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4883848?sid=101
기사 전문
코로나19의 창궐부터 러시아의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세계 경제는 복합적인 위기를 맞고 있으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경제 위축과 외채 상환 능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의 부채 위기와는 달리, 중국은 지난 몇 년 간 글로벌 노스의 전통적 금융기관 및 정부와 비슷한 수준으로 차관을 제공한 결과, 이제 세계적인 채권국이 됐다.
채권국으로서 중국은 채무국의 상환 위기를 해결하는 데 다자 협상보다는 양자 협상을 선호했다. 중국 당국은 파리클럽의 주요 채권국이 확립한 선례를 종종 따르긴 했으나 한편으로는 부채 위기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해결하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주권국 파트너의 부채 문제를 다룰 때 내정 불간섭 원칙을 준수해왔다. 다시 말해 어떠한 정치적 조건, 특히 채무국의 통치 원칙이나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는 식의 조건을 내걸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은 부채 규모가 큰 나라(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무이자 차관을 탕감해준 바 있다. 많은 경우 중국 정부는 차관원금을 줄이는 것보다는 만기, 유예 기간을 연장해 상환 기간을 연장하거나 이자를 깎아주는 방식을 선호했다. 중국의 차관 관련 자료를 보면, 중국 은행과 정부 관료가 채무국이 충분한 상환 능력을 갖고 있다 판단할 경우, 탕감이나 이자율 조정보다는 상환기간 연장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십수 년에 걸친 정치적, 사회적 갈등으로 경제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진 베네수엘라 같은 경우, 중국 정부 관료는 파트너십을 포기하고 민간 투자자 및 금융기관에게 경고를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중국-베네수엘라 금융관계는 중국이 위기에 빠진 국가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베네수엘라는 대중국 채무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크다.
두 나라는 상당 기간의 차관, 투자, 무역을 통해 전략적인 관계를 형성했지만 2014년부터 시작된 뿌리 깊은 경제적, 정치적 위기로 베네수엘라는 채무 상환 능력을 잃었다. 중국-베네수엘라 관계의 핵심은 원자재 담보 차관으로,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과 중국의 개발금융 및 인프라 투자를 연결한 것이다.
덕분에 베네수엘라는 미국에 원유 수출을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전통적인 금융기관에 비판적이게 되고 미국 주도의 이니셔티브와 척을 지면서 경제개발을 위한 차관을 받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중요한 도움이 됐다. 중국 입장에서 베네수엘라는 남미 시장을 위한 교두보였으며,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국가로부터 석유를 확보할 수 있었다.
베네수엘라가 경제적 혼란을 겪자, 처음에 중국은 경제위기를 겪는 국가에 대한 자국의 전형적인 접근법을 취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자 중국 당국은 먼저 대출 상환 유예기간을 연장했다. 또한 국제제재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생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자,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대중국 원유 수출량 감축도 허용했다.
그러나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구입하는 제3국에 대해서도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하자(그리고 베네수엘라 유정에 투자한 러시아 국영기업에 제재를 가했다) 중국은 미국의 2차 제재를 우려하게 됐다. 중국은 2015년 베네수엘라에 신규 차관을 중단해 위기에 빠진 사회주의 국가를 저버렸다. 2022년 12월 현재, 중국 정부는 여전히 베네수엘라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중국의 전체 차관 포트폴리오에서 베네수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기 때문에 양국 관계의 독특한 상황과 그것이 중국의 향후 개발도상국 차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2000~2020년까지 중국의 베네수엘라 차관액은 총 600억 달러(약 80조3000억 원) 이상이며 이는 중국의 제2채무국 앙골라의 차관액보다 43% 많다.
때문에 베네수엘라 정부와 매체 일각에서는 중국이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중국은 베네수엘라가 기대했던 최후의 금융적 보루의 역할을 취하지 않았고 여신 제공을 중단했다. 중국 당국은 내정 불간섭 원칙을 지켜 어떠한 정치적 조건을 걸지 않은 한편, 남아있는 채무의 상환을 계속 기대했다.
중국의 내정 불간섭 원칙과 그 실행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으며 중국이 채무 상환을 바란다면 기존의 원자재 담보 차관 거버넌스를 상당 부분 개혁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주장이다. 베네수엘라는 오랫동안 지대국가로 살아온 데다가 권위주의 리더십으로 인해 정책의 관리·감독과 책임성을 많이 상실해 중국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내걸었던 경제개발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됐다.
한편으로 중국의 내정 불간섭 원칙은 자국이 재정을 대는 사업이 성공하도록 만드는 데 제약이 된다. 중국-베네수엘라 개발기금은 결과적으로 '부채함정'과는 거리가 있었다. 중국에게는 '빌려주는 쪽의 함정'이 됐고 베네수엘라에게는 지대의 함정이 돼, 누구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지난 20년 간 베네수엘라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중국의 개발금융에 대한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중국의 지도부와 경제개발 학자들은 개발금융을 통해 협력을 하는 것도 이미 국제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권력의 한 형태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보다 책임감 있는 차관 제공을 위해서는 대규모 개발 차관 제공국의 구조적 권력이 국가경제의 생산 역학 내에서 깊이 작용한다는 걸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내정 불간섭주의가 중국의 외교 정책에서 중요한 원칙일 수는 있어도 천연자원에 의존적인 국가경제 같은 구조적 경제 여건과 그러한 의존을 더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맺어진 '윈-윈' 협력 합의 앞에서는 한계가 있다.
불간섭주의는 반드시 중립성이나 협력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며 책임성과 감독을 해치는 기존의 지대추구적 행위를 강화시키게 되면 오히려 치명적일 수 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에서 중국의 내정 불간섭주의는 약탈적 엘리트들로 하여금 중국이 원자재를 담보로 빌려준 돈을 거의 아무런 감시 없이 쓸 수 있게 허용했다. 그로 인해 유정이나 인프라에 재투자될 수 있었던 자금이 유실되면서 지대국가 베네수엘라를 더욱 약화시켰다.
이러한 이유로 인프라 및 개발 사업의 재정 계획을 불안정한 원자재 시장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것은 (특히 제도와 거버넌스가 부실한 국가에서)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 차관 제공국의 구조적 권력은 (의도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원자재를 담보로 한 대출을 조건으로 걸면서 지속불가능한 지대추구형 행위를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내 의견: 이 기사를 통해 중국의 경제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 수있다. 중국은 무이자로 부채 규모가 큰 나라의 빛을 탕감해준 사례가 몇있는데, 이는 단순히 타국을 위함이 아니라 타국으로 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통해 경제적인 부를 더욱 공고히 하여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인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역시 80조 원이 넘는 금융지원을 받았지만 여전히 빈곤국을 벗어나지 못했고 이는 지속될 전망으로 보인다. 금융지원으로 통해 더 이상 베네수엘라의 독립적인 극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또한 베네수엘라의 경제폭망 직전의 모습을 많이 닮아있기에 우리는 이와 같은 사례를 통해 반면교사 할 필요가 있고, 우리나라는 의존적인 무역형태를 벗어나 고유한 가치 창출을 통해 나라 발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때이다. 현재는 국가 내의 젠더갈등 혹은 노사관의 갈등을 통해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인한 국내 분열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단합을 통한 경제 성장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첫댓글 간단히 말하면,
시중의 사채업자와 비교해 보거라. 결국 그 사채 덫에 걸리면 어찌되는지 그리고 그런 사채업의 행위로 부를 축적하는 것이 과연 도덕적인지.
G7인 이탈리아도 중국의 일대일로 덫에 어처구니 없이 걸려들었고, 현재 정치권이 바뀌어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단다.
내가 왜 이탈리아를 그리 전망있게 평가하지 않는지 함 살펴보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