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선시대여인을 하는날로 지정하고 구병산행의 모임장소로 나갔다.
그런데 이조선시대의 여인, 왜그리 도시락 싸기 싫은지, 김밥 살곳도 없는
촌동네 신촌변두리지만, 캥기지도 않는다.
하리수할때는 잘쌌는데, 하리수는 힘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 있는가보다.
지하철출구 번호가 없어 예술의전당 방향 간판도 보이지 않아
꼭두새벽부터 가는 인 붙잡고 물어보니 모르거나
고속터미날로 가라한다.
이런 황당한 일이 있니, 그래도 계속 두리번거리며 찾다 드디어 찾아냈다.
포장식당?에서는 유황님이 계란토스트와 베지밀을 한병 들고
입이 함박만해져서 나오고, 스피드뱅크님도 샌드위치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저쪽 켠에는 온달님이 말뚝같이 흐트러짐 없이 서계시다.
모두 인사를 나누고 있는 중 온달님에게 곱상한 두 평강공주 나타나셨네.
초장부터 인기 짱짱이시네. 산행에 붙여 달라는것.
그러나 좌석옶음. 다음 기회를 이용해주세요~
온달님 덕분에? 이런 이변도. 혹시.....온달님의 인기 작전세력........? 농담이고요.
온달님은 두평강공주에게 부지런히 설명하신다.
'에~ ~ 인터넷에 인터내셔널~ 산방~ 이라고요~'ㅎㅎㅎ
인원점검에 여정님 배탈로 불참, 결자해지님 소리소문없이 증발,
결자해지님 무삼일인지 모르겠지만 울산방님들 결자님 걱정에 맘편하지 못하다는것 알아주세유.
유령은 카니발안에 차려논 사랑방으로 타려했지만
거북님의 기사보조석에 타라는 명령에 불가피하게 호강했지만
산사랑님한테 올때 갈때,주~~~~~욱 내~~~~~내 엄~~~~~청 구박받았다우.
가면서 어묵에 감자볶음에 맛있는것 먹어 감시롱.......ㅋ
비가오고 강한 바람이 불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비오는날의 검단산의 재현을 기대하며 갔지만 햋빛은 쨍쨍, 하늘은 푸르디 푸르렀다.
847m구병산에서는 산사랑님의 옛산행을 더듬으며 올라갔다.
입구에서 '밥먹고 가세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 그러면 밥먹고 가야하는데, 이것은 유령생각.
동네의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훈훈한 인심이 날려온다.
오르는 길은 작은 돌들이 골목처럼 길을 만들고 있어
스피드뱅크님은 이런길을 좋아한다며 좋아라 뒷짐을 지고 올라갔다.
가는 나뭇가지들의 나무로 산은 빼곡하게 차있고
간간이 돌이많은산이라 그런지 돌무덤(너덜대-온달님이 가르쳐주심, 희말리아는 모레인)들이 나타났다.
산의 경사는 검단산보다는 약간 덜 경사진 가파른 산이다.
구병산이라 계속 이어지는 봉우리들이 보이고
우리는 2봉부터 산행은 했다. 시간 관계상.
1봉은 바로 입구에 우둑하니 홀로 서있는 산봉우리가 뭉툭해
마치 개궂은 꼬마녀석의 납작한 머리통에 머리카락이 엉성하게 난것 같이 장난스러워 보인다.
한참을 오르려니 목청이 시원하게 터진 남군이 올라가며 산행의 흥겨움을 더해준다.
오늘은 조선시대의 여인이라 남군에게 차마 묻지 못하고 여군에게 물으니 조금만더.....ㅎㅎㅎ
산에서 스피드님과 오르며 스피드님도 하리수? 으~
그래도 몇봉인지 도시락을 펴고 앉았다. 거북님댁의 매혹적인 조기살전, 알타리 등등.
그래서 방실님에게 꽉잡힌 거북님을 보았다.
온달님은 생우동 열심히 끓여주시고, 나의 깁치볶음밥은
만~~~일 이밥을 남길 경우는 등등 온갖 협박을 통해,
마음씨 착한 유황님이 마저 해결하시고.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온달님, 막대사탕 돌리시며 사탕값이 많이 들었다고 사탕값 내노라신다.
식후에는 코스를 더듬으며 넘고 다시넘고 했다.
봉에는 72, 77, 80등 119구조신호 번호가 나무에 붙어 있었다.
그래서 119로 산악코스를 물어봤지만 114로 구병산관리소로 문의를 하라는 말씀.
114는 대전뿐이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가는곳은 정코스였다.
가는길에 여기저기 널부러진 산악회리본을 줍어들자
온달님은 그것을 나무에 달아두라 한다.
그것은 길의 정표가 되기도 한단다.
이산행의 가장 멋진 '옹달샘'
이곳은 도를 닦던 도인들이 이옹달샘의 물을 마신 관계로,
참지못해 6개월을 남기고 떠나 버렸다는것.
해서
모두들 이샘물을 돌두꺼비가 내놓는물, 바위틈에서 나오는물, 사정없이 마셔버리고
먹어야할사람이 있어서 싸다준다고 몇통씩 받아 두었다. 특히 유황님.
나중에 보니 유황님이 모두 마셔버리데요.
효과는 확실한것 같습디다.
언행이 홱 바껴버리더군요. 으~
스피드님도 그 기운인지 한바퀴 턴을 빙그르르 멋지게 돌며 아랫턱으로 사뿐히 내려 서고요.
저의 핸드폰벨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깊은 산속 옹달샘' 입니다.
누군가 지겹다 바꾸라 했지만, 아마도 이옹달샘 물이었나 봅니당.
마지막 코스에서 스피드님은 시간이 늦다고 하산해야한다고 하므로
정의의 흑기사로 거북님이 자원했다.
그런다고 먼저 갈수 있남?
우리는 기쓰고 끝까지 올라갔다.. 올라간 코스는 약간 급경사였지만
무리없이 모두 올라갔고, 내려오는 길은 방실님이 안전한길을 찾아내어 쉽게 내려왔다.
방실님은 모자까지 집어던지며 내려왔지만 두분은 간곳이 없고
그곳에 '우리 감'이라는 글만이 흙위에 남아있었다.
한참을 내려가노라니, 두사람이 나타났다.
내려가는길도 만만치 않은 구병산.
내려가는 길이면 항시 피로가 풀어지며 내려가는 나에게도.
작은 바위가 나타났다. 반듯한 바위는 귀퉁이를 도려낸듯 경사가 약하게 있었고,
오늘은 정석으로 살기로 했으므로 남들처럼내려가기로 했다.
높이는 보통사람보다 약간 높은 정도.
그것은 초지님이 제일 잘안다.
다른사람들은 다'엎어진 스타일'로 내려오는데, 나는 소위 '자빠진 스타일'이다.
바위밑에 숨은듯한 나무 계단은 다리가 닿기에는 너무 멀고 찌그러지고 이빠진듯한 사다리형이다.
이유인즉 산입장료를 안받아서 그렇다는것.
정석으로 내려오려고 돌아서는 순간 로프는 갑자기 늘어나며
천상의 선녀가 내려앉는듯한 '落花' 그자체.
그순간 하늘도 산도 숨을 멈췄다. 그리고 바보온달님도.
그대로 落花했으면 온달님품에 그대로 안겼을텐데
온달님 나를 잠시 바치는듯하자 떨고계시며 받쳤다 놓았다 하셨다. ~ ㅎ ㅎ ㅎ
그러나 로프를 그대로 잡아채며 사다리에 발을 걸어 정상회복.
좀긁힌것이 열받기는 하지만, 바지는 하나도 안찢어져 비경제는 면피.
이래서 오늘도 조선시대여인작전 실패.
아무리 죽는소리를해도 나의 불행을 믿어주지 않는다.
천천히 내려가다보니 유황님과 유령뿐. 아무도 간곳이 없다. 환자를 두고 말이다.
조금후에 스피드뱅크님의 등산화자국을 유황님이 찾아냈다.
스피드님의 등산화는 새로사서 신발자국이 선명한것.
오는동안 스피드님이 열변을 토하며 신발자랑을 했다는것.
잠시후에는 깨끗한 흙위에 '사랑말------------------->'
이것은 분명 산사랑님것 같은데~~~
참, 이러는 수도 있군요. 누구말마따나 머리만 돌아가요.
옥천에서 저녁을 먹는데
적당한 식당을 찾느라 거의 한바퀴 돌았다.'청주해장국집'
노래방이 지천이라 오는 시간 따져서 구병산 기념품으로 노래방한시간, 아니 삼십분 했다가
유령은 본전도 못건졌다. 지금도 못건지고 있음.
카니발 사랑방에서 거북님의 행복을 타진하자(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신조)
'뭔~ 소리여~ 경기할뻔했다!' 연이어 방실님도 부창부수.
되려 위자료를 물어줘야 할판이다.
6시간반이 넘는산행에 꼭두새벽부터 서울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으려한다.
그래서 카니발사랑방은 방금 아침운동마친 얼굴들이다.
약간 느린듯한 스피드님의 세라자드왕비의 목숨건 1000일야화같은 이야기는멈출줄 모르고.
스피드님과 유황님의 대화 스타일은 비슷해서 구수한듯 이야기는 이어지지만
내용은 들어보면 엽기 그자체이다.
5인의 눈동자, 10눈동자들은 빛이 반짝이며 웃음을 멈출줄 모른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하는가! 그것은 구병산이다!
서울에 도착해 2호선을 갈아탔다. 분명 성수행.
그런데 신도림에 도착하자 이차량은 '신도림이 종착역' 방송이 나온다.
졸지에 내려보니 그대로 달리는게 아닌가?
이거 요즘 유행인가? 동대구가 대전으로 졸지에 바뀌듯이.
열차진입 불이 들어왔지만 열차는 들어오지 않고 불이 꺼졌다.
다행이나마 한참후에 들어온 차량은 당산역에서 무려 문을 네번이나 열었다 닫았다 한다.
방송에서 고객의 장난이라는구먼.
오늘은 그런날인가? 이것도 유령을 위한 이벤트인가?
덕분에 집에는 거의 12시가 되서 도착했다.
무엇보다 놀라운것은 계속적인 논스탑 차량운행에 산행을 지속한 산사랑님,
여장부의 기질을 천하에 드러내고.
산행에 함께한 산우님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차량을 제공해주신 분께 감사드리고, 산사랑님을 제공해주신 싸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래서 우리 사랑말산방의 첫번째 대단한 장거리산행은 유감없이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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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유령님!긁힌 옷자락?은 괜찮으신지요.스피드뱅크님의 헤어짐의 후기가 궁금?거북님의 부부애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연륜의 깊이에 존경심이 드는 온달님!첫상면 반가웠구요.산사랑님의 16시간 대장정의 수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더 쓰다보면 후기처럼 보이겠죠.뱃살 땡기는 하루였습니다.
어제 산행은 두고두고 못잊을산행.." 산사랑님 제일수고많으셨구요. 유령님은 조금 아프셨을거구 그 덕분에 우리 모두 "애"떨어졌고 온달님에 즉석요리 끝내주었고 지난번엔 푼수로 여러사람을..이번엔 수다와 또 다른 한가지 그건비밀인데...새벽에 쫒겨날뻔했지만 몸으로 떼웠고..아무튼 잊지못할 구병산산행이였답
이몸 쫒겨나는 한이 있더라도 또 갈끼유...~~~~부지런히 가서 유황님 검정색으로 물 들이고 어차피 이몸은 철판 깔았으니께....여러사람 물 들이는 게 나에 바램이라오~~~~^^*
살아났으면 되얐다, 살아나야 멀 해도 하능기여
아고~ 반가운 분들을 못 뵙고....전날 배탈로 인해... 두려웠습니다 그거 대게 무섭데요.....넘 죄송하구요 잼있는 후기 읽고 함께하지못해 또 한번 배 아팠답니다.... 조선시대 여인, 그거 아무나하는거 아닙니다 걍 하던데로 사세요 ㅎㅎㅎ
에구~~~~결자해지 무지 바빠요.....한가해지면...보자구요....^^*
잘 다녀오셧고 유쾌한 산행을 같이 못해 죄송^^^^^^^^^
조선시대 여인이 조신하게 살림만 해야지 산행을 다 하남~ 그저 .... 생긴대로 사는 게 가장 무난한 거라오. 뱅크님 밤새 무사해서 천만다행 ㅋㅋ^^ 카니발이 1호터널에서 시원찮았지만 2호터널에선 신나게 달렸지라~? 버스 전용차선을 달리는 기분도 아주 기막혔고..
허긴 온달님 별이 네개지만, 유령 짱4개, 그라믄 생긴대로 놀라 하던데....모든걸 용서할수 있다카데예~ 아~ 내가 읽어도 zzz~ 요날 산사랑님 고생하신거 "열"4개!
지는 아무것도 몬했고,뇨자분 손목한번 몬잡아 봤는디,우찌 나의 날이라 허는지??? .산싸랑님 고생 무쟈 하셨고,같이 하신 모던분들 즐거웠다우. 유령님은 정말 구병산 귀신 될뻔 했지라우,몸은 괜찬은지??? 밤 낮으로 걱정된다우 ㅎㅎㅎ
지야 항상 별 네개지만 ,산싸랑님은 별 다섯개로 승진,유령님은 별 두개로 강등,--사랑마을,국방부 장관---
그새, 산사랑님 온달님께 뇌물 쓰셨나보네요~ 원낙 순식간에 일을 해치우는지라. 유령은 온달님 충격잡수시고 잠못이루 실까봐 노심초사했는데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