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고에서 무용을 전공했지만 대학 입시에서 낙방을 하여 재수를 하면서 우연히 탤런트 시험을 봤는데 바로 합격이 되어 대학 때문에 아쉬워하는 어머니를 뒤로 하고 1978년 TBC방송국 20기로 데뷔했다. 탤런트가 되고 얼마 후 갑자기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죽고 싶었던 때가 있었는데 선배 탤런트 허진의 권유로 동부 이촌동의 작은 교회에 갔더니 “이 교회가 내 교회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다니게 되었고, 처음인데도 말씀이 참 맛있었다고. 당시는 탤런트들도 전속제라 방송국 직원처럼 월급을 받았었고, 6개월간의 교육 후 바로 작품에 투입이 되었는데, 동기였던 이미숙이나, 미스 롯데 출신 원미경 등은 빠르게 주연으로 발탁되어 잘나갔던 반면 그녀는 늘 조연 아니면 엑스트라였다고. 하지만 “빛과 그림자”와 “삼포 가는 길” 등의 작품들로 김수현 작가의 눈에 띄게 되어 오리지널 “사랑과 야망”에서 주인공인 “미자”역으로 전격 캐스팅이 되었다. 그 때도 김수현씨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모든 여배우들의 로망이었으므로, 너무 감사하게 대본을 받아 들었는데, “미자”라는 인물이 당시 그녀의 연륜으로 감당하기엔 버거운 캐릭터였다고. 그래서 지금도 “기도를 그만큼 열심히 한 적이 있었던가”라고 생각이 될 정도로 대본을 펴놓고 연기를 가르쳐 달라고 히스기야 왕처럼 기도하기도 하였고, 늘 작가와 함께 해주시라는 기도와 함께 심지어 믿지 않는 동료들의 이름을 대가며 세트장을 돌면서도 기도했었다. 그런데 하나님의 역사하심은 정말 놀라와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대가 되면 길거리에 차도 거의 다니지 않았을 뿐 더러, 수도 사용량도 현저히 떨어질 정도였고, 지금도 깨지지 않는 시청률 75%라는 경이로운 대기록을 세웠었다고. 하지만 매 주 링거 한 대는 기본적으로 맞아가며 힘들게 작업을 한 “사랑과 야망”을 끝으로 탤런트로서의 야망을 접고 사랑을 택해 돌연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그 동안 너무나 유명해져 버려 결혼식도 다 싸들고 일본에 가서 치루어야 했을 정도였다. 믿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분명 믿는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목사님 주례로 결혼예배를 드렸건만 막상 결혼을 하고 보니 남편이 그런 약속한 적 없다며 오리발을 내밀더라고. 어이가 없었지만 하나님께서 불교 신도인 시어머니나 남편이 있는 그 집에 맏며느리로 보낸 이유가 뭔지 묵상하게 되었고, 이어 “이 집안에 선교사로 살자”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고. 홀로 꿋꿋하게 주일 예배를 드리고, 순장으로 봉사하며, 힘들 때마다 고린도 전서 13장 13절의 “믿음, 소망, 사랑 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는 말씀을 붙잡고 묵상을 하다보니 결혼 초기에는 중요한 거짓말로 속인 남편을 자신만이 사랑으로 참아낸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가 가지 말라는 교회를 주일마다 가는 것이나, 심지어 구역식구들을 집 안으로 불러들여 예배까지 드리는 그녀를 남편 또한 참고 있다는 것과 독실한 불자인 시어머니조차도 그런 맏며느리를 참아내고 계신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이런 모든 상황이 바로 아버지께서 자신의 가시를 잘라 내주고 다듬어 주시는 연단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셨다. 또 참고 인내하며 제일 많이 묵상하게 된 것이 예수님의 십자가였고, 그 때마다 “세상적인 성공, 물질, 아이들 잘되게 하는 것 등을 못박으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여배우라는 화려한 직업을 접고 자그마치 21년 동안을 아이들을 키우며 묵묵히 내조하며 많이 울기도 했고 부르짖기도 했었지만, 그러고 나면 감사하게도 외로움이나 힘든 것을 깨끗하게 잊게 해주시고 어김없이 새 기쁨을 주셨으며, 그렇게 세상 것이 아닌 하늘에 소망을 두니까 다른 것들은 저절로 따라 와 있었다. 긴 공백기 동안 여러 번 TV출연 러브 콜을 받았어도 집안의 반대로 늘 무산되곤 했었지만, 집에서 살림만 하다가도 김수현씨의 작품이 나올 때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새록새록 솟아난 데다가, 예전에 같이 작업을 했던 곽영범 PD가 무려 2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기억하고 출연 제의를 해서 출연여부를 놓고 하나님께 장장 3개월을 기도하였더니, 반대하는 남편도 잠재워 주시고 거기에다가 딸의 전폭적인 지지까지 받으며 “애자 언니 민자"에서 민자로 컴백하게 해주셨다. 앞으로도 주어지는 모든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것 외에는 무엇이 되고 싶다거나 무엇을 갖고 싶다는 등의 세상적인 것은 이미 다 내려 놓아 비젼조차 없다며, 다만 온 가족이 건강하였으면 하고, 자녀들 또한 그저 하나님께서 쓰시기에 합당하게 빚어주셨으면 하며, “어떻게 하면 하나님만 사랑할 수 있나, 또 헤아려 드릴 수 있나”가 현재의 가장 큰 관심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