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시장 앞 지하차도 주변은 남구청의 수거거부 스티커가 부착된 쓰레기가 쌓여 있다. 최근 무더위로 인해 파리와 구더기가 발생해 주변 상인들의 피해와 주변환경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 임성백기자
울산지역 곳곳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장날(장터)과 재래시장에 기생한 노점 등으로 인해 인근 상인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각 구·군에서는 인근상인들의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장터에 대해 폐쇄와 축소 등의 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일반 주민들은 장날을 반기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지역 정기 장날은 울주군 6개소, 중구 5개소, 남구·북구 4개소, 동구 1개소 등 모두 20개소이며, 재래시장은 중구 15개소, 남구 10개소, 울주군 8개소, 동구 6개소, 북구 5개소 등 모두 44개소로, 이들 시장에 기생한 불법 노점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정기장터와 불법 노점에 대해 인근 상인들은 매상하락과 교통체증, 소음, 각종 쓰레기, 악취 등을 이유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남구 신정시장 장모(42·음식업)씨는 "노점상에서 버린 음식물쓰레기 등 각종 쓰레기가 시장 주변에 쌓이면서 악취와 함께 파리가 들끓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구 호계시장 김모(45·과일상)씨는 "5일장을 여는 상인들 상당수가 농수산물과 생필품을 판매하고 있어 매출이 20% 가량 감소했다"며 "또한 장날이 열릴 때마다 주차·교통난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동구 화암시장 이모(40·잡화업)씨는 "우리(인근상인)들은 집세 등 각종 세금을 내고 합법적인 영업을 하고 있지만 장터상인들은 거의 세금없이 장사를 한다"며 "장날 축소 운영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일반 상인들도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인들의 강력한 요구에 남구청은 지난 3월 옥동목요시장을 영업마찰과 환경오염, 교통체증 등을 이유로 폐쇄했고, 중구청도 태화시장에 대해 교통체증과 보행자 불편, 영업마찰 등을 이유로 오는 9월께 행정대집행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정기 장날 등에 대해 일반 주민들 상당수가 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행정기관도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5년 동구청 실시한 시장개장(노점상 단속) 관련 주민설문조사(1812명 대상)에서 96%의 주민들이 개장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 인근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품목 전환과 개장 횟수 감소 등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명확한 해답은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시와 구·군 관계자는 "인근 상인들은 시장(장날) 폐쇄 등을 요구하지만 주민들은 개장을 희망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서로의 주장과 의견을 수렴해 서로간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