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남편 B씨와 이혼하면서 초등학생 자녀 양육자로 지정됐다. 당시 조정조서에는 B씨가 매월 양육비 6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B씨는 처음 몇 달만 양육비를 지급한 뒤 "다음 달에 한꺼번에 주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렇게 지급이 미뤄지는 사이 미지급 양육비는 2000만원을 넘어섰다.
이혼하면서 자녀 양육비를 정했지만, 상대방이 약속한 날짜에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처음 한두 달 늦어지는 정도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미지급액이 수천만원까지 불어나기도 한다.
양육비를 받지 못한 양육자는 자녀의 생활비와 교육비를 혼자 부담하면서도 "상대방이 돈이 없다고 하는데 소송해도 소용이 있을까"라며 법적 대응을 망설인다. 그러나 양육비는 전 배우자에게 베푸는 호의가 아니라 자녀 양육을 위해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법적 의무다.
우선 판결문, 심판문, 조정조서 또는 양육비부담조서 등 양육비 지급의무가 기재된 집행권원이 있다면 이를 기초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상대방 명의 예금, 급여,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이나 부동산 등 재산을 확인해 압류와 추심 절차를 진행하는 방법이다.
상대방이 직장에 다니며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는 경우에는 양육비 직접지급명령도 검토할 수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를 2회 이상 지급하지 않았다면, 가정법원이 회사 등 급여 지급자에게 급여에서 양육비를 공제해 양육자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
다만 직접지급명령을 신청하려면 상대방 근무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자주 직장을 옮기거나 개인사업을 해 일정한 급여가 없다면 예금이나 매출채권,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등 다른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미 법원의 판결이나 조정으로 양육비가 정해졌는데, 이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도 있다. 법원이 일정한 기간 내에 밀린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명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나 감치 등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
장래 양육비 지급을 확보하기 위해 담보제공명령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양육비 채무자가 담보제공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장래 양육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도록 명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다.
양육비를 장기간 지급하지 않고 법원 이행명령도 따르지 않는 경우 일정한 요건에 따라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또는 명단 공개와 같은 행정적 제재도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제재는 단순히 양육비가 몇 차례 밀렸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법률이 정한 미지급액, 미지급 횟수와 절차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양육비 문제에서는 감정적인 독촉보다 상대방 소득과 재산상황에 맞는 절차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인이라면 직접지급명령이나 급여압류를, 사업자라면 예금·매출채권이나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우선 검토할 수 있다.
상대방 재산을 알기 어렵다면 재산명시나 재산조회 절차를 활용하는 방안도 살펴봐야 한다. 상대방 직업과 재산상황에 따라 효과적인 회수 수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 조력을 통해 구체적인 집행 방법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
또한 시간이 오래 지났다고 해서 밀린 양육비가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소멸시효와 집행권원 내용 등은 개별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미지급 기간, 지급받은 금액과 남은 금액을 날짜별로 정리하고, 계좌거래내역과 문자메시지 등 지급 경과를 확인할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양육비는 이혼한 부모 사이 단순한 채권·채무에 머무르는 문제가 아니다. 자녀가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비용이다. 양육비가 계속 지급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주겠지"하며 막연히 기다리기보다, 상대방 직장과 재산을 확인해 가장 실효적인 법적 절차를 선택해야 한다. 자녀는 기다리는 동안 계속 자라고, 생활비 역시 멈춰 서 있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