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차 트렁크 안의 보물을 열었다고 좋아했는데
제 차 트렁크 안엔 보물만 있는 게 아니네요
보물 옆에 쓰레기를 한 가득 싣고 다녔다면 믿으시겠어요?
스승의 날 선생님 즐겁게 해 준다고
(뜻은 가상하지만, 실은 즈이들 신나게 먹으며 노는 것이지요)
과자, 음료수, 거기에 부모님이 준비해 주셨는지 커다란 케잌까지
2개나 준비하고,
오색풍선 창마다 불어서 달아놓고 책상 배열까지 제법 파티 분위기를 내었더라구요
어쭈~~~
문을 여니 가운데에 촛불 밝힌 케잌부터 끄라며 난리네요.
음료수 마실 종이컵에 케잌 나누어 먹을 프라스틱 접시며 젓가락까지
갖추어 놓고는 과자까지 풍성히 담아 먹느라 정신없어요
거기에 벅스뮤직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달라는 둥 주문까지 하면서
그래, 오늘 하루 즐겁게 지내라(?)허락하고 방과후 집에 돌려보내고 나니
으악~~~
이 쓰레기
아 녀석들 플라스틱 접시며 젓가락이며 남긴 케잌이며 과자봉지
거기에 음료수 남긴 종이컵 등등 마구마구 섞어서
케잌상자안에, 음료수 상자 안에, 쓰레기통에 쑤셔 넣질 않았겠어요
그렇게 쓰레기 잘 분리하라고 잔소리를 해 대었건만
으이그
우리 학교에서 근무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우리 학교에서 근무 잘하는 조건 1조가
쓰레기 처리 잘 하는 거 아닙니까?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쓰레기라는 사실.
소각장에 나온 쓰레기에 반 표시를 정확히 해야하는 것은 물론
태우는 날엔 윗분이 직접 그 쓰레기를 하나하나 열어 뒤적거려 확인까지 하고
분리가 잘못 된 쓰레기는 다시 반으로 돌려보내고
잘못 버린 그 담임은 근평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끼친 다는 사실(믿거나 말거나)
왜 쓰레기를 무서워해야 하는 지 알만하죠?
어찌 분류를 해 보려해도 속수무책이네요
손은 기분 나쁘게 끈적거리고....
케잌묻은 그릇 처리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다 아실테지요
생각다 못해 커다란 비닐 봉지에 한꺼번에 다 쓸어 담았습니다.
그리곤 내 차 트렁크 안에 실었습니다.
그 보물 옆에.
어찌그리 대담하게 행동하냐구요?
아산 쓰레기를 천안에서 버리려는 속셈이지요
50리터 짜리 쓰레기 봉투 사서 버리려는 생각
아 그런데 50리터 짜리 쓰레기 봉투가 어디 집에 있냐구요
그런 큰 쓰레기 봉투는 보통 가정엔 잘 안 쓰잖아요
그러다 보니 언제 사야지 하다가 잊고 슈퍼에 갔다가도 잊고
매일매일 잊고 살다가 지난 일요일에서야
어머 내 쓰레기!
버뜩 정신을 차려보니 보물옆에 쓰레기를 실은 지
일주일은 지났네요
요즘 날씨도 더운데 트렁크 안에 있는 쓰레기는 얼마나 숙성(?)이 잘 되었을 고.
에고고고 부랴부랴 쓰레기 봉투 사서는
남들이 볼세라 조심조심 꺼내어 버리느라 얼마나 진땀을 뺐는지.
아마 이렇게 곱상한(?)여인이
차 트렁크에 지저분한 쓰레기를 한가득 싣고 다니리라곤 상상이 안될걸요
첫댓글 에횻!! 그럼 우리 선생님 께서도?? 정말 죄송하네요. 파티 앞으로 안 해드려야 하나?? 앞으론 잘 해야 겠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