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개월 전부터 자전거에 완전히 취미를 붙였다. 그리고 몇개월 전부터는 아주 기본적인 정비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장비를 확실하게 준비했다. 몇주전에는 어깨 넘어로 자전거 수리공의 튜브교체 작업을 유심히 봤던 경험과 온라인에 포스팅 된 글을 몇개 보고는 펑크난 튜브도 수리해봤다. 당시 너무 쉽게 튜브를 교체해서일까? 이제 왠만한 자전거 수리는 내가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다 바로 어제 나의 근거없는 자만심을 깨버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롱비치에서 바다가를 따라 하루 안에 내 체력이 되는 한도에서 말리부쪽으로 달려보겠다고 야심차게 자전거 나들이를 시작했다. 사실 오전중에 일을 하고 점심식사를 느긋하게 하고 실제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것은 2시경이었으니 계획대로 달렸어도 그리 멀리 가지는 못했을 수 있다.
암튼 자전거로 탁 트인 해변가를 달리면서 한참 기분을 내고 달리다가 내가 한번도 자전거로 달려보지 못한 지역에 막 진입한지 몇분 안됐는데, 체인이 똑 끊어져 버렸다.

체인은 잘 끊어지지 않는다는데... 그동안 정비를 제대로 못했었나보다. 이 체인으로 내가 자전거를 탄 주행거리가 약 3,000마일(약 4,800킬로미터) 가량 되는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동안 한반도 윤활유 뿌려주기 외에는 체인에 해준것이 없다보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자리에서 자리를 잡고 자전거 정비용 공구들을 꺼내 들었다. 자전거 체인에 대해 아는것은 없지만 여기 있는 공구중에 쓸모없는 것이라는 없다는 생각으로 체인에 맞는 크기의 공구가 있난 이리저리 맞춰봤다. 완전 퍼즐 맞추기 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사의 힘을 이용해서 체인을 분리하는 공구를 찾아서 망가진 부분의 체인을 제거하기까는 우여곡절끝에 가능했다. 그러나 분리된 체인을 서로 연결하는 부분에서 의외에 난관에 봉착했다. 체인을 고정하는 핀이 워낙 빈틈없이 딱 맞다보니 빼는작업은 가능하지만 다시 끼우는 작업에는 엄청난 정확도가 요구됐다.
임시적으로 수리하기 위해 간편하게 이동하도록 준비된 공구로 경험도 없이 이런 작업을 할 수 있을리 없다.
정확히 시간을 재지는 않았지만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서 체인을 수리하고자 노력하다가 허리가 뻐근해 질 무렵에야 포기하고 일어섰다. 약 2시간정도 해볕아래 길가에서 체인을 수리하고자 했던것 같다. 내 양손은 체인에서 묻은 기름으로 완전히 까매졌다.
왠지 더럽혀진 느김이다.
포기가 좀 늦은감이 있지만 롱비치 지역에서 일하는 하는 형님이 자전거 체인을 직접 갈 수 있을정도의 경험이 있다고 말한 기억이 나서 체인수리에 관한 SOS를 보냈다. 그러나 그 형은 마침 롱비치에 계시지 않단다.

마지막으로 지나가던 어느 아주머니에게 가까운 자전거포가 있냐고 물었다. 아주머니 왈, "그러지 않아도 운전하고 지나가다가 봤는데 꽤 오래 수리를 했네요. 괜찮습니까?" 지나가던 행인이 날 알아볼 정도로 오랫동안 자전거 수리를 했었나보다.
다행히 몇불록 이내에 자전거 전문점이 있었다. 체인 수리를 요청하니 수리공이 체인값으로 $15와 인건비 $10을 요구했다. 체인 교체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바다가 휴양지 옆에 있는 자전거포에서 요구한 비용치고는 괜찮아 보여서 별다른 고민없이 동의했다.
그리고 자전거 체인이 앞으로 문제를 일으킬 경우를 대비해서 수리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 혹시 요령을 안다면다음번에 내가 직접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것조차 허가하지 않았다. 안전상의 이유로 고객이 자전거 수리공방에 들어갈 수 없다길레 공방 입구에서라도 지켜볼까 했는데, 자전거 수리점이 워낙 바쁘다보니 잎구를 막고 서있기가 힘들었다. 더구나 결정적으로 내가 실패했던 체인 연결작업을 할때는 내 바로 앞에서 다른 자전거의 수리를 시작한 다른 직원에 가려서 하나도 보지 못했다.

그리고 계산을 하러 창구에 갔더니 어떤 실수였는지 몰라도 세금포함 체인값으로 $10.81을 달라고 한다. 처음에는 내가 동의한 금액이 그것보다 훨씬 높다고 친절하게 설명을 하려다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수리공이 가격이 높여 불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대로라면 체인값이 $10 선이어야 하는데, 약 50%정도 높게 불렀던것이다. 정찰제라고 생각했던 이 자전거 상점의 직원이 사실상 바가지를 씌우려 했던거다. 그래서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냥 체인값만 지불하고 직원이 실수를 발견하기 이전에 급히 나왔다.
하지만 체인만 갈았다고 문제가 해결된것은 절대 아니다. 왜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앞의 기어가 휘어서 체인이 불안정정적이다. 기어가 휜 비율차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새로운 체인으로 갈고나니 오르막길 같이 부하가 많이 걸리는 곳에서는 체인이 간혹 헛돌기도 한다. 옛날 체인은 천천히 늘어났기에 기어의 오차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헛도는 문제가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
얼마전 내가 단골로 들리는 자전거포의 사장님이 자전거에 여러 문제가 있으니 교체를 하는게 어떠냐고 했지만, 기존에 있는 자전거를 최대한 써보단다고 끝까지 버텼다. 하지만 조금 부담이 되더라도 자전거를 바꿔야겠다.
첫댓글 자전거 타고 싶은 생각이 자꾸드네요... 아쉽더라도 바꿀 생각은 잘하셨어요... 그럼 담에 새 자전거 기대해봅니다
정기적으로 자전거를 타러가는 모임을 만들어볼까 하는데, 동참하시죠~ ㅋㅋ
난 사실 자전거를 한국에서 가지고 왔는디 ,알고보니 바보같은 짓이었죠, 고장나 버렸어요 고쳐야되는데 귀찮아서 ,스모ㄴ키님께 의뢰해 봐야 겠네
아니요 현명한 행동이었을 수 있습니다. 저가 자전거의 가격은 아직도 한국이 쌉니다. 고가자전거는 여기가 되려 싸다는 소문도 있더군요. 그런데 오늘 글의 주제는 내가 잘 수리할줄 알았더니 결과적으로는 못하겠다 였거든요~ 수리부탁은 자신 없습니다. ㅋㅋ
전 반격이라길래............................ 다른 상상을 했잖아요 ㅋㅋㅋ 그냥 새 자전거 이쁜거루다가 ;)
이상한거 상상이라 뭐였을까나? 혹시 자전거가 로봇으로 변하는 트렌스포머? ㅋㅋ 이쁜거라... 핑크색은 안돼! 다른사람에게 성정체성을 오해받을수 있거든. 뭐가 이쁘려나? 추천해줄거야?
그런 비슷한 상상요 ㅎㅎ 이쁜거 핑쿠색밖에 생각이 안나요...ㅎㅎ 안정성에서 남부럽지 않은 세발자전거는 어떠신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고 있다 죄송해용
아, 나도 자전거 타고싶다. 근데 자전거가 없다. 우리아들 세발자전거라도 빌려서 탈까???ㅎㅎㅎ, 언제 우리 자전거 나들이 한번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