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사] 여성 1인 가구 위협 '주거침입'... 이번엔 달라질까

[한국여성복지상담협회]

(김현정 의원, 성적 목적 주거침입죄 신설 법안 발의)

주거침입은 여성 1인 가구가 꼽는 대표적인 범죄다. 가장 안전해야 하는 집에서조차 범죄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감을 불러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주거침입 강력처벌 관련 법안은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왔다. 2019년에도 신용현 전 의원이 '주거침입강력처벌법'을 대표발의 했지만, 결국 폐기됐다.

22대 국회에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이에 따라 여성 1인 가구를 불안에 떨게 만드는 주거침입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최근 성적 목적 주거침입을 처벌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타인의 주거에 침입하거나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않은 경우에 성범죄로 처벌하기 위해 별도의 근거규정을 신설하도록 했다.

성적 목적이라는 정황이 명백한 경우에는 단순히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것이 아니라 성범죄로서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현행법은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 목욕실 또는 발한실, 모유수유시설, 탈의실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거나 같은 장소에서 퇴거요구에 불응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여성 혼자 사는 집에 침입했음에도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 구체적인 성범죄로 발현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형법'상 단순 주거침입죄로 처벌받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종로구 명륜동 일대에서는 20대 남성이 하루에만 두 차례나 주거침입을 시도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는데. 이 남성은 검거 전에도 비슷한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학인됐다. 처벌이 가볍다 보니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서울 양천구에서는 길거리에서 처음 본 여성의 뒤를 몰래 쫒아가 주거침입을 시도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평택에서는 헤어진 연인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강간을 시도한 40대 남성이 붙잡히기도 했다.

문제는 성범죄 목적의 침입 정황은 분명하지만 강간 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주거침입만 인정된다는 점이다.

앞서 2019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귀가 중인 여성을 쫒아가 집에 침입하려 한 30대 남성 역시 주거침입만 유죄로 인정받았다. 강간의 고의는 없어 이 부분은 무죄가 됐다.

여성 1인 가구가 급격히 늘면서 주거침입 범죄도 빠르게 증가했지만, 법과 제도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김 의원은 "성적 욕망을 충족시킬 목적이 명백함에도 그동안 근거규정이 없어 성범죄로 처벌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며, "성폭력처벌법으로 처벌할 경우, 취업제한이나 신상정보 공개 등의 사회적 제약도 함께 가할 수 있어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에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성 1인 가구 수는 2022년 기준 375만1279가구로 전체 1인 가구(750만2350가구)의 50.5%를 차지한다. 이 중 40세 미만 여성 1인 가구는 118만2058가구로 전체 여성 1인 가구의 31.5%에 달한다.

주거침입 범죄의 주요 타깃이 되는 20,30대 여성 1인 가구 수만 100만명이 넘는 상황이다.

여성 1인 가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동시에 주거침입 범죄도 증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거침입 범죄 발생건수는 1만9998건으로 전년 대비 6.03% 증가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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