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사범계열 졸업생 비참한 현실, 자살을 생각 했습니다
"당신 아들이 윗분들 듣기 싫은 소리,
공금을 바르게 써야한다고 건의했다가
괘씸죄로 재계약을 거부당했다. 아버지, 제가 잘못했습니까?"
"그래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지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서 힘들게 사냐"
이게... 이게 제 아버지와의 오늘 마지막 대화였으며,
제가 새벽에 잠못이루고
높은곳에 올라가 글을 쓰게 만든 한마디입니다...
뉴스와 인터넷이 시끌시끌 하던
한미 FTA, BBK 등 세상이 시끌시끌 하던 그때.
저는 외면했었습니다.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왜들 저리 난리람 다 나라에서 하는 일인데
경남 거주하는 서른살 백수입니다.
작년 까지
지방 공립 중학교에서 계약직 중등교사로 일하다
학교내의 비리를 일부 고쳐보려
높은 분들 듣기 싫은 말 하다 백수가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제가 사는 세상은
아닌걸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줄만 알았습니다.
백로가 희다고 쓰고 까마귀가 검다고 말하면
모두가 끄덕일거라 생각했습니다.
지금 제 현실은 비참합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긴 싫습니다.
넌덜머리가 나서 말이죠. 솔직히 더러운 꼴을 많이봤고..
그래서 취직을 하려했습니다.
인문 사범계열 4년 졸업생이 토익도 없고,
어학 연수 경험도 없으며, 인턴 경험은 당연히 없고,
자격증이라곤 중등 교사 자격증,
컴퓨터 활용능력 2급, 1종 운전면허증이 전부인 저에게
월200이상의 직장은 없더군요.
아,! 있었습니다.
거제도 조선소요. 그것도 2,3차 하청.
그래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월150(세전)에
집 근처로 직장을 구했습니다.
근데 제 자살충동은 여기서 발생합니다.
전 이 월급으로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결혼해서 여유있고 즐거운 생활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다는건 상상도 하지 않았습니다.
요새 생활 어떠냐하고 묻는 아버지께
"각하가 세금을 원체 뜯어가시니 아들 배가 안부릅니다"
휴우... 이게 한시간 다툼의 발단이었습니다.
아무리 지금 시국이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려도
아버지는 꿈쩍도 안하십니다.
싫으면 이 나라를 떠나랍니다.
당신 아들 살림살이를 이렇게 만든 세상을
왜 이버지는 같이 바꿔보자고 안하시냐고.
그저 세상이 그러니 어쩌겠냐 따라가야지.
하고 넘어가잡니다.
그래서 여쭤봤습니다.
"당신 아들이 윗분들 듣기 싫은 소리,
공금을 바르게 써야한다고 건의했다가 괘씸죄로
재계약을 거부당했다.
아버지, 제가 잘못했습니까?"
"그래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지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서 힘들게 사냐"
이게... 이게 제 아버지와의 오늘 마지막 대화였으며,
제가 새벽에 잠못이루고
높은곳에 올라가 글을 쓰게 만든 한마디입니다.
휴우....
찬바람 맞고 담배한대 태우니 좀 가라앉는군요.
내일 또 7시에 출근할려면 자야하는데..
푸념이 길었습니다.
긴글 끝까지 읽으셨다면 감사합니다.
열심히... 그저 열심히 살면 되는 걸까요.
아고라글 옮겨옴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가슴에 와닿는 글립니다
공감 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