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뭔가, 지끈거리는 아픔에 눈이 뜨였다.
시계는 아침 6시 40분을 지난 근처.
창 밖은 불만이 없을 정도 쾌청.
"아야-----"
지끈, 하고 또 통증이 달렸다.
머리도 가슴도 아니고, 목의 옆이 아픈 것같다.
"......이상한데.....목이 아프다니, 지금까지 없었는데."
목덜미에 손을 데도 출혈은 없다.
애초에 유미즈카에게 물린 상처는 이미 아물어 있었다.
"......열이라도 있는 걸까, 나."
어제의 알콜 탓인가, 몸은 평소보다 무겁고, 어딘지 뜨겁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시키님."
"아, 좋은 아침, 히스이. 어제는 잘 잤어?"
"-----예, 예, 어제는 흉한 모습을 보여버려, 면목없습니다."
"아, 그런가. 히스이는 자버렸었지. 괜찮아, 나는 그 후에 빈혈로 쓰러졌었으니까, 이쪽이 흉했어."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마음이 편합니다. 그럼, 갈아 입으신 후 식당쪽에 와주세요."
어지간히도 어제 일이 부끄러운건가, 히스이는 허둥지둥한 채 나갔다.
"히스이는, 어쩌면."
어쩌면, 굉장한 부끄럼쟁이 일지도 모른다.
처음은 무표정하다고 생각했지만, 잘 보면 의외로 화낸다던가 삐진다던가 하고 있고.
".....다음에, 확 웃겨 볼까."
어떻게 웃길 것인지는 미정이지만, 히스이의 마음에서 부터의 웃는 얼굴이란 것은 분명 귀여울 것에 틀림없다.
"-----인데, 히스이가 웃는 얼굴이면 코하쿠상이잖아."
.......재미없는 결론이 됐다.
빨리 갈아입고 거실로 향하자.
" " 아 " "
로비에서 아키하와 딱 얼굴을 마주쳐 버렸다.
아키하는 벌써 학교에 가는 건가, 가방을 가지고 있다.
.....어째서인지, 아키하의 얼굴을 보니 갑자기, 몸이 뜨거워진 기분이 든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오빠."
"----아, 아아. 좋은 아침, 아키하."
두근, 하고 가슴이 괴로워진다.
"후후,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언제나 보다 20분이나 빠르다니, 오빠답지 않군요."
"아니, 조금 안 좋은 꿈을 꾼 것뿐이야. 그냥 어쩌다가인거니까, 신경쓰지 말아줘."
.....자신이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건가 모르겠다.
그런 꿈을 본 탓인가, 어렸을 때의 아키하의 얼굴이 겹쳐 버려서, 제대로 아키하의 얼굴을 볼수가 없어졌다.
"오빠? 얼굴이 빨간데, 열이라도 있습니까?"
"아니, 그런 것은 아니지만-----"
"......?"
왜인지 아키하를 똑바로 볼수가 없어서 시선을 돌린다.
그러자, 아키하 녀석은 이상하다는 듯이 눈썹을 지푸리고, 옆까지 가까이 왔다.
"실례합니다."
아키하의 손이, 이마에 닿는다.
"아------"
두근, 하는 가슴의 동요.
-----아키하의 손바닥은, 예전과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차가운, 부드러운 손가락.
두근, 두근, 하고.
단지 아키하의 손가락이 만지고 있을 뿐인 수초간, 자신의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맥동하고 있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시선을 내리면, 바로 가까이에 아키하의 얼굴이 있다.
......강한 의지를 연상시키는, 가늘고 힘이 강한 눈썹.
......깊고 맑은 검은 눈동자와, 같은 깊은 검은 색을 한 긴 머리칼.
그것들은 정말로, 토오노 아키하라는 이름에 관계없이, 예쁘다.
------두근, 하는 심장 소리.
이젠, 새빨게 졌을 터인 자신의 얼굴이 간단히 상상할수 있다.
"아키하-----좀"
떨어져 주지 않으면, 곤란해.
"......열은 없는 듯하군요."
손가락은 때고, 아키하는 조금만 몸을 뺐다.
"만약을 위해 코하쿠에게 감기약을 준비 시키겠으니, 오빠는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어 주세요."
하고, 아키하는 2층에 올라가 버렸다.
시계 바늘이 7시를 가리키고 있다.
"예, 기다리셨습니다. 감기약과 물을 가져왔으니까, 식후에 마셔주세요."
"아.......코하쿠, 상."
추욱, 어깨가 늘어진다.
아니, 코하쿠상이 가져와 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쁘지만, 완전히 아키하가 가져와 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박자가 빠져버렸다.
"고마워, 코하쿠상. 그래서 아키하는? 아직 학교에는 빠르다고 생각하는데."
"아니오, 아키하님은 이런저런 수속이 있으셔서 일찍 등교 하셨습니다. 그래서 말이죠, 시키상?"
싱글싱글한 얼굴로 코하쿠상은 나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왜, 왜? 나, 또 뭔가 했어?"
"예. 방금 아키하님에게 뭐를 하신 걸까하고. 저렇게 기쁜 듯한 아키하님을 보는 것은 오랜만이니까, 너무 너무 신경 쓰여서."
".....아니, 별로 아키하를 기뻐하게 할 만한 일같은 거 하지 않았어. ....굳이 말하자면, 이쪽이 기쁜 일이 있었을 정도로-----"
....랄까, 오늘의 아키하는 괜시리 기분이 좋았지.
얼굴을 마주쳤을 때도 웃는 얼굴이었고, 게다가, 나의 열을 제다니 아키하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
열을 재는 거라면 코하쿠상에게 맡기면 될텐데, 저것은 좀 이상했다.
"시키상? 뭔가 집히는 것이 있습니까?"
"미안, 모르겠어. 확실히 그녀석, 오늘은 굉장히 기분이 좋았지만, 그건 내 탓이 아니라고 생각해.
애초에 말이지, 나는 지금의 아키하에 대해서는 잘 몰라. 그녀석도 8년전과는 다르니까."
"그렇습니까. 뭐어, 단지 시키상에게 자각이 없는 것뿐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그런 걸로 해두지요."
"그럼, 시키상은 아침 식사를 해주세요. 식당 쪽에 준비를 해두었으니까요."
"아, 예. 언제나 죄송합니다."
꾸벅 머리를 숙이고 식당에 향한다.
"아, 시키상. 방금의 말입니다만, 그건 틀렸어요."
"......에? 틀렸다니, 뭐가입니까?"
"아키하님은 옛날과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요. 아키하님을 모르겠는 사람으로 하고 있는 것은, 시키상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의미 깊은 듯한 대사를 남기고, 코하쿠상은 로비쪽으로 가버렸다.
"시키님, 오늘의 귀가는 언제쯤이 되십니까?"
"응, 저녁에는 돌아올거야. .....이제 특별한 용건도 없고 말이지, 역시 4시까지는 돌아 올테니까."
"예. .....오늘부터 여기서 귀가를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만, 돌아오시는 대로 용건이 있으시다면 불러주십시오."
"..........?"
문에서 기다릴수는 없다니, 어떤 의미인거지.
"그럼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시키님."
"아아, 다녀 올께."
꾸벅 인사하는 히스이에게 손을 들고, 저택의 정문을 뒤로 했다.
오늘은 일찍 일어난 덕인가, 등교에도 여유가 있다.
언제나는 달려서 지나는 길을, 느긋하게 산보 기분으로 걸어간다.
천천히 걸어서, 교문이 닫혀지기 10분 전에 도착했다.
이 시간은 아침 부활을 하고 있지 않은 생도가 등교해 오는 시간대다.
진학교인 우리 고교의 부활은, 체육계의 부활밖에 아침 훈련을 하고 있지 않다.
자연히, 교문은 몰리는 생도들로 붐비게 된다.
"아, 선배."
조금 앞에 시엘 선배가 탁탁 걷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선배!"
말을 걸어서 불러 세운다.
"아, 좋은 아침, 토오노군. 드물군요, 승강구에서 만나다니."
"아아. 선배의 뒷모습이 보였으니까 달려왔어요. 선배는 언제나 이 시간?"
"예, 빨리 일어나는 게 서툴러서 언제나 시간 아슬아슬이예요. 그러는 토오노군은 오늘 아침은 늦잠을 잔겁니까?"
"아니, 이래도 일찍 일어난 쪽인데. 언제나는 말이지, 문이 닫히는가 마는가의 경계에서 살고 있다고요, 나."
"헤에, 토오노군은 실은 늦잠꾸러기 였군요.....인데, 어레?"
먼지라도 묻은 건가, 선배는 가만히 내 얼굴을 바라본다.
"저기-----선배?"
"토오노군, 휴일 중에 뭔가 있었습니까?"
"아뇨, 별로 이렇다할 것은 없습니다만, 왜그래요, 선배?"
"아뇨, 별로 아무것도 아닙니다. 조금 놀린 것뿐이니까, 잊어주세요."
"?"
무슨 소리인지 알수가 없어서 곤혹스럽다.
-------인데.
그런 때, 승강구 쪽에서 굉장한 기세로 아는 얼굴이 달려 왔다.
"이누이군이군요."
선배는 냉정한 발언을 한다.
"응, 저건 이누이지."
이쪽도 냉정히 말해 봤다.
나도 선배도, 이 시간대에 일부러 교사에서 나와서, 덤으로 이쪽을 향해 폭주해오는 아리히코의 기행(奇行)을 이상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랄까, 이제 익숙해졌다.
"토오노--------!!"
아리히코는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온다.
멈추지 않는다.
우리들이 눈 앞에 있는데도 멈추지 않고, 아리히코는 나를 향해 호쾌한 뛰어 차기를 날려왔다.
퉁, 데굴데굴데굴, 풀썩.
"........."
믿어, 지지않아.
이 남자, 남에게 라이더 킥을 날린 것만으로는 질리지 않고, 충돌한채로 지면에 3회나 굴러 줬다.
"........."
일단 일어나서 옷에 묻은 모래를 턴다.
아리히코도 일어나서, 팡팡 하고 옷을 털고 있었다.
"아리히코."
"토오노."
3초의 인터벌 중, 우리들은 똑바로 서로를 마주 봤다.
하나-둘,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너!"
"너, 여동생이 있었잖아!"
하고, 서로 고함을 질렀다.
-------------인데, 뭐?
"....잠깐 기다려. 나에게 여동생이 있냐니, 어떻게 그런걸 알고 있는 거냐, 너."
"우와아아, 있다고 하는거냐---!"
오우, 하고 머리를 쥐고 몸을 꺽는 아리히코.
.......뭐라 말할까, 비록 이녀석에게 백만엔을 빌려줬어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어질 정도로 유쾌한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
"어이, 그만둬, 아리히코. 랄까 그만둬줘. 이대로는 온 학교의 웃음꺼리라고, 우리들."
"에에이, 알바 아냐!"
찌릿, 하고 아리히코는 노려본다.
"배신자놈, 이제부턴 형님이라고 불러주마!"
뭐가 뭔지 알수 없는 말을 남기고 아리히코는 달려 가버렸다.
그, 교사 쪽이 아니라, 교문 쪽으로.
"......대체 뭐야, 저녀석."
홈룸 개시까지 앞으로 5분도 안남았다.
뭐가뭔지 이해불능이지만, 아무튼 오늘 하루는 아리히코와 얼굴을 마주칠 일은 없을 듯하다.
2시간째가 끝난 쉬는 시간, 느닷없이 아리히코는 돌아왔다.
"음. 잘 생각해봤더니 내가 돌아갈 이유는 없었던거다."
같은 소리를 하고, 얌전히 자신의 자리에 앉아 버린다.
냅두고, 이쪽도 멍하니 자리에 앉아 3시간째의 개시를 기다린다.
라고, 해도----오늘의 교실은 뭔가 이상하다.
쉬는 시간이 될 때마다 교실의 남자들이 잔뜩 교실을 나가고, 행복한 듯한 얼굴을 하고 돌아온다.
"?"
......왠지, 신경 쓰이는데.
"안녕하세요, 토오노군. 방해해도 괜찮겠습니까?"
"얼레? 선배, 쉬는 시간인데, 우리 교실에 와도 괜찮아요?"
"예, 우리 교실에 있는 것보다 이쪽이 있는 쪽이 즐거우니까요."
웃는 얼굴로 기쁜 말을 해준다.
아리히코는 책상에 앉은 채로, 선배가 온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실로 이상적인 위치관계다.
"하지만, 2년생의 교실도 소란스럽군요. 3년생의 남자생도도 떠들고 있었으니까, 지금쯤 4층은 대혼잡해 있는 걸까요."
"........예? 3년의 남자가 떠들고 있다니, 뭐가 입니까?"
"아, 여유군요. 뭐어, 토오노군은 보러 갈 필요가 없으니까요~"
".......?"
......잘 모르겠지만, [토오노]군은 [보러] 갈 [필요]가 없는 듯하다.
"뭡니까, 그거. 보러가다니, 뭐를 보러 가는 겁니까"
"그러니까, 1년생에 온 전교생 말입니다. 교실의 남자아이, 모두 번갈아 가면서 보러 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녀가 전입해온 클래스의 복도도 사람이 모여 있다는 것같고, 대단한 인기지요."
전교생.....?
에, 그러니까, 요는, 우리반의 남자들은 방금부터 그 아이를 보러 가고 있었던 걸까.
"----하아. 그 말투로 보건데 귀여운 아이인거군요, 그 전교생."
"저는 모릅니다만, 아침부터 그 이야기뿐이예요. 1년에 유명한 아가씨학원에서 전교해온 아이가 있다고."
"....흐응. 이런 시기에 전교라니 어지간히 큰 사정이 있었던 걸까나."
"아, 역시 그렇습니까. 하지만 아깝지요, 아사카미(淺上)여학원이라고 하면 명문 중의 명문이지요?"
"헤에, 그건 기우로군. 확실히 우리 여동생도 거기의 1년생인데-----"
-------인데, 기다려.
방금부터 자꾸 선배와 회화가 맞질 않는다.
선배의 어조는, 마치 내가 그 전교생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신경쓰지 마시지요.
내일부터는 비슷한 생활의 되풀이가 되니까요.
아키하님은 수속이 있으니까, 일찍 등교하셨어요.
"----------거짓말."
경악했다.
경악했지만, 이것은, 이제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토오노군?"
선배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리히코의 자리를 보니, 녀석은 씨익하고 사악한 웃음을 띄우고 있다.
성큼성큼 아리히코의 자리로 걸어간다.
"아리히코."
"어라, 왜그러세요, 오라버니."
".....팬다, 그거."
"쳇, 농담도 안통하는 녀석. 그래서, 무슨 일이냐. 이제와서 나같은 서민에게 무슨 용무이신가요."
힛힛힛, 하고 웃으면서 아리히코는 말한다.
"옹무라니, 뭐어, 그야 용무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 상황."
"그래서, 아리히코. 그 전교생이란거, 어떤 이름인지 가르쳐주지 않겠냐."
"싫어잉~,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잖아?
그래, 그녀의 이름은 토오노 아키하. 뭐를 숨기겠냐, 너의 여동생이지.
으이구, 나에게까지 비밀로 해먹다니, 저만큼 죽여주면 금방 들킨단 말이다. 이번의 이번에야 말로 우정을 의심했다고, 나는."
".....아니, 애초부터 나와 너 사이에는 그런 환상은 성립해 있지 않았지만, 뭐어, 그런가."
힘없이 대답하고, 자신의 자리에 돌아간다.
"토오노군?"
선배가 뭔가 말하고 있지만, 대답할 기력은 없었다.
".....하아. 뭔가 힘든 것 같으니까, 저도 돌아갑니다."
선배는 타악탁, 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실에서 나갔다.
아키하가, 우리 학교에 전교해 와있다.
"------뭘 생각하는 거야, 그녀석."
아연히 중얼거리고, 추욱, 하고 힘없이 자신의 의자에 주저 앉았다.
3시간째가 되서, 영어 수업이 시작했다.
유창한 발음으로 흘러 나오는 영문은, 별로 머리에 들어와 주지 않는다.
전교해 왔다는 아키하의 일로 머리가 가득 차버린 탓으로, 영문은 뭔가 불쾌한 노이즈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
애초에 아키하도 아키하다.
우리 학교에 전교해 올거라면, 미리 나에게 말해줬어도 좋았잖아.
아니, 그전에 그녀석이 우리 학교에 전교해 왔다해도, 아무 이점도 없는데-----
"아-------"
지끈하고.
목덜미에, 통증이 지났다.
털석, 하고 몸이 책상에 엎어진다.
큰일이다. 몸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현기증인걸까.
그럼 이런거 언제나 대로다. 즉 정상. 곧 복귀. 무엇보다 수업중. 빨리 회복하지 않으면. 자, 영어교사가 짜증스럽게 영문을 읽고 있다. 칠판. 분필. 분필 가루. 영문. 영문. 분필 부러지는 소리. 교사. 교사. 어른. 교단. 긱긱하는 교단. 책상. 36개의 책상. 생도. 생도. 36인의 생도. 3일전까지는 37개. 창문. 하늘. 교정. 태양. 인기척이 없다. 쓸쓸하다. 춥다. 무섭다. 불안. 뭔가. 원해. 원해. 원해-------
"토오노군! 자네, 괜찮은가, 토오노군!?"
교단에서의 목소리로, 탁, 눈이 떠졌다.
.....이마에는 굉장한 땀.
몸은 차가워져 있고, 호흡만이 하아하아하고 험하다.
"왜그래, 토오노군. 자네, 몸이 안좋은 거라면 쉬어도 좋아."
"아, 아니오. 괜찮습니다, 가라 앉았으니까요."
".....그런가. 뭐어, 너무 무리는 하지 않도록해. 자네의 경우, 성적은 좋으니까 조금은 쉬어도 괜찮다고. 다소 핸디가 있어도 문제는 없을테니까말이지."
....영어 교사의 말에는, 조금 섬세함이 빠져있다고 생각한다.
괜찮습니다, 라고 확실히 단언하고, 수업을 재개시켰다.
점심시간이 되서, 교실안이 소란스러워진다.
"-------하아."
한숨이 흘러나온다.
아침부터 열이 있는 듯했지만, 정말 감기라도 걸린건가, 전신이 늘어졌다.
"뭐야 토오노. 아직 교실에 남아있었냐."
"......아아, 오늘은 좀 몸이 않좋아서 말이지. 학식까지 갈수 없으니까, 사오는 거 부탁해도 되겠냐?
매점의 언제나의 세트로 괜찮으니까."
"아니, 그건 상관없지만 말이지. 괜찮은 거냐, 네 여동생, 뭔가 식당에서 곤란해 하는 듯했다고."
"-------아."
그런가, 그녀석은 지금까지 아가씨학원에 다니고 있었으니까, 일반 학교의 <학식>이라는 시스템을 전혀 모르는거다.
지금쯤 학식에 가서, 우왕좌왕하고 있을 아키하의 모습이 눈에 훤하다.
------젠장, 그런거 놔둘수 있을리가 없다.
"아, 토오노! 갈거라면 나도 간다!"
교실을 달려 나간다.
......뒤에서는, 묘하게 급하게 아리히코가 따라왔다.
"아키하."
"오, 빠."
일순.
아키하의 얼굴이 울 것 같이 보여서, 가슴이 아펐다.
"------자, 이쪽으로 와. 너, 이런 사람이 잔뜩 있는 곳은 싫어 하잖아."
"아-----예."
정말, 1초라도 그런 울 것 같은 얼굴따위 보고 싶지 않아서, 억지로 아키하의 팔을 잡고 식당을 뒤로 했다.
"자, 여기라면 괜찮지. 우선 점심밥은 사와 줄테니까, 벤치에라도 앉아 있어."
"......예. 죄송합니다, 오빠."
"-----됐어. 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들을테니까. 아리히코, 매점에 다녀 올테니까, 그때까지 아키하는 부탁한다."
"겍, 왜, 왜 이런 때에 나한테 부탁하는 거야, 너는! 됐어, 매점에는 내가 갔다 올테니까, 토오노는 동생 상대를 하고 있어."
".......? 뭐야 아리히코. 나를 형님이라고 부르는거 아니었냐? 말해두지만 이런 찬스, 이제부터는 절대 안준다."
속닥속닥, 하고 아리히코에게 귓속말을 한다.
이쪽의 작은 소리에 지지않게, 아리히코도 비밀회의에 참가해 온다.
"아니, 그렇지만 말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갑자기 단 둘이란 건 곤란하잖아. 그야 보통 여자라면 그쪽이 좋지만, 네 여동생은 조금 레벨이 너무 높아."
".....뭐야, 너답지 않군. 너 아키하에게 쫄았냐?"
"오우. 솔직히 말해서 쫄았다. 뭐니뭐니해도 지금까지 없던 타입이라서, 초전(初戰)은 첩보활동에 치중하고 싶다는 정도야."
.....이녀석도, 어째서 이렇게 신기한 점에서 재미있지.
"어쩔수 없구만, 그럼 3인분 점심밥을 조달해줘."
"오우, 맡겨둬라. .....인데, 동생 뭐 먹냐? 매점에서 파는 빵따위 무서워서 못 내민다고, 나."
"......그런거 몰라. 우리 학교에 전교해 왔으니까 카레빵과 커피우유로 충분이다."
"-------라져. 5분안에 돌아오마."
아리히코는 대시로 교사로 돌아갔다.
"지금의 사람과 상당히 사이가 좋군요, 오빠."
......어레?
방금까지의 연약한 모습은 어디로 간건가, 아키하는 완전히 원래대로 되어있다.
"아아, 저녀석은 특별히 마음이 맞는 녀석이니까 말이지. .....라니, 그런 거보다 아키하!"
"정말, 그렇게 큰소리 내지 말아주세요. 주위의 사람들이 놀라고 있지 않습니까."
"뭣-----"
"그것보다 제 질문에 대답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지금의 사람, 오빠의 뭐입니까?"
......뭐입니까라니, 저녀석은 중학부터의 악연인 것 뿐이지만-----라니, 그게 아니라.
"아리히코는 그냥 클래스메이트야. 그것보다 아키하, 질문이라면 내 쪽이 먼저다."
"예. 뭡니까, 오빠."
"뭡니까가 아니야! 너, 어째서 우리 학교 따위에 전교해온거야. 우리 학교같은 2류 진학교에 전교해봤자, 아무 메리트도 없잖아!"
"죄송합니다만, 오빠. 제가 어디의 학교에 다니든 제 자유입니다. 오빠에게 대답하지 않으면 안될 이유같은 건 없어요."
".....바보같은 말하지마. 나는 네 오빠야. 오빠로서, 너를 위한 게 되지 않는 일을 그냥 넘길수는 없어.
확실히 말해서, 우리 학교에 전교해오는 것은 너에게 있어 마이너스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아버지도 이제 없으니까, 적어도 내가 제대로 너를 봐주지 않으면 안돼잖아.....!"
"....뭐예요. 이런 때만 그런 식으로 말을 돌리다니, 공정하지 못해요."
"공정하지 못한 건 그쪽이잖아. 나에게 말도 없이 전교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인거야.
제대로 된 이유를 들을 때까지 나는 네 전교따위 인정하지않을테니까!"
"아-------"
"시시한 이유였다간 원래 있던 학교로 강제로 돌려 보낸다. 자, 말해, 아키하. 왜 전교따윌 한거야, 너."
아키하는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다.
아주 잠시간 그렇게 한 후, 아키하는 당당한 태세로 얼굴을 들었다.
".....오빠가 걱정되니까, 로는 안됩니까."
-----------에?
"......자, 잠깐 기다려. 내가 걱정되니까라니, 어째서----"
어째서 그런 이유로 전교따윌 하는 거냐, 너는.
"왜냐면, 요즘 오빠의 소행(素行)의 흐트러짐은 너무 지나쳐요. 토오노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도, 제가 가까이에서 감독하기로 정한겁니다."
아키하는 말을 딱 자른다.
"웃--------"
소행의 흐트러짐, 이라는 말을 들으면, 이쪽으로서는 끄덕일수 밖에 없다.
사실, 최근 이 나의 생활은 엉망진창이라, 아키하들에게 폐만 잔뜩 끼쳐대고 있었으니까다.
"하,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전교까지 할건 없잖아. 지금까지의 친구들이라든가는 어떻게 할거야."
"그런 것, 오빠가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제게 미안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오늘부터 생각을 고쳐주시면 됩니다."
휙, 하고 얼굴을 돌리며 반론하는 아키하.
.....정말이지, 이렇게 말하면 저렇게 말하는 녀석이다.
"......알았어, 멋대로 해. 하지만 말이다, 나중에 후회해도 모른다."
"됐습니다. 오빠에게 걱정해달라고는 생각도 안하고 있으니까요."
흥이다, 라는 듯이 가슴을 펴고, 아키하는 삐졌다.
"기다렸지, 3인분 사왔다.....인데, 뭐야, 혹시 방해되나, 나?"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 선배.
오빠의 친구이시지요. 토오노 시키의 여동생으로, 아키하라고 합니다. 부디, 이제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슥, 하고 소리도 없이 인사하는 아키하.
"아니아니,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해. 나는 이누이 아리히코. 토오노와는 중학때부터의 사이로 말이지, 아키하짱에 대해서는 오늘 처음 알았어."
....말 안했던 것에 아직도 원한을 가지고 있는건지,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을 아리히코는 말한다.
"됐으니까 아리히코, 밥 먹자. 점심시간은 짧으니까, 아키하에게만 매달려 있을수는 없잖아."
음, 하고 노려보는 아키하를 넘기고, 아리히코로부터 점심밥을 받는다.
"자, 아키하. 카레빵과 우유를 줄테니까, 여기서 먹자. 별로 시간이 없으니까, 느긋하게 있을 여유는 없다고."
"그런거 알고 있습니다. 어린애가 아니니까, 일일이 설명하지 말아주세요."
"그래, 토오노. 너 아키하짱에게 일부러 엄하게 대하고 있지 않냐?"
우- 우-, 하고 야유하는 아리히코.
"..........."
그것을 무시하고, 자신의 빵을 열고, 우유에 빨대를 꽂았다.
우물.
우물우물.
우물우물우물.
"-------"
자, 그럼 점심밥도 다 먹었고, 교실에 돌아갈까.
".....저기, 오빠."
우물우물 말을 거는 아키하.
보면 카레빵은 아직 봉지도 열고 있지 않다.
"뭐야, 아키하. 별로 식욕없는 건가?"
"에, 그러니까, 그런게 아니라, 그, 말이지요."
부끄러운 듯이 올려본다.
".......그, 먹는 법, 가르쳐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
머뭇머뭇 올려보는 시선.
그것에게----무슨 말을 할수 있겠는가, 나는.
"먹는 방법이라니, 무슨 말하는거야. 그런거 그냥 봉지 뜯고 먹을뿐이잖아. 별로 어려울거 없다고. 그렇지, 토오노?"
"아리히코, 미안하지만 학식에 가서 냅킨이라든가 가져와 주지 않겠냐."
"-----에? 나?"
응, 하고 말없이 끄덕인다.
"상관없지만, 빚으로 해둔다."
아리히코는 다시 교사에 향해 대쉬 해간다.
"자, 줘 봐. 이건 봉지의 여기를 이렇게 열고, 그대로 무는 거야. .....말해두지만, 맛 쪽은 기대하지마. 코하쿠상의 요리와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으니까."
"에, 그러니까-----오빠, 정말?"
"거짓말은 하지않아. 그렇지않으면 뭐야. 우리 학교에 전교해 왔는데, 우리 매점에서 파는 것따위 먹을수 없다같은 말하지마.
나, 아키하를 경멸하고 싶지 않아."
"으응, 그런 건 아니지만....이 빵, 굉장히 커서, 한입으로는 무리가 아닐까나...."
".....누구도 한입으로 먹으라고는 안해. 이런 빵은 말이야, 조금씩 씹어 가는 거니까. 그만큼 입이 더러워 지지만, 아리히코가 냅킨을 가지러 가줬으니까 그걸로 닦으면 되잖아?"
"......응. 고마워요, 오빠."
말하고, 아키하는 카레빵을 먹기 시작했다.
.....뭐라 말할까, 카레빵을 한입 먹는데 이만큼 긴장하는 여자애도 없을거라 생각한다.
아키하가 점심을 끝낸 수분 후.
아키하는 아리히코의 풍모가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 듯이, 의외로 친하게 회화를 즐기고 있는 듯했다.
"그래요. 이누이상은 오빠와 중학시절부터 친구이신거군요."
"아아. 벌써 어찌어찌해서 5년 가까운 사이라서 말야. 이녀석은 처음 만난 때부터 뭔가 손이 가는 녀석이라서, 이것저것 돌봐주다보니 어느사이엔가 길들여 버렸다는 거지."
".....아리히코, 그건 어폐가 있다. 정확히는 내가 너에게 털렸다, 라고 말해야 할거다."
"오우. 어느쪽이든 악연이란 거군, 그거"
아하하하하, 하고 웃는 아리히코.
"아아, 이젠 완전히 부폐해버려서 너덜너덜하니까 인연이 끊기질 않아. 서로 성가신 녀석에게 잡힌거지."
흥, 하고 짓궂게 아리히코에게 웃어준다.
".............."
.....인데, 왜인지 아키하는 마음에 안든다는 듯이 나와 아리히코를 보고 있다.
"아아, 그런데 아키하짱, 하나 물어도 될까?"
"에에, 제게 대답할수 있는 일이라면."
"저말야, 전부터 신경쓰였지만, 토오노는 만성적인 빈혈이잖아? 이거 옛날부터의 체질인건가?"
....아리히코의 대단한 점은, 이런 묻기 어려운 일을 스트레이트하게 묻는 점에 있다.
"예, 오빠의 빈혈은 선천적인 체질이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토오노의 인간은 조금씩은 그런 특질(特質)이 있으니까, 오빠만이 이상, 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에....? 그런가, 아키하?"
"예. 아버님도 생전에는 극단적인 우울증이 있으셨습니다. 해리성동일성장해(解離性同一性障害),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뭐? 해리성동일성장해.....?"
"흔히 말하는 이중인격입니다. 아버님은 기억의 혼동을 일으키실 만큼 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처음 듣는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토오노 마키히사는 극단적인으로 상냥함과 강폭함이 뒤바뀌는 인물이었다.
"흐응......마음의 병이었구나, 아버지."
그렇게 듣고 보면,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진다.
내가 사고에 휘말리기 전까지, 아버지는 이쪽을 멀리하는 느낌은 있었지만 상냥한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고 후의 마키히사는 확실히 이쪽을 혐오했다.
그것도, 생각해보면 우울증 탓인지도 모른다.
"큰일이다! 점심시간 끝났잖아, 토오노!"
"나한테 투덜대지마. 자, 아키하도 자기 교실에 서두르지 않으면. 전교 첫날부터 5교시째에 지각이라니 부끄럽잖아."
"알고 있습니다. 오빠도, 조심하세요."
예령이 울리는 중, 우리들은 각각의 교실에 향했다.
파란으로 가득찬 하루가 끝났다.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할까----
.....점심 시간의 일도 있고, 아키하가 마음에 걸린다.
혼자서 돌아갈수 없다, 같은 일은 없겠지만, 만약을 위해 상황을 보러 가볼까.
완전히 해가 진 복도를 걷는다.
아키하의 반은 1년 1조였지.
교실은 조용하게 변해 있었다.
인기척이 없는 붉은 교실 안, 한명의 여생도가 서있다.
"-------"
....조금. 현기증이 났다.
새빨간 석양에 물든 교실.
살짝 붉은 장발의 여생도가, 혼자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그것은, 어떻게 봐도 아키하에 틀림없다.
그런데 어째서인가, 나에게는 처음 보는 듯한, 모르는 여생도같이, 생각되어 버렸다.
"오빠?"
"---------"
불려지자 현기증이 가라앉았다.
"너-----아키하, 지."
"? 오빠, 또 기분이라도 안좋으신 겁니까?"
아키하는 언제나 대로 말을 걸어온다.
....보면 아키하는 흑발이고, 이 소녀는 틀림없이 자신의 여동생인 토오노 아키하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다 아키하, 이제부터 돌아갈거지. 용무가 없다면 함께 돌아가지 않겠어?"
"에에, 그렇군요. 오빠가 괜찮으시다면, 함께 돌아갑시다."
무슨 바람이 분건가, 아키하는 굉장히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두근, 하고 심장이 뛴다.
방금의 현기증 탓인가, 아니면 자신의 학교에 아키하가 있다는 일 자체가 이상한 일인건가.
아무튼, 왠지 필요 이상으로, 가슴의 동요가 격하게 되어 버려있었다.
아키하와 함께 교사를 나온다.
승강구를 지나 교문에 도착하자, 나에게 손을 흔드는 선배의 모습이 보였다.
"아, 드디어 왔군요, 토오노군."
"얼레, 선배. 무슨 일입니까, 이런 곳에 멍하니 서서."
"정말, 멍하니 있던게 아닙니다. 토오노군이 올거라 생각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선배는 나의 옆에 있는 아키하에게 시선을 보낸다.
선배는 한눈에 나와 아키하가 함께 돌아가고 있다, 라는 사실을 간파한듯하다.
"토오노군, 그쪽이 여동생입니까?"
아키하를 슬쩍 흘겨보는 선배.
"....................."
아키하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지만, 선배도 아키하도 '이 아이를 소개해주길 바란다'라고 시선으로 말해온다.
------하아.
왠지, 대단히 피곤한 일이 될듯하다.
"선배, 이녀석은 내 여동생으로 아키하라고 해. 오늘 우리 학교에 전교해온 듯해."
잘부탁합니다, 라고 아키하는 선배에게 머리를 숙인다.
"그렇습니까. 안녕하세요, 토오노군의 친구인 시엘입니다."
......뭐지.
선배와 아키하는, 서로를 바라본채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선배, 나를 기다린 듯한 말투였는데, 무슨 일 있었습니까?"
"예, 잠깐 토오노군에게 함께 가주길 바라는 곳이 있었습니다만----"
"----오늘은 벌써 늦어 버렸으니까, 다음으로 하지요. 안녕히 가세요, 토오노군. 아키하상도 또 내일 만납시다."
그럼, 하고 선배는 반대방향으로 걸어 가버렸다.
"-------아."
잡을 사이도 없이, 선배는 탁탁 가버린다.
"돌아갑시다, 오빠. 이제 해가 져버려요."
아키하는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극히 쿨하게 그런 말을 했다.
아키하와 저택을 향해 걸어간다.
"........."
확실히 말해 복잡하다.
문득 옆으로 시선을 향하면 긴 머리칼을 흔들며 아키하가 걷고 있다.
아키하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치고는 고와서, 흠잡을 곳 없는 아가씨 같다.
"........"
어째서인가, 회화가 떠오르질 않는다.
아키하와는 저택에서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데 굉장히 긴장된 채로, 저택에 향해 발을 향하고 있다.
저택에 닿았다.
아키하는 문을 열려는 듯이 앞으로 나와, 생각난듯이 나에게 뒤돌았다.
".....한가지, 묻습니다만. 오빠는 시엘이라는 사람과 어느 정도로 친합니까?"
갑자기, 느닷없는 질문을 해온다.
"아니, 별로 친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엘선배와는 선배와 후배의 사이야. 뭐라말할까. 이야기하고 있으면 편해지는 친구라는 느낌인데."
그렇습니까, 하고 아키하는 눈을 감고 현관에 향해갔다.
정원을 지나 현관에 닿는다.
히스이가 문에서 기다리고 있다던가, 정원에서 코하쿠상이 빗자루를 손에 들고 청소하고 있다던가 하는 일은 없고, 오늘은 말을 맞춘 듯이 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
"예? 뭔가 말씀하셨습니까, 오빠."
"아니, 별거 아니지만. 저말야, 아키하가 말했던 그 화풍의 별채에 들어가 보고 싶은데, 괜찮을까."
"--------별채에, 입니까?"
중얼거리고, 아키하는 어려운 듯이 눈썹을 찌푸렸다.
"그만둬주세요. 그곳은 벌써 몇년도 전에 봉쇄한 곳입니다. 오빠라고해도, 그곳에 출입하는 것은 용서하지 못합니다."
딱잘라 말하고, 아키하는 저택 안에 들어가 버렸다.
시각은 저녁 5시를 지났다.
저녁식사까지는 아직 1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이대로 저녁식사까지 방에서 지낼까, 아니면----
.....아무래도, 아키하의 말투가 신경 쓰인다.
별채에는 절대 들어가지마, 라고 아키하는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 괜히 신경 쓰이고, 첫째로-----이 저택에 화실이 그곳뿐이라고 한다면, 가보고 싶은 기분도 든다.
".....들키지 않으면 OK-지."
마음 속으로 아키하에게 사과하고, 슬슬 고양이 걸음으로 출구에 향하기로 했다.
-----완전히 해가 져서, 근처는 한밤중처럼 어둡다.
숲이라기보단 차라리 산림에 가까운 정원을 걸어간다.
......별로 어디에 있는가 기억하고 있지 않았지만, 숲에 들어가자 발이 멋대로 별채를 향해 움직였다.
머리 쪽은 잊고 있어도, 몸이 기억하고 있다라는 것일까.
아무튼, 조금도 해매지 않고 별채에 도착했다.
"----------"
사용되지 않고 어느정도 세월이 지난건가, 별채는 부분부분이 노화되어 있었다.
현관에 손을 대자, 열쇠는 걸려있지 않았다.
안은 당연하게 어둡다.
다다미나 창호지의 냄새가 나서, 전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인데도 안심할수 있었다.
"------아"
그 화실에 들어가자, 오싹, 하고 등이 떨렸다.
"------여기, 알고 있어."
어렸을때, 본관 쪽에는 없는 화실이 신기해서 놀러왔었지.
"----------"
하지만, 이상하다.
저택에 돌아와서, 자신의 방에 안내 되었을 때에 느끼고 있던 위화감과 비슷한 것을, 피부가 느껴내고 있다.
".....아리마의 집이 화실이어서 인걸까."
왠지, 계속 여기서 지내왔던 듯한 기분이 든다.
아니, 그렇지않으면------
그러고보면, 옛날
정원에서 놀고 있던 것은,
나와, 아키하, 만은 아니었던 것 같은,
"아퍼-------"
지끈, 하고 목덜미가 아펐다.
빈혈의 전조인가, 몸도 무겁게 느껴진다.
".....곤란한데.....방에 돌아가지 않으면."
머리를 가볍게 흔들고, 정말로 쓰러지기 전에 방에 돌아가려 한 때.
"얼레, 시키상이지 않습니까. 뭐하고 계십니까, 이런 곳에서."
갑자기, 코하쿠상이 들어왔다.
"--------!!"
어, 어떻하지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숨을 장소따위 없고, 애초에 벌써 들켜 버렸잖아, 나.
"안돼요, 여기에 들어오면. 아키하님으로부터 시키상만은 여기에 들여서는 안된다고 들었으니까요."
".....아아, 오늘 들었어. 들었지만, 그-----"
"신경쓰인 거지요. 알겠습니다. 이번만은 봐드릴테니까, 이후에는 여기에는 오지 말아주세요. 이 건물, 애초부터 좀 오래된 것이니까 좀 위험합니다."
.....애초부터 오래된 건물이라 위험하다, 인가.
뭔가 이상한 이유지만, 일단 이유는 되고 있다.
".....미안. 하지만 코하쿠상, 여기는 대체 뭐에 쓰였던 건물이지? 지금은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 예전에는 쓰고 있었던건가?"
"에에, 여기는 원래 고용인의 주거였습니다. 시키상이 아리마가에 맡겨지기 전까지, 저택에는 10수명의 고용인이 있었습니다.
그만큼의 인수를 저택 쪽에 머물게 할수는 없어서, 마키히사님이 이 별채를 만드신 겁니다."
"그래. 고용인의 주거였던건가."
듣고보면 납득 할수 있다.
확실히 이정도로 큰 대저택이 되면 그정도의 것은 필요해지겠지.
하지만, 어째서.
아키하는 나를 여기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거지----?
"시키상, 슬슬 저택 쪽에 돌아가지 않으면 아키하님에게 들켜버려요."
"아----그렇지, 미안했어."
작은 의문을 떨치고, 코하쿠상과 함께 저택에 돌아가기로 했다.
저녁식사는 언제나 대로, 나와 아키하만의 조용한 것이었다.
코하쿠상은 아키하의 뒤에, 히스이는 내 뒤에 서서, 한마디도 말하지 않는다는 규칙의 디너.
"......."
단지, 언제나와 달라 아키하의 상태가 이상했다.
지금까지는 내가 식기의 소리를 낼때마다 찌릿 노려봤었는데, 오늘은 아키하 본인도 짤칵짤칵하고 거슬리는 소리를 낸다.
그러더니,
"-----방에 돌아갑니다. 식사을 물려주세요."
하고는, 도중에 식당을 뒤로 해버렸다.
"......왜그러지, 저녀석. 함께 돌아올 때까지는 저렇지 않았는데."
"..............."
히스이는 입을 다문채,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코하쿠상은 언제나대로 웃는 얼굴로 식기를 정리한다.
-------그때.
로비 쪽에서, 뭔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아키하!?"
그냥 그런 예감만이 들어, 로비로 달려갔다.
"-------!"
그곳에는, 계단에 기대어 있는 아키하의 모습이 있었다.
아키하의 호흡은 흐트러져있고, 떨어져있어도 하아하아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안색은 창백하고, 이마나 팔에 구슬같은 땀이 흐르고 있다.
......그 모습은, 한눈에 보통이 아니라고 알수 있다.
"어이, 아키하!"
"가까이 오지마요....!"
"!"
발을 멈춘다.
아키하는, 계단에 기댄 채로, 격하게 나를 거부했다.
"뭣------가까이 오지 말라니, 무슨 말하는 거야, 뭐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괴로운 듯한 녀석을 놔둘수 있을리가 없잖아."
"-----됐으니까, 오빠만은, 가까이 오지, 마요."
하아하아, 하는 목소리.
"뭐------"
두근, 하고 심장이 뛴다.
단지, 괴로운 듯이 숨을 토하는 아키하의 모습.
......어떻게 됬어.
그것이 유미즈카 사츠키의 모습과 심히 닮아 있다고, 일순이라도 생각해버리다니.
"아키, 하------"
"됐으니까 오지 말아 주세요. 지금 가까이 오면, 나는 분명 틀려 버리게 되요. ....그러니까, 오지 말아요. 나는 오빠따위 없어도, 괜찮으니까------"
주룩, 하고.
계단에 기대어 있던 아키하의 몸이 쓰러진다.
"아키하님?"
하고, 나의 옆을 지나 코하쿠상이 아키하에게 다가간다.
코하쿠상은 아키하와 뭔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눈후, 아키하에게 어깨를 빌려주고, 일으켜 세웠다.
그대로, 아키하는 코하쿠상에게 도움을 받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뭐------뭐야, 그거."
이유를 모르겠다.
괴로운 듯한 아키하의 모습도 그렇고, 나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고 말했으면서 코하쿠상에게는 안심하고 어깨를 빌리다니.
"-----시키님."
"히스이....지금 것은, 뭐야. 아키하가 저렇게 되다니, 어째서."
".....예. 아키하님은 돌발적인 호흡곤란에 떨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시키님이 빈혈기가 있는 것같이, 아키하님도, 토오노가의 사람이니까요."
"아------"
-----토오노의 인간에게는 그런 특색이 있으니까요.
점심시간, 아키하는 확실히 그렇게 말했었다.
"......그런. 하지만, 아키하는 언제나 건강한 것 같았잖아."
"아키하님은 시키님에게는 부디 비밀로 하도록, 조심하셨으니까요. 저희들도 시키님에게는 말하지 않도록 명령을 받았습니다."
"-----------"
말이 없다.
나는 아연히, 아키하가 지나간 계단을 올려 볼수 밖에 없었다.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아키하님이라면, 언니에게 맡겨주세요.
언니는 몇년 전부터 마키히사님의 몸을 맡고 있었으니, 의학에 자신도 있습니다."
"그렇구나. 아키하도 코하쿠상을 신뢰하고 있는 하고, 코하쿠상에게 맡겨두면 괜찮겠지."
.......애초에 내가 따라가도 아무것도 할수 없으니까, 코하쿠상에게 맡길 수밖에 없겠지.
"시키님, 아키하님이 저같은 용태가 되시는 것은 드뭅니다. 그것도, 제대로 약으로 나을수 있는 것이니까, 걱정은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아키하님은 원인과 치료방법을 알고 있는 자신보다, 시키님의 몸 쪽을 걱정하고 계십니다."
"-----알고 있어. 젠장, 이럼 오빠실격이군. 나는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아."
"아무것도-----모르고, 계십니까."
히스이는 고개를 숙인채, 그런 말을 한다.
".....히스이? 왜그래, 설마 너까지 몸이 나쁘다던가는 말하지 말아줘."
"----아니오. 단지, 시키님은 정말로, 저 별채를 기억해낼 수 없으신 겁니까?"
"------에?"
......기억해 낼수 없냐니, 뭐, 를.
"....히스이, 그건-----"
"-----시키님은, 정말로 토오노 시키가 되버리신 거군요."
"히스이?"
"....저 별채가 사용되지 않게 된것은, 시키님이 아리마가에 맡겨지고 곧입니다. 마키히사님은 철거한다고 결정하셨습니다만, 아키하님이 굉장히 싫어하셔서 저렇게 지금도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시키님이 정말로 아키하님을 걱정한다면, 저 별채에 가까이 가지 말아 주세요."
말하고, 히스이는 물러가는 듯이 방에서 나갔다.
10시를 넘겨, 저택 안의 전기가 꺼졌다.
"............."
잠들수가 없다.
아키하의 일.
아키하가 비밀로 하고 싶어하고 있는 별채의 일.
-----인데, 잠깐 기다려.
히스이의 말은 신경쓰이지만, 별채라면 방금 갔었잖아.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알고 있다.
오늘밤은 이대로, 얌전히 자기로 하자.
------뜨겁다.
------뜨겁다.
------뜨겁다.
------목이, 거칠거칠하게 말라서, 뜨겁다.
------이대로는 잘수가 없다.
일어나서, 물을 마시러 가자.
밤의 거리에 나온듯하다.
눈에 핏발을 세우고 누군가가 지나가지 않는가 기다리고 있는 건가.
------뜨거웠다.
문득, 창유리에 비친 얼굴이 보였다.
눈은 핏발이 서서, 도저히 제정신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단지, 뜨거웠다.
사냥감을 발견한 듯하다.
뒤에서 목을 조르고, 그것으로 끝.
모르는 여성은 그걸로 죽어버린 듯했다.
-----나는, 단지, 뜨거웠다.
사체를 끌고 들어가, 목덜미를 물어 뜯은 건가.
주륵주륵, 하는 소리가 들린다.
목덜미에서, 고기채로 찢는듯이 피를 마시고, 목을 갈증을 치료하려 한다.
-----모르겠다.
하아하아하는 호흡음.
어지간히.
어지간히 그 행위는 흥분하는 건가.
사체의 가슴에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고기를 찌부러 트려가는 소리. 뼈가 무너져 가는 소리.
심장을 맨손으로 뽑아내는, 소리.
------보고 있는 것만으로, 머리가 새하얗게 된다.
그, 구극의 약탈.
정점에 위치하는 배덕성.
그것이, 보고 있는 자마저 뜨겁게 한다.
비록 그것이 마이너스의 쾌락이라고 해도, 뜨거워 진다고 하는 것은, 변함은 없는 듯하다.
------나에게는, 모르겠다.
뜨거운 혈액을 입에서 흘리며, 황홀한 눈으로, 밤하늘을 올려 본다.
긴 머리가 흐트러진다.
머리 위에는 나선의 하늘.
얼마나 아름다운, 은색의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