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봄을 통해 한걸음 더 나아가고자 하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5일(금) 3박 4일간의 집단 단식을 풀었습니다.
우리가 끊은 것은 단지 곡기(穀氣)만이 아닙니다. 기나긴 투쟁 끝에 생겼을 지도 모를 관성, 이미 끝난 것은 아닌가하는 체념, 조합원과 함께 하지 못했다는 무기력함을 우리는 단식과정을 통해 진정 끊어내고 싶었습니다. 기업의 벽에 갇혀 단위노조의 사업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정작 노동자계급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백안시해 온 타성을 끊고 싶었습니다. “우리 사업장의 임단투만큼 했더라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반성은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한계는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자만이 느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반성은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가기 위한 되돌아봄입니다. 집단 단식을 시작하기 전 일각에서 “뒷북치는 행위”“때 늦은 단식”이라는 지적이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철저한 돌아봄을 통해 조금이나마 전진하고자 합니다.
단식의 결의로 치열하고, 야무지게 현장을 다시 조직하겠습니다.
국회는 “계급간 대립의 장”임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서로 대립하는 척 하지만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노동자계급을 분열시키고, 재갈을 씌우는 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의 개혁은 단지 노동자의 투쟁을 억제하는 테두리 안에서의 개혁일 뿐입니다. 따라서 그들의 입에 발린 수사에 춤추는 교섭이 얼마나 헛된 일인가 하는 것도 이번 단식 과정에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국회에서 노동자를 위한 법의 제정을 바라는 것은 “나무위에서 물고기를 잡자는 것”(緣木求魚)에 다름 아닙니다.
“다시는 단식과 같은 투쟁의 수단을 선택하지 않으면 좋겠다”라는 결의는 모두의 것입니다. 이 결의로 다시 현장을 치열하고, 야무지게 조직하겠습니다.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래로부터 조직하고, 조합원들과 공유하는 투쟁을 반드시 만들어 낼 것입니다. 설령 우리의 힘이 부쳐 이번 회기 안에 처리된다고 하더라도 “노무현 시대의 악법”으로 규정될 이 법에 대한 투쟁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국회일정에 따라다니는 수세적인 투쟁을 넘어서자”는 결의는 우리의 과제가 될 것입니다.
반성할 건 반성하고, 남은 과제의 해결을 위해 열심히 투쟁 하겠습니다.
단식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진행되어온 투쟁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공유했습니다. 투쟁의 과제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통일이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는 노력할 것입니다.
99번 패배할 지도 모르지만 마침내 올 최후의 승리를 위해 우리는 준비하고, 선전하고, 조직하고, 투쟁할 것입니다. 비록 짧은 기간 동안의 단식이었지만 우리의 결의를 바탕으로 자본가와 정부, 그리고 어용 한국노총의 야합으로 탄생한 “비정규 확산법”과“노사관계로드맵”의 분쇄를 위해 동지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는 약속을 드립니다.
2006년 12월 19일
단식 참가자
연맹 : 양경규, 박정규, 권수정, 김태진, 박용석, 이성우, 이영원, 손국부, 나상윤, 민길숙, 오승희
공공서비스노조 : 황민호, 신세종, 김진태, 김창선, 현정희, 김명선 [사회연대연금] 조계문, 공민규, 이인화, 장춘호, 방영환, 민원준, 박병민, 한만웅, 정희섭, 이진로, 안수현[전기안전공사] 김정구 [의료연대] 이장우, 최은영, 양선아, 정철, 최윤경, 김진경, 신은영, 박지은, 이정현, 이춘기, 고은이, 구자원, 박성혜, 임상구, 전혜정, 안수현 [건설엔지니어링] 김낙영, 진기영 [가스기술공사] 김태복[가스공사] 신익수, 하태성 [보육] 박은경, 김지희, 이상미 [학교비정규직] 임승순 [문화예술] 이용진 [한진도시가스] 이희상 [서울상용직] 성기봉, 조광묵, 조열, 이계은, 국승종, 송백현 [인천상공회의소] 성홍용 [부산공공서비스] 조선자 [광주전남공공서비스] 전욱 [서울도시가스] 문수일
[철도노조] 김명환, 백성곤, 김성종, 박해철, 전창훈, 신춘수, 이태영, 장량덕, 정순익, 신동호, 최규현, 송덕원, 김종필 [아시아나항공노조] 김영수, 오현숙, 고경임
[대한항공조종사노조] 황성문, 신만수 [대한항공노민추] 류승택 [전국과학기술노조] 고영주, 신문봉, 강용준, 최영섭 [전국발전노조] 정홍섭, 이문건 [부산지하철노조] 오영환 [자활노조] 박찬무, 김필준 [정화환경노조] 백호현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단식투쟁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