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상>은 18일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 설교를 말한다’를 주제로 한국의 가장 성공적인 목사 16명의 설교를 분석 비평한다고 합니다. 이에 [말씀사랑]식구들에게 이에 관련한 자료를 공개하고자 하오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기독교사상이 “한국교회 설교를 말한다”라는 주제 아래 한국교회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설교자 16인을 선택하여 그 설교의 방향과 그것이 미친 영향을 평가하게 된 동기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기독교사상> 8월호 뒷표지 심포지엄 광고 멘트에 보면, “한국교회 강단은 거의 ‘폐쇄된 성역화’였습니다. 이로 인한 폐해는 매우 심각하며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권위를 내세워 설교자 개인의 욕망을 채우려 들거나 교권적 군림을 꾀한다든지, 삶과 시대적 상황으로부터의 유리, 설교로 포장된 신변잡기적 잡담, 설교로 포장된 이데올로기 또는 정치적 이기심을 포장하는 경우와 오도된 역사인식을 주입시키는 사례들은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이런 설교의 문제점을 짚으면서 21세기 한국교회의 강단의 변화를 촉구하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교회 강단이 이렇게 잘못된 방향으로 흐름이 개교회 문제나 한국교회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는데 있다.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교회가 그 강단이 연성화되므로 사회를 올바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김운용 교수는 그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허공을 치는 설교는 성도들의 삶에 특별한 의미가 되지 못하였으며, 설교가 가지는 예언적, 치유적, 교육적인 기능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면서 설교는 그 영향력을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 그 시대에는 교회는 사회적인 영향력을 잃어갔으며, 복음 아닌 것이 교회를 지배하였고, 혹 교회는 많은 재산과 함께 비대하고 부요 했을지 모르지만 설교의 능력은 상실한 시대였다.” 지금 한국교회 강단의 위기는 바로 교회가 그 사회적 영향력을 잃으므로 이 사회에서 퇴출당할지 모르는 위기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급속하게 과거로부터 탈피하여 스스로를 개혁하고자 몸부림치고 있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이런 사회적 변화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기 영토의 확장과 성장만을 위해 ‘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교회는 사회 개혁이 오히려 교회 부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모르겠다. 1987년 6․10 항쟁 이후 급속하게 민주화의 물결이 우리 사회를 변혁시킬 때부터 한국교회 성장은 멈추고 그 영향력이 급속하게 약화되기 시작하면서 한국교회는 이 사회의 변혁에 소극적인 자기 방어적 자세를 취하여 왔다. 한국교회는 사회의 개혁에 항거하는 보수적 세력에 편입되어 역사의 진보를 훼방하는 세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런 한국교회를 만든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역사의식 없는, 신학적 성찰이 결여된 설교에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설교에는 교회를 변화시키고 그 시대를 깨우치는 강력한 힘이 있는데, 한국교회 강단이 잘못되므로 그 힘을 잃었고, 넋나간 사람이 길을 잃듯 오늘의 교회는 역사의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길을 잃고 있다. 여기에 한국교회 강단이 새로워져야 할 당위성이 있다.
이 글을 작성할 만한 연구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교회 설교를 말한다’는 글을 쓴다는 것은 자칫 잘못된 자기 편견을 나열하게 되기 쉽다. 그래서 주저하였지만, 8명의 훌륭한 설교학 교수나 설교평론가들이 16인의 한국교회의 대표적 설교자를 분석한 글을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 글을 작성하였다. 그리고 또 다른 설교학자들이 한국교회 많은 설교를 읽고 분석한 글들을 참고하여 한국교회 강단의 대체적인 경향을 분석하였다. 그러나 16인의 설교가 모두 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일괄적으로 그 설교의 경향을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설교 분석을 통하여 나타난 몇 가지 문제점들이 바로 한국교회 강단이 안고 있는 취약점이라고 할 수 있기에 이를 종합해 보고자 한다.
<글쓴이- 유경재/안동교회 원로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