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다 :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냐? 집안에 들어앉아서 지나가는 행렬이나 구경할 테니? 유리 동물원 구경이나 하고? 언제까지 그 닳아빠진 레코드 소리를 듣겠니? 너의 아버진 왜 그건 두고 가서 사람 맘을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이러다간 직업을 가져보기는 틀렸구나, 먹기도 전에 체한 셈이니 단념해야지. (힘없이 웃는다) 결국 얹혀서 사는 길밖에. 혼자 사는 여자들이란 이렇다 할 일자리 하나 구하지 뫈 경우엔 앞길이 뻔히 내다보이는 법이란다. 남쪽에서 그런 비참한 처지에 있는 여자들을 여럿 봣다. - 동생의 남편이나 남동생 댁한테 얹혀 눈칫밥이나 얻어먹고 있는 노처녀들말이다. - 쥐덫에 걸려든 것처럼 조그만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 그나마 동생 댁이라는 사람은 귀찮으니까 그럴 듯이 비위를 맞추어 딴 집으로 떠넘겨 버리거든. 집 없는 새떼와도 같은 여자들 - 일평생 눈칫밥이나 얻어먹는 여자들이지. 이게 겨우 우리가 계획한 장래란 말이냐? 그 길밖에는 없는 것 같다. 그다지 유쾌한 방법은 못되지. 하긴 - 시집 가는 애들도 있건만. (로라는 초조하게 두손을 쥐어짠다) 넌 좋아하는 남자도 없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