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곶리( 도장포)는 휴일만 되면 차량과 사람에 짓눌려 끙끙댄다.
아니, 요즘은 평일이고 휴일이고 따로 없다고 한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서 거창수산 어장막 마당을 비워주고 있다.
그물이 널려있지 않을때만.
차량들이 과속으로 드나들어서 마당에 깔린 자갈이 패여서 바닥이 드러날라칸다.
제발 천천히 드나들고 쓰레기 좀 안버리면 좋겠다.
종이컵. 과자봉지 하드껍데기 같은 부피가 작은 것들은 그물사이에 끼우고 간다.

보다보다 안되면 옆지기가 주차 관리를 하는데, 하도 차가 밀려드니까
"여기 머보러 오는거요?" 했다고. ㅋㅋㅋ

주방 아줌니가 없어서 근 한달을 주말에 어장에 가서 내가 주방장 했다.
그러느라 올봄엔 한번도 친정집엘 올라가지 못했다.
정구지도 많이 크고 돌나물도 캐야 할낀데...하고 마음만 갔다 오곤했다.
봄을 이대로 넘기기는 아무래도 억울해서 일요일 오후 짬을 내서 친정집엘 올라갔다.
민들레는 벌써 홀씨 날릴 준비를 끝냈다고 한다.

창고 뒷편에서 돌틈에 낀 민들레 한 송이를 발견했다.
너무 야위어서 꽃잎을 셀 수 있을만큼 밖에 달지 못했다.

작년에 내가 산아래 묵정밭에서 뽑아다 심은 미나라기 밭이 됐다.
해금강 횟집 올케 언니가 미나리 밭을 가지고 싶어했는데.
성공!!

동네 언니네 사립에서 잘 자란 ?
(이름 까먹었다. 뿌리를 볶아서 물 끓여 먹는 것인데)

한창 열매를 맺고 있는 완두콩

몇년전에 내가 심어 놓은 정구지 밭이 풀밭이 다 됐다.
올케언니가 풀을 매 주곤 했는데 감기 몸살로 밭을 통 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풀 뽑을 시간이 없어 풀이랑 정구지(부추)랑 같이 막 베어왔다.

비어 있는 친정집
오십년이 넘는 세월과 풍화에 시달려 쇠락의 모습이 역력하다.

지켜보는 사람도 없는데, 빈집 마당에서
동백꽃과 장미는 해마다 곱고 탐스러운 꽃을 피운다.

엄마랑 나랑 반질반질 닦아 놓던 장독대.
바닥에 풀만 돋았네......

내려오다 빈 우물터에서 만난 노랑 괴불꽃.
예전에 냄새 난다고 낫으로 쳐버리던 꽃이 저리 예쁠줄이야..

이건 먹는 나물인데..... 쇠서 예쁜 꽃을 매달았다.

우물가 팽나무에서 떨어진 팽나무 꽃

담장도 허물어진 빈 마당.
집 바로 아래 우물이 있었는데
그 우물을 둘러 싸고 있는 것이 서너그루의 팽나무다
수령이 얼만지 모르지만 둥치가 엄청 굵은 거목인데
무성한 가지로 우물을 뒤덮고 있었다.
봄이면 팽나무 꽃이 떨어져 우물과 집을 어지럽히고
가을부터 겨울까진 그 많은 잎을 날려 우물과 우리집을 뒤덮었다.
아침마다 넓은 마당을 쓸면서 저 나무 원망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우물도 폐쇄되고 친정집도 비어있고
팽나무가 많이 외로워 보인다.

친정집 밭에서 얻은 수확물.
친정집은 동네 안에 있는 내 보물 창고다.
첫댓글 에해이 부추가 어예 저클 북시럽니껴 지가 제일 좋아하는 돌나물에 참나물인동 미나린동 참 좋습니다
암만캐도 내가 농사를 잘 짓는기라요. 실은 저거 나는 숭거만 놓고 올케언니가 거름주고 풀메고 다함더. 나도 돌나물 젤로 좋아함니다.
물김치 담가가 국시 말아묵고, 이분참엔 좀 많아가 고칫가리 옇고 김치 담았더니 맛있대요.
미나리 닮은 저 나물은 환장하게 향이 좋은 나물인데 예전에는 석유지름 냄새 난다꼬 아무도 안묵더니 요새는 뿌링이 채로 파 가뿝니다.
그늘에 몇뿌리 숨어 있능거 보드라븐 잎만 땄는데 생걸로 쌈싸 묵으마 참마로 맛있심더.
근데 저 나물이름을 우리는 (지름쟁이)라 카는데 시중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어요.
데치서 무치가 비빔밥 해무도 억수로 맛있는데..
해여이 아짐이 계시어 저는맨날 조크러 임다
참으로 마음이 편치 못하군요. 시골 우리집도 주인없이 풀만 나라고 잇을테니 생각하니 저절로 눈물이 나오네요. 마당과 장독대에 자라난 잡초는 뽑지말고 풀약을 주어 제거해야 된다고 합니다 뽑으면 주변 흙과 시멘트가 다 망가져 버린답니다. ㅎ흑~~
저곳을 그냥 방치해 두는 것보다 그쪽이 관광지니까 관광자원으로 개발 해 보심은 어떨지요 ㅎㅎㅎ
집 앞에 보이는 푸른 물결 집을 둘러싼 녹음의 물결~살고 싶은 곳이네요. 저곳에서 문학소녀의 마음을 키우셨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