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나 식기세척기를 쓰는 방법을 어디에서 배웠는가?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부모님을 통해 가정용품 사용법을 익힌다. 어머니가 세탁기에 넣으시던 세제의 양, 아버지가 식기세척기에 넣기 전 그릇을 헹구시던 모습...
문제는 그동안 가전제품들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했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방법은 예전 우리 부모님의 방식에서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신제품에 따라오는 매뉴얼을 열심히 읽고 새로운 기능을 시도해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가전제품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생기고, 우리의 옷이나 그릇이 만족할만큼 깨끗해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 더구나 가전제품의 수명을 단축시키기도 한다.
세탁기, 식기세척기 수리 전문가들은 가정에서의 고장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으로 '지나치게 많은 세제 사용'을 든다.
35년 경력의 수리 전문가 버논 슈미트씨는 "아무도 자신이 세제를 많이 쓴다고 여기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최신 세탁기, 식기 세척기들은 과거에 비해 더 적은 물을 사용하고 이에 따라 필요한 세제의 양도 줄어들었데, 아직도 과거와 같은 양의 세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슈미트씨는 "대부분의 경우, 필요한 양보다 10~15배나 더 많은 세제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탁기나 세제에 적정량이 표기된 제품도 많으나, 사용자들이 이를 눈여겨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세제 사용은 옷을 뻣뻣하게 만들고 곰팡이가 생기기 쉽게 만들며, 세탁기의 수명을 짧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자신이 세제를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4~6개의 목욕 타월을 넣고 세제를 전혀 넣지 않은 상태에서 뜨거운 물로 5분간 세탁기를 돌린다. 동작 정지를 한 뒤, 타월이나 세탁기 속에서 비누거품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지 확인하자.
이 거품이나 비누기가 바로 그 전 세탁에서 남은 세제가 타월에 스며있다 빠져나오는 것이다. 심한 경우 타월을 8차례 헹궈야 쌓여있던 세제가 겨우 제거되기도 한다.
식기세척기에서도 지나치게 많은 세제 사용이 문제다. 세제가 그릇과 컵이 투명해보이게 만들지만, 미끌미끌하게 표면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성능이 좋아진 요즘 식기세척기는 굳이 접시를 미리 헹궈서 넣을 필요가 없다. 물을 낭비하게 될 뿐만 아니라, 역할이 없어진 세제가 겉돌아 위생상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