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템플 그랜딘>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자폐증을 이겨낸 감동실화!
“전 완치된 게 아닙니다. 평생 자폐아겠죠.
저의 엄마는 제가 말을 못할 거라는 진단을 믿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제가 말을 하게 되자 학교에 입학시켰어요..... (중략)
제가 뭔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최선을 다했어요.
그분들은 아셨습니다. 제가 다를 뿐이라는 것을! 모자란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게다가 저는 세상을 다르게 보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까지도 자세히 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엄마는 나를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셨어요.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그것들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관문이 되었어요.
문이 열렸고, 제가 걸어나왔습니다.
저는 템플 그랜딘입니다."
템플 그랜딘은 4세부터 자폐증을 지니게 된 인물로,
주변의 배척과 따돌림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자폐증이라는 험난한 시련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펼쳐나간 멋진 여성으로
현재 비학대적인 가축시설의 설계자이며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준교수이다.

엄마는 4살이 다 될 때까지 말을 하지 않은 템플이 걱정되서
병원에 데려가게 되고, 의사는 템플이 자폐증을 앓고 있다는 청천병력같은 진단을 내린다.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지 않은 소리를 들은 엄마는 가슴이 무너질 것만 같았지만
템플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교육시키려 노력한다.

결국 템플은 우여곡절 끝에 기적적으로 말을 하게 되고, 학교도 가게 되었지만
사람과 살이 닿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가끔은 자기 멋대로 흥분해서 날뛰고,
사회성도 전혀 없어 어딜 가나 사람들과 어울리지도, 인정 받지도 못하는 외로운 신세가 된다.

하지만 그런 템플에게는 비상한 능력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모든 현상을 그림으로 인식한다는 것.
처음 보는 책을 한번만 쓱 봐도 그림으로 딱! 인식이 되서 절대 그 책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이 뭐 하나에 꽂히면, 그거 하나만 죽도록 파고 든다는 엄청난 집중력을 보인다.
그런 템플이 좋아한 게 바로 과학, 그리고 가축들이다.


뭐든 눈에 보이는 것들을 머리 속에 그대로 인식을 하는 능력 때문에
템플은 눈에 결과물들이 보이는 과학을 뛰어나게 잘하지만,
눈에 딱히 보이지 않는 언어나 수학 등의 과목에서는 낙제를 하기도 한다.

방학 때마다 이모네 농장으로 놀러가서 소, 말들과 어울리던 템플은
자신이 소가 된 마냥 소처럼 기어다니고, 소의 입장에서 보고 생각하는 독특한 행동을 한다.
동물을 좋아하고 특히 소에 관심이 많았던 템플은, 자폐증에 걸린 자신을 소와 같은 처지에 대입시켜
누구보다 소를 이해하고, 소와 소통하는 방법을 찾기까지에 이른다.


그리고 소가 심적으로 안정을 찾는 기계 구조를 눈여겨봤다가,
자신도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 그 느낌을 줄 수 있는 기계를 직접 만들기까지 한다.
하지만 또래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까지도 템플을 그저 이상한 아이, 자폐아라고만 여겨 무시한다.
그러나 언제나 뛰어난 학생 뒤에는 훌륭한 스승이 있기 마련!

템플이 다녔던 뉴 햄프셔 고등학교의 과학 선생님 칼락은
유일하게 템플을 믿고, 템플을 응원하는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 준다.
그리고 템플은 자신을 믿어주는 유일한 선생님, 칼락을 통해
문을 열고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는 법을 알게 된다.

영화에서는 맨 처음, 차를 타고 목장에 막 도착한 템플에게 이모가 "문 좀 열어줄래?" 라고 말을 건네는데
이 대사가 지금 생각해보면 의미가 있는 대사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템플이 앞으로 수많은 문을 열고 나아갈 거라는 것에 대한 복선인가 싶기도 하고.

템플은 학교를 졸업하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기회와 자신 앞에 펼쳐지는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때마다
칼락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며 '이건 내가 또 다른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문이 되어 줄거야.' 라고 되뇌인다.
스승 칼락의 가르침을 마음 속에 영원히 새기며 겁 먹지 않고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친다.


소에 관심이 많았던 템플은 무서울 만큼 소와 도축장 시스템에 집중한다.
소들은 둥그런 원을 그리며 돌아야, 소들 스스로 질서를 지키고 안정을 느낀다는 것.
뿐만 아니라, 도축장에 들어가는 순간에 소들이 두려움을 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이러한 점을 열심히 연구한 결과, 템플은 직접 졸업 논문을 쓰고,
도축장의 소들이 좀 더 비학대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게 사람들을 설득한다.
정신 멀쩡한 일반 여성이 이루기에도 힘든 그 일을,
자폐증을 앓는 템플은 당당히 해냈고, 그 뒤에는 너무나도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다.

힘 없는 여자, 자폐증을 앓는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의 조롱을 한몸에 받으며
누구의 도움 없이 오직 스스로 헤쳐나가야 했던 템플의 이야기.
자신의 순간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해 이리 저리 날뛰던 템플이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 박사가 되어 마침내 도축장 시스템의 설계자가 되기까지.
그녀의 성장 과정을 보고 있으면 놀라움과 더불어 내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생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템플이 자폐증을 앓는 사람들 앞에서 한 연설은, 결국 내가 눈물을 쏙 빼게 했다.
자폐증을 어떻게 극복했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템플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 완치된 게 아닙니다. 평생 자폐아겠죠.
저의 엄마는 제가 말을 못할 거라는 진단을 믿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제가 말을 하게 되자 학교에 입학시켰어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예의와 규칙이 매우 중요하다고 가르치셨어요.
저는 행운아예요. 그런 혜택을 통해 달라졌으니까요."

제가 뭔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최선을 다했어요. 그 분들은 아셨습니다.
제가 다를 뿐이라는 것을! 모자란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게다가 저는 세상을 다르게 보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까지도 자세히 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엄마는 제가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셨어요.
여름이면 이모네 목장에서 일했어요. 기숙학교랑 대학도 다녔어요.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그것들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관문이 되었어요.
문이 열렸고, 제가 걸어나왔습니다.
저는 템플 그랜딘입니다."


▲ 실제 템플 그랜딘의 모습 / 아래 사진은 탬플 그랜딘을 연기한 클레어 데인즈와 함께.
현재 템플 그랜딘은 콜로라도 주립대학 교수가 되어
자폐증, 동물관리에 대한 강의를 하며, TV에도 자주 등장하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리고 북미에서 길러지는 소의 절반 이상은 템플이 설계한 인도적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다.

템플 그랜딘이 TED 강연에서 남긴 말은 다음과 같다.

"자폐아는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성향이 폐쇄적인 것뿐이므로
한 가지 일에 몰두하여 공부하게 되면,
그 분야에 관해 훌륭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말은 조금 떠듬떠듬하지만, 자폐증을 앓고 있는 여성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템플 그랜딘.
주변의 배척과 따돌림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자폐증이라는 험난한 시련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펼친 정말 너무나도 멋진 이 여성에게 나는 박수를 보낸다.
「 주님 당신을 부릅니다.
주님 보고 계시니..
주님이 여기 계시니...
이 깊은 바다가 반석이 되었듯이...
그 반석위를 내가 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