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역 플랫폼에서 5시 35분 출발하는 서동탄행 첫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노량진에서 타기로 한 탤런트韓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잠시 착각으로 다른 승강장에서 기다리다 첫차를 놓쳤소!' 카메라는 내가 가지고 있는데 ‘착각’은 왜 그가 하는지 모를 일이야... 23분을 더 기다려 5시 58분 출발하는 전동차 7번째 칸에서 반갑게 그를 만나서 수원까지 가는 약 한 시간 동안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하느라, 잠들지 않고 그냥 눈만 붙이고 있어도 배터리충전에 도움 줄 시간을 놓치고 만다. 수원역 앞 광장 육교 건너 김밥집의 음식이 지난해 먹어보니 별로였던 것 같아, 뒷골목을 한 바퀴 돈 끝에 찾아낸 모자(母子)가 운영하는 순대국집의 따끈한 국물이 오랜만에 입맛을 돋우었다.
“동행의 즐거움을 맛보는, 광교산~청계산 종주”
언제>> 2011. 04. 09. (08:00~16:40)
날씨>> 가스와 구름, 대체로 포근함
코스>> 반딧불이(08:00)-형제봉(08:46/05)-비로봉(09:17)-광교산(09:45)-대피소(09:54/12)-백운산(10:33)-
바라산(11:10/05)-우담산(11:48/05)-영심봉(12:10)-하오고개(11:22)-392봉(12:50/25)-국사봉(13:30)-
이수봉(13:58/05)-석기봉(14:28)-망경대(14:48)-매봉(15:10)-옥녀봉(15:48)-양재화물터미널(16:40)
누구>> 2명(탤런트韓, Lockey)
거리>> 약 26km
시간>> 8시간 40분(휴식시간 포함)
매년 봄이면 찾아가는 광교산~청계산 종주는 개인적으론 예닐곱 번이 되지만 탤런트韓과의 산행은 작년에 이은 두 번째입니다. 봄이면 결혼식이 많아서 신청했던 회원들의 산행취소가 줄줄이 이어져 오늘도 산행들머리 반딧불이를 출발하는 우리의 발걸음을 약간 무겁게 합니다. 수원시·용인시·의왕시·성남시·과천시·서울시 등 여섯 개의 시에 걸쳐있는 긴 능선의 이 구간은 지리산 노고단~천왕봉구간의 거리와 난이도가 비슷한데다 비교적 고도가 낮고 산세가 평탄하여 경방기간(산불경계방지기간) 중에 산 꾼들로부터 인기 있는 산행지입니다.
▲ 광교저수지
▲ 능선에 올랐습니다.
▲ 산유화 (山有花)를 기대하고 갑니다.
▲ 형제봉 가는 가파른 길과...
▲ 평탄한 길
▲ 형제봉입니다.
▲ 다람쥐보다 조심성이 많은 청솔모인데 '광교산 표'는 간이 좀 더 큰가봅니다.
▲ 대기에 가득한 가스는 박무를 연상케 합니다.
▲ 가야할 백운산 서북쪽의 통신대
▲ 당겨본 서쪽 한남정맥상의 수리산(432m)과 수암봉(398m)
▲ 남쪽 방향의 수원시
▲ 형제봉 정상입니다.
▲ 양지재로 내려서고...
▲ 다시 만나는 나무계단을 오르면...
▲ 비로봉(종루봉)입니다.
▲ 비로봉에서 보는 광교산 정상의 시루봉(右)과 백운산
▲ 토끼재에서 치고 오르면 만나는 놓치기 쉬운 갈림길
- 광교산(光敎山·582m)
청계산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산줄기가 바라산, 백운산, 광교산을 연이어 일으켜 세워 수원시, 의왕시, 용인시의 진산으로 매김하고 있다. 서기 928년 고려 태조(왕건)가 후백제의 견훤을 정벌하고 어두운 밤에 송악으로 귀경하는 길에 행궁에서 군사를 위로할 때, 이 산에서 광채가 하늘에 솟아오르는 광경을 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는 산이라 여겨 산 이름을 광교산(光敎山)이라 하였다. 또한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수원성)을 감싸고 있는 산으로서도 명성이 드높은 산이기도 하다.
▲ 노루목대피소 - 과일과 커피를 들며 쉬어갑니다.
▲ 억새밭을 지나면 송신탑을 만납니다.
▲ 통신대 갈림길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 왼쪽 길은 한남정맥 길로 김포의 문수산까지 이어집니다.
▲ 통신대 철망을 따라..
▲ 통신대에서 백운산까지 가는 이 길은 눈이나 비가내리면 땅이 몹시 질퍽거리는 곳인데,
오늘따라 알맞게 굳은 땅의 생강나무가 반갑게 인사합니다.
▲ 백운산(567m)입니다.
▲ 진행방향 왼쪽(서쪽)으로 보이는 의왕시
▲ 묘하게 생긴 소나무에 짖궂게 버려진 스틱..
▲ 바라산 정상입니다. - 다음 목적지 우담산으로..
▲ 바라산으로 직장에서 단체산행 온 한 직원이 덕담을 남기고 있습니다.
▲ 당겨보는, 우담산 너머의 청계산 라인이 희미합니다.
▲ 바라산에서 바라산재로 내려서다 만난 '용인둘레길 대탐사' 팀
'수고 많으십니다. 용인 둘레길은 몇km나 됩니까?'
'네에, 총 길이 164km입니다. 홍보사진 감사합니다.'
- 대한민국은 바야흐르 둘레길 전성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 바라산재입니다.
- 우담산은 직진이고, 왼쪽은 의왕시 백운저수지, 오른쪽은 성남시 고기동 방향입니다.
▲ 백운저수지 가는 길 - 직장의 단체 산객들의 날머리로 보입니다.
▲ 우담산 정상입니다.
- 바라산과 우담산을 합하면 불교에서 말하는 상상의 꽃 '우담바라'입니다.
▲ 영심봉 - 무명이던 367.1m봉이 새 이름을 얻었네요..
▲ 부근을 살피니 삼각점이 있습니다.
▲ 367봉의 통신시설물을 우회하면 하오고개로 내려서는 길을 만납니다.
▲ 동물이동통로가 놓이기 전의 수로를 타고 내려가는 길 왼쪽에 새롭게 이 길을 터 놓았습니다.
▲ 하오고개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동물이동통로 - 관계당국에 감사드립니다. (사람도 동물이므로...)
▲ 건너서부터 청계산 구간입니다. - 가야할 392봉과 국사봉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 이곳부터 국사봉까지 치고 오름이 광교~청계 산행구간 중의 백미입니다.
▲ 동행의 즐거움을 맛보는 시간과 거리는 이미 반을 넘었습니다.
▲ 통과해야 할 영혼의 안식처 - 천주교 공원묘지
▲ 이 꽃은 어떤 조화가 맞을까요?
①造化(천지자연의 이치로 핀 꽃) ②造花(종이나 헝겊으로 만든 꽃) ③弔花(조문하는 뜻으로 바치는 꽃)
▲ 철탑 뒤, 국사봉 가는 안부에 희미하게 보이는 관악산
▲ 392봉 오름길에서 주인과 휴식하는 골든리트리버(영·5세) - 이놈도 사주관상을 좀 보려나? ㅎㅎ
▲ 392봉 아래 쉼터에서 아내가 정성들여 싸준 도시락으로 즐거운 중식시간을 갖습니다.
▲ 국사봉입니다.
▲ 국사봉(國思峰·540m) -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세워지자 청계산 망경대에서 은거하던 고려 충신 조윤(趙胤)선생이 멸망한 나라를 슬피 생각하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 붕대감은 나무들..
▲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
▲ 이수봉입니다.
▲ 이수봉(二壽峰· 545m) - 조선 10대 연산군 때의 유학자인 정여창선생이 스승 김종직과 친구 김굉필이 연루된 무오사화의 변고를 예견하고, 한때 이산에 은거하여 생명의 위기를 두 번이나 넘겼다하여 후학인 정구(鄭逑)선생이 이수봉으로 명명하였습니다.
▲ 봄나들이 나온 헬기장의 아이들..
▲ 석기봉 아래의 공터
▲ 공터 곳곳에서 휴식하는 산객들..
▲ 공터에서 바라본 관악산
▲ 석기봉의 산객들..
▲ 청계산 정상인 망경대의 군 시설물
- 청계산(淸溪山·615.4m)
서울 남쪽에 자리한 청계산의 ‘청계’는 푸른 물줄기와는 상관없는 ‘푸른 닭’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주변 시민들의 심신을 단련시켜주는 보배로운 쉼터의 산으로, 정상부(망경대)를 빼고는 비교적 부드러운 산형으로 이루어져 안락한 분위기를 지니면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또한 서울대공원을 비롯하여 서울랜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경마공원 등 레저시설과 고찰 청계사와 천주교 성인 유적지를 고즈넉하게 품고 있는 명산이다.
- 혈읍재는 정여창선생이 성리학적 이상 국가의 실현이 좌절되자 은거지인 석기봉 아래 금정수(金井水·일명: 하늘 샘) 터를 가려고 이 고개를 넘으면서 통분해서 울었는데 그 피울음소리가 산 멀리까지 들렸다하여 후학인 정구선생이 혈읍재라 명명하였다.
▲ 매봉 아래 오래된 선술집
▲ 매봉 정상입니다.
▲ 매봉에 이웃한 매 바위
▲ 돌문바위에서 - 뭘 달라고 하시는지, 이리로 오라고 하시는지...
▲ 숨은그림찾기
▲ 산불경계감시 카메라 - 건조한 계절엔 우리 모두 산불조심에 각별한 주의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 옥녀봉 가는 길의 고개사이로 보는 관악산
▲ 옥녀봉을 오르며 돌아본 매봉방향
▲ 오늘산행의 종점인 양재화물터미널은 이제 2.8km 남았습니다.
▲ 옥녀봉 직전의 명품소나무
▲ 옥녀봉에서 바라본 관악산
오늘의 산행은 죽자고 기를 쓰며 홀로 가는 산행이 아니기 때문에 봉우리마다 친구를 기다려 만나서 쉬어가는 동행의 즐거움을 맛보았습니다. 하프마라톤을 즐기던 탤런트韓은 스스로를 위로하듯, ‘작년보다 덜 힘들어 할만 했고, 오늘산행으로 오십만 원 상당의 보약을 먹은 것 같아 기분 좋은데...’ 그의 짙은 눈썹이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 진달래의 환영을 받으며...
▲ 양재화물터미널에 내려섭니다.
방문에 감사드립니다. ^^*
Lockey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