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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 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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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말하는 오랜 연륜이
이끼 낀 담벽에서도 묻어나는 듯 하다.
오늘도 하루의 날을 보내면서
인연의 정을 생각해 본다.
[1985. 5. 14. 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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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 묶음 나뉜 편지들이 며칠 전 눈에 띄어 끈을 풀어 보게 되었다.
편지......마음을 다져 내듯 쓰인 글들.
편지로 물화 되기까지의 마음들은 정성으로 고와진다.
대상에게로 기울린 무게를 기꺼이 전하려는 노력은
지금은 예사가 아닌 듯 여기지만 편지함이 온 기쁨이던 때가 있었다.
생각의 수위가 차오를 때 쓰인 편지는 살아 있게 되고
해묵은 빛으로 바랜 지금까지 여전히 오늘 접한 듯 절절하다.
다시금 되올린 시절의 증명......그 순간들은 얼마나 순수한 지...
되물을 까닭 없는 마음의 흔적이 곡해되지 않는 깨끗함으로 남았다.
편지는 지닌 이에게로 독립했고 사랑받는다.
수발신의 기쁨이 줄어든 지금도 우체통, 편지 봉투, 우체부 아저씨와 같은 이름에
트뜻한 정이 느껴지고 혹여나 했던 설레임이 되살아 나며 싸아한 가슴을 만든다.
편지가 살았던 시대에 내가 있었음에 감사한다.
[그림:황규백 / 글 : 보금] - 보금의 방에서 퍼옴 -
피천득님의 '인연'으로부터 편지에 대한 수상이 다복한 보금님의 글이었네요.^^
문득
운명이란
누구에게나 주어진 편지지와 연필, 지우개라는 天命에
스스로의 소망이 하늘구름에 실려오는 바람을 타면서 적어가는 편지,
그 운용의 妙아닐까....
영화'접속'에서 였을 겁니다.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만난다는걸 믿는다"라는
대사가 문득 떠오릅니다.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만난다는걸 믿는다'는 말.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제 성향에 비추어서는 별로 가까이 다가오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수동적인 기다림을 달가와하지 않아서인가...
전 만나야 할 사람이 있으면 참지 못합니다.
바로 스스로 찾아갑니다.
바로 만날 수 없다면 찾아 갈 수 있을 때까지
꼭꼭 가슴에 쌓아두며 벼르다간 기필코 만납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렇게 별러서 만나야 할 사람은 아직은 없었군요.
다만,
만나고 싶은 사람에 대해서는 언젠가 반드시 만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렇게 가슴한켠에 소망으로만 잠재울 뿐,
그 언젠가의 만남에 믿음이나 의지를 심지는 않겠습니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만나질 수 있을까?
한 번의 교차도 없이 언제쯤 잊혀질 수 있을까?
그것이 인연인가 합니다.
그 인연으로 인해 전 가슴 아파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순응하며 유유자적하고 싶습니다.
허나 만약,
어느 일정한 인연의 흐름보다 더한
믿음과 의지의 흐름이 생긴다면
그도 또한 인연으로 알고
그 믿음과 의지가 이끄는 인연을 따를 것이라는 생각이군요.
만났다고 해서 꼭 만나야 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만나고 싶다 해서 만나야 할 사람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만나야 할 사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것이고
만나야 할 사람은 오히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속에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연을 꼭 사람과의 만남에만 한정하지도 않습니다.
육체의 육감에서 희로애락 등의 감정, 유불도 등의 관념, 삼라만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과의 조우도 그 인연의 위에서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자 합니다.
그렇게 전 관조적 삶의 자세를 견지하기 위해서라도
특히나 인연의 위에서 흘러가고자 합니다.
허나,
그 조타수와 키는 소망과 정성이라 생각하며
오로지 가슴속에 꼭 품어 결단코 떨구지 않은 소망과 정성은
반드시 그 믿음을 피워낸다고 믿습니다.
반면,
우연은 예기치 않은 만남을 조장하기도 하며
그 만남으로 우린 운명을 예감하기도 합니다.
저는
운명이란
우연에 실리는 의지와
의지가 부르는 우연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짜가는 필연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우연과 의지가
만나고 헤어지며
필연으로 흘러가는 것을 인연이라 해봅니다.
전
잔잔한 미소 속에 유유히 떠갈 수 있도록
흐름을 타면서 흐름을 관조락하겠지만
끝내는
흐름에서 자유롭고자 한답니다.
우연과 의지가 서로 맞물려 짜가는 것, 인연...
그 흐름의 한 점에서
돌아보는 발자국은 필연이요
내다보이는 예감은 운명이라
그 한 점의 앞과 뒤를 유유장장 흘러가며 그려내는 길을 숙명...
하하 ^___^
지난날의 인연과 운명에 대한 제 수상을 이어 붙여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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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연과 의지가 서로 맞물려 짜가는 것, 인연..." ---그 흐름의 한 점에서/돌아보는 발자국은 필연이요/내다보이는 예감은 운명이라............고맙습니다. 귀한 글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 백지로 보낸편지* 이 노래를 20년이 넘어서 처음 가라오끼 기기에 맞춰 불러보았지요. '참 좋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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