 추억입니다.
원한 선생님 덕분에 차 놓치지 않고 잘 탔습니다.
고맙습니다.
1박 2일동안 추억 남기고 섬김 받고 잘 지내고 갑니다.
'면접'이라기보다 MT같고,
MT라기보다 동네친구이웃 마실 같았던 살가운 시간들...
참 잘 누리고 갑니다.
좋은 얘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 더 즐거운 시간.
복되게 있다 갑니다.
6월 6일의 만남을 기대하며 담박하고 소박했던 1박2일을
마음에, 머리 속에 담아둘게요.
단 한 순간도 섬김과 챙김, 배려로 대해준
동료, 선배, 기관 선생님, 목사님 고맙습니다.
거창이 참 좋아졌어요.^^
첫댓글 주상이도 글 올려주었구나 고마워^^ 함께 갔던 수승대, 민들레올,거창읍내... 함께 또가면 어떤 느낌일까?? 함께 또 가자
ㅋ 동훈이형 이제 스슬 부담이 오겠는걸요 ㅎㅎㅎ;
보통 사진이 있으면 글이 부족하기 쉬운데, 글도 사진도 적절히 올려주어 고맙습니다. 1박 2일이 일주일처럼 느껴졌어요. 주상이와 우정이는 철암까지 무사히 도착했는지 궁금합니다.
그 날 차편을 알아보니 태백 도착하는 시간이 12시를 넘어서는 강행군이라, 아무래도 무리 같아서 안 갔습니다. 끝까지 신경써주신 원한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오와! 주상이 오빠 사진 쫌 잘찍는데요- 풀잎사진 너무 이뻐요 - ㅋㅋ
고맙다, 진희야. 사람 냄새 나는 사진을 더 잘 찍고 싶구나.^^
아, 모두 웃는 모습 정말 이쁘다! ㅋㄷ 유수상 목사님, 박시현 선생님, 김원한선생님, 이경은 선생님, 김영옥 선생님, 그리고 농활 2기, 3기분들에게 받은 섬김과 사랑, 지지, 격려. 마음이 참 따뜻했고 편안했어요. 고마운 분들. ^^
고맙다 세미야. 세미, 더 예뻐졌더라 ~
사진 찍고 올려주고 같이 나누게 해줘서 고마워요 :D 보고 또 봐도 자꾸 보고싶고, 즐거워지는 사진이에요~
농활 기간 열심히 기록하겠다던 주상이의 말이 참말이네. 진지하게 면접에 임해줘서 고맙다.
와~ 이렇게 또 하나의 추억이 생기는군요.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사진이네요^^ 잘봤습니다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