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ding Invitation
결혼은 또 하나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 사랑과 관심을 기울여 주신
여러 어르신들과 친지분들을 모시고 저희 두 사람이
백년해로의 진실한 가약을 맺고자 합니다.
부디 참석하시어 저희가 내딛는 새 인생의 첫걸음을
따사로움과 축복으로 빛내 주시기 바랍니다.
故 이승협
의 장남 용관
김희숙
故 부덕광
의 막내 연심
정석곤
▶ 일 시 : 2013년 1월 5일(토요일) 11:00
▶ 장 소 : 탐라웨딩홀 (상록회관 1층)
3년전쯤에 이승협의 두살 터울 아들 둘이 큰 놈은 제주시청에, 작은 놈은 서귀포시청에 근무한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었다. 이제 서른을 몇해 넘은 큰 놈이 장가를 간다는 청첩장이 오늘 왔다. 우리 엠비 元年멤버였던 이승협, 올해 작은 놈이 얼추 서른을 넘겼으니 못난 녀석이 세상을 제멋대로 하직한지도 그만큼의 세월이 흘렀다.
이 녀석이 살았을 적엔 우리는 신랑모친을 '소피아'씨라고 불렀었다. 승협은 가끔은 천방지축이라 우리도 그에 휩쓸려 동문시장 근처 어느 골목에 있던 처가집 제사에 몰려가기도 했다. 귀신잡는 해병대 출신인 그였지만, 어찌보면 한때 그의 청춘에 몰아친 엄혹한 세상살이는 귀신보다도 더 그를 무섭게 괴롭혔는지도 모른다. 세월은 무심하기만 한 것 같아도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이다. 그가 이 세상에 남겨둔 두 아들이 남부럽지 않게 성장했기에 소피아씨에게 든든한 노년의 버팀목이 되어 주리라 생각한다.
졸지에 남편을 저 세상에 보내고, 젊고 젊은 나이에 어린 두 아들을 홀로 키워내야만 했던 '소피아'씨의 곤고한 세월을 우리가 어찌 쉬이 짐작할 수 있을까.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두 아들을 잘 키워내시고, 이제 장남을 장가보내시는 소피아님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그간 안부 한번 제대로 못드린 점 용서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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