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오도와 돌산 사이에 있는 금오열도 ---------
해질 무렵이 되어 가까스로 진도 벽파진 에 도착한 예인선은 앙카를
내린 바지선 옆에 두시간 후에 바뀔 밀물때를 앞두고 묘박했다.
벽파진을 지나 진도대교를 통과할려면 울돌목을 타고 올라가는 밀물을
거슬러 따라 올라가야만 진도대교 밑을 통과 할 수 있다.
진도대교 울돌목 수로는 한국에서 물살이 가장 빠르고 거칠게 밀어
붇이는 곳이다.
조선시대 영웅 이순신장군이 12척의 배로 왜군 100척의 배를 수장시킨곳이
기도한 이 진도대교는 나에게 가장 지울 수 없는 악몽의 추억을 남긴 수로다.
1989년 모래 채취 운반선 기관사 근무시절 라이프 보트 전복 사고로 기관장
님을 잃고 나는 악전 고투끝에 살아날 수 있었다.
---------------- 금오도수로 ------------
조석표로 확인한 밀물 시작 시간이 약 두시간후 라서 선두에게 두시간후에
바지선을 끌고갈 예인삭을 40미터로 짧게 하고 출발준비 하라고 지시했다.
피곤한 몸으로 브릿지에서 쪼그려 막 잠이 들때 브릿지 밑 선실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 내려가 보니 선장 영감탱이가 식당의 선반을 열고 무었을
찾는지 뒤적거렸다.
머하는지 물어보니 선장은 술을 찾고 있단다.
운행중에 무슨 술이냐며 고함을 지르니 선장은 대꾸도 없이 바지선으로 올라간다.
나는 선장을 따라 바지선으로 가서 선두에게 선내에 있는 술을 모두 버리하고
했다.
정말 대책없는 선장이라 답답하기만 하다.
아무리 선장이 없다기로서니 이런 사람을 선장으로 채용한 선주가 원망스럽다.
-------------- 벽파진 울돌목 ------------
-------------- 벽파항 ---------------
예인삭을 40미터로 줄인후 나는 예인선의 조타기를 운전하며 바지선을 끌고
조류를 따라 진도대교 울돌목을 통과했다.
차가운 밤기운을 품어안은 예인선은 휘황 찬란한 조명을 뽐내는 진도대교
밑에서 밀려 올라가는 밀물을 따라 좁디 좁은 수로와 진도대교의 양 교각 사이를
아슬아슬 하게 지나쳤다.
순간의 실수나 방심으로 다리 교각을 들이 받은 타 예인선들의 큰 대형사고를
봐왔던 나여서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선다.
무사히 울돌목을 지나고 나서 우수영 포구앞 을 통과하고 나니 멀리서 아른 거리는
시하도 등대 불빛이 보인다.
낮에 잠을 자두어서 야간 항해를 강행하기로 마음먹고 미리 해도에 표기한 항로
에 따라 GPS 플로터에 예인선의 항로를 포인팅 했다.
이제부터 앞이 안보이는 깜깜한 바다위를 레이더와 플로터에 의지해 그동안
쌓아온 항해 감각을 총동원하여 항해 해야한다.
목포앞 서해 남부 해상은 조그만 섬들이 무수히 산재해 있고 그 사이사이 마다
양식어장들이 끝없이 펼쳐져있다.
빠른 길로 가는 보령길은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이 어장들과 섬사이 수로를 타고
가야만 하기에 위험하지만 곡예하듯 예인선과 바지선을 끌고가야 한다.
---------- 진도 대교 ------------
이리저리 수로와 양식장을 비껴가며 올라온 예인선은 새벽 5시쯤 되서야 안전한
넓은 바다로 들어섰다.
선장은 술을먹지 못하게 해버린 나에게 삐졌는지 아무 말도 안하고 밤새 코까지
골며 잠을 잔다.
이양반 도데체 책임감은 있는건지 선장 자질이 있는건지 의심스럽다.
아무리 65 톤 밖에 안되는 작은 배지만 소중한 생명이 배위에 있는데도 선장의 기본
업무인 항해엔 전혀 신경 쓰지도 않는다.
해뜰무렵 골아 떨어진 선장을 깨우고 고군산 군도 끝머리에 있는 말도 앞까지
조타기를 잡고 라라고 했다.
오후 4시 쯤이면 말도 앞 해상에 도착 하리라고 예상한 나는 주간 항해이고 넒은
바다로 나왔기때문에 항해를 선장에게 맏겨두어도 된다고 판단하고 항해를 맏겼다.
밤새 좁은 수로와 양식장들을 지나치며 신경을 써선지 피곤함이 그새 몰려온다.
나는 밥을 먹는둥 마는둥하고 침실로 가서 눕자마자 잠들어버렸다.
벨소리에 잠이깬 나는 몸을 일으키다가 기우뚱 하는 배에 의해 침대에서 떨어질뻔
했다.
배가 좌우로 심하게 요동치기에 기상이 나쁘다는걸 직감하고 곧바로 브릿지로
올라갔다.
선실 창문으로 바다의 수면 상태를 보니 파도가 3미터쯤 되어 보였고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어제 저녘에 들은 일기예보완 전혀다른 상태라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말도에 다와 간다는 선장의 말을 듣고 GPS로 예인선의 위치를 확인하며 말도까지
남은거리를 계산해보니 30여마일 정도였다.
시간은 5시를 훨씬 넘었다.
선장은 안마도를 지날때부터 바림이 세차게 불고 기상이 안좋아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파고가 높아서 두시간이나 지체되었다.
라디오를 키고 서해 중부 폭풍주의보 발령 기상 예보를듣고 이상태로 바로 보령
까지 황천 항해로 여섯시간의 항해를 더해야 하는지 아니면 안전하게 고군산 군도
섬사이로 들어가서 피항을 할껀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바지선없이 독선 운항이면 보령까지 가는덴 폭풍주의보 라보 별 무리가 없지만
바지선을 예인 하면서 갈려면 예인선 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시간도 두배나 걸리기에 대여섯시간을 위험한 항해를 하느니 날이 좋아지기를
기다렸다가 주위보 해제 되면 가기로 마음 먹고 선장에게 말도 를 좌현에 끼고
고군산 군도 섬중 선유도 라는 섬 포구 앞으로 간다고 했다.
바람을 막아주는 섬밑으로 가야만 안전하게 피항을 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바람 방향으로 봐서 선유도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 판단했다.
VHF로 선주에게 피항 통보를 하며 용선주에게도 주의보 해제된후 5시간이면 보령항에
도착한다고 알려주라고 했다.
피항지 : 고군산 군도, 북서풍 폭풍 주의보라 방축도 앞에서 묘박 했다가 바람이 북동풍으로
바뀌는 바람에 오도가도 못하고 꼼짝 못하게 됐다..
고군산 군도 포구에 안전하게 바지선을 묘박하고 예인선도 바지선 선미부에
결박시키고 바람이 자기 만을 기다렸다.
바람을 막아주는 고군산군도 섬사이엔 이미 다른 어선들 여러척이 피항을
들어왔다.
바람이 잦아들기만 바라며 브릿지에서 라디오를 켜놓고 두어시간 기다리다
잠이 들었다.
잠결에 어디선가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려 벌떡 일어나 브릿지 창 밖을 바라보니
어느새 파도가 높아져 바지선과 예인선이 요동치고 있었다.
바지선에 결박한 로프가 파도에 의해 요동치는 예인선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선미쪽 비트에 묶어논 로프는 이미 떨어져 있었다.
바지선에 단단히 묶여 잇어야 할 예인선은 헐거워진 로프가 잡아주지 못해
바지선 옆 철판에 쿵쾅거리며 밀려오는 높은 파도를 견디지 못해 위태롭다.
이대로 그냥 두면 예인선이 부서진다.
예인선은 높은 파도에의해 바지선 갑판 위에 올라탔다가 떨어지기를 수차례
반복된다.
나는 얼른 선실 비상벨을 누르고 기관실로 내려가서 엔진을 걸었다.
그리고 선장실로 가보니 있어야할 선장은 보이지 않는다.
이노므 영감탱이가 어디로 갖는지 선내엔 보이지 않는다.
배가 부서지는 급박한 상황인데 선장이나 바지선 선두는 머하고 있는지........
아무리 깊은 잠이 들어도 바지선하고 예인선이 4미터가 넘는 파도에 요동치는데
모를리 없다.
나는 혹시나 해서 가까스로 바지선에 올라타서 바지선 하우스로 들어갔다.
쎄차게 몰아치는 소나기에 이미 몸은 흠뻑 젖어버렸고.
배가 파손되어 모두 침몰당할 위기인데도 두 영감탱이들은 꿈쩍도 하지 않아 설마
두분다 파도에 휩쓸려 가버렸는지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그 걱정은 이내 분노로 바껴 버렸다.
하우스 문을열고 들여다 보니 마루바닥에 두 영감탱이 들은 술에 떡이 되어
세상 모르고 뻐드러져 자고 있다.
밖에선 예인선과 바지선 철판끼리 부딧혀 쾅쾅거리는 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있고
비바람마저 앞이 분간이 안될정도로 몰아치고 있으니 이대로 가다간 우리모두
고군산군도 용왕님 만나러 가야된다.
고군산 군도 선유 다리
다행히 바지선은 높은 파도에도 밀리지 않고 버텨주고 있지만 이것도 언제 까지
버텨줄지 안심할 수없다.
바지선이야 해안으로 밀려도 파손이 적지만 문제는 예인선이다.
당장 예인선을 바지선에서 떨어뜨려놔야한다.
바지선에 로프로 묶여진 예인선은 파도에 의해 울렁거리는 바지선이 오르락 내리락
해서 예인선 외벽 철판이 모두 찟겨져 나가면 침수로 인해 그대로 바다 밑바닥으로
내려 않는건 불보듯 뻔하고 선원들의 목숨마져 위태롭다.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합니다. ^^
첫댓글 리얼하다 승우야! 책임감없는 선장을 바다에 던져 버려야 하는거 아니가?..은근히 화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