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리메이슨은 서양인들의 사교 단체로서 1909년 서울에서 창립되었다. 창립 멤버와 초창기 회원의 상당수는 개신교 미국 선교사들이었다. 참고로 1907년 워싱턴 D.C.에서 조지워싱턴대학교를 졸업한 이승만이 12월에 시카고를 방문했을 때, 프리메이슨 템플(Masonic Temple)에서 개최된 장로교 설교자회(Presbyterian Preachers Meeting)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사실(이승만 일기, 12월 16일자)에서 보듯이, 당시 프리메이슨은 공개적인 사교 단체였고 교회 모임도 아무런 문제없이 그 템플에서 개최되곤 했다.
방위군 사건도 충격적이다. 이승만 정부는 전쟁 중 부족한 군 병력을 늘리기 위해 청년들을 국민방위군으로 징집한 뒤 이들을 방치해 굶주림과 추위, 질병으로 사망하게 했다. 군이 거액의 예산을 받아놓고도 수뇌부부터 하급 장교까지 조직적으로 국고금과 군수물자를 착복하는 사이 사망자는 5만~9만 명에 이르렀고 동상으로 신체 일부를 절단한 사람은 20만 명이 넘었다. 두 사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한강교를 터트리고 도망간 뒤 서울 수복 후 돌아와선 발이 묶여 피란을 못 간 서울 시민들을 부역자로 몰아 처단했다.
저자는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이상한 점 투성이인 한국전쟁의 부조리와 미스터리를 다양한 사료와 사건 관계자 및 희생자 유족의 증언을 그러모아 생생하게 재구성한다. 책을 읽어내려 갈수록 참담해지는 건 역사에 오점을 남긴 장본인들과 자손들이 당당하게 사회 기득권 세력으로 남아 있는 동안 희생자들의 고통은 대를 이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휴전선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도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전쟁이란 걸 실감하게 해주는 저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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