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에서 복사해 온거라 반말로 찌껄였습니다. 양해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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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놓쳐서는 안 될 아까운 책.... 강수돌 외.
버림받은 여자보다도,
떠도는 여자보다도,
죽은 여자보다도 더 불쌍한 여자는 잊힌 여자....
이 시에서 여자란 말 대신에 "책"이라는 단어를
대입하면 오늘날 책이 처한 운명을 한 치의 모자람도 없이 드러내는 문장이 만들어진다.
"우리가 진정 읽어야 할 것은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좋은책이다"란 글귀가 좋아서
읽었는데.....잊혀져가는 수많은 책들중....우리 시대 글쟁이 학자들이
문학,사회,인문,과학,경제...등등 분야에서 세월속에 묻혀진 좋은책을 소개하는 책이다.
정치,경제,과학...머머 분야는 읽어도 기억도 안나고, 마음에 남는 책도 나타나지 않는데,
유독 인문학에서 두 권의 책이 머리에 아주 강하게 남는다.
그것도 한 사람이 추천한 상반되는 성격의 책 두 권!!
이 분야가 내랑 맞는가 싶다....ㅋㅎㅎ
어젯밤에 인터넷으로 대충 검색을하니 더 궁금증 유발.... 어! 한권은 예전에 읽었던것 같기도 한데....??
오늘 이 두권의 책을 사려고 서점마다 전화를 했는데 한권은 있고, 한 권은 없다.
반 포기하고 찾아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나머지 한 권을 발견했을때의 기쁨이란...
빗속을 헤집고 다니느라 양말이 젖어도 기분이 좋았기는 아마 내 인생에서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인터넷 주문...?? 기다릴 수가 없다. 그때꺼정......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전 시륜
예전에 한 번 읽었던것 같은데 그때의 기억은 잘 없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히 기억나는건
1957년 마산일보에 저자가 낸 구혼광고 사건!! 오직 이 사건만이 내 기억에 남아있다.
아~~~ 언젠가 나가 한번 스캔하듯 읽었던 그 때 그 책이구나....
비도 오고..... 오늘 일정도 끝이나고.... 따신 커피 한잔 놓고 책을 읽어나가는데....
가만히 읽고 있을 수가 없다....
첫 페이지부터 글쓴이의 인생관과 행복관들이 나를 통쾌하게 만든다...
전시륜의 유서 중 일부.....
1.
2.
3.나의 시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자식들에게 맡긴다.
화장을 했으면 좋겠다. 돈도 덜 들고 간단하고...!!
묘지를 쓰면 벌초를 해야하는데 보통 골치아픈 일이 아니다. 특히 비오고 눈올때는 보통 고역이 아니다..
4.나의 아내에게...
내가 죽으면 당신이 해야 할 젤 첫번째일은 다달이 돈을 얼마를 타먹을 수 있는지 알아보라.
초상집이라고 늘 울고 불고 슬퍼해야할 필요는 없다. 문상온 누군가를 꼬셔서 새로운 출발을 시도해보라.
나는 당신이 혼자있는걸 원하지 않는다.
5.자식들에게..
건강은 인생에서 행복의 절반을 차지한다.
결혼은 행복의 동의어가 아니다. 결혼한다고 행복해질거라고 생각하는것은 얼빠진 짓이다.
저자는 인생을 유람선을 타는것과 비교한다.
제가 좋아하는 천상병시인의 소풍이란 표현과도 흡사하다.
함 볼까요...
사람들은 저마다 어느 때 어느곳에서 배를 탄다.
배가 이곳저곳을 한가로이 순항할 때 승객들은 변하는 풍경을 즐기고 새로운 항구에 정박할 때마다
새로 타는 승객들을 환영한다.
선상에서 친구도 사귀고 노름도 하면서 돈을 잃기도 하고 따기도 한다.
술도 마시고 춤도 춘다. 아니면 선창 소파에 누워 햇볕 세례를 받으며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읽은 뒤,
춤 한번 추자고 했더니 거절한 금발 계집애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무서운 계획도 짜본다.
하지만 다음 순간 진수성찬의 저녁상을 받자 살인 계획을 잊어버린다. 허허 하고 너털웃음을 지어보고,배가 유유히
지날갈 때 일어나는 거품속에 우리는 삶의 슬픔과 괴로움을 씻어버린다.
유람선 여행은 참 재미있다. 그러나 때가 되면 우리는 새 승객을 위해서 하선해야한다. 약속된 일정이 끝났기 때문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유람이였던가! 우리는 유람의 기회를 얻은 걸 고마워하면서 후회없이 하선을 한다.
이 유람에서 제일 고맙고 아름다운 일은 그 누군가가 나에게 공짜표를 거저 선사해주었다는 데 있다.
이것이 인생이 아닐까. 제발 유람을 즐기십시오.
저자는 모국어로 된 책을 한번 내보는게 평생의 소원이라고까지 말했는데,
안타깝게도 책이 출판되기 전에 췌장암으로 죽었다네요.
자신의 말처럼 공짜 유람을 즐겁게 마치고 기꺼이 하선을 한 셈이지요.
나머지 한 권.
길 위의 철학자....에릭 호퍼
전시륜이 인생을 가벼이 보고 행복을 찾아 즐겼다면,
에릭 호퍼라는 사람은 너무나 진지하게 자기 자신의 인생을 시험했다는데요....
오늘 사서 표지밖에 보지 못했는데요.....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 될 아까운 책.... " 에 소개된 책 내용 일부를 옮겨보면...
7세때 어머니를 여의고 시력을 잃은 호퍼는 8년동안 실명의 상태로 지내다 기적적으로 시력을 되찾는다.
다시 시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그는 독서에 몰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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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때 아버지를 여의고 생업을 위해 행상,인부등을 전전하던 호퍼는
스물여덟살의 어느 일요일에 음독자살을 결심하고 길을 걷다가 배낭을 가볍게 흔들면서 팔다리를 움직여
길을 걷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 명의 떠돌이 철학자가 태어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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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장사수완으로 두둑하게 돈을 벌고,
돈을 세던중 "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그날로 장사를 그만둔다.
돈에,편안함속에 안주하지 않겟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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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퍼는 헬렌이란 여성을 사귀게 된다. 그녀는 호퍼의 심성과 재능을 높이 평가했고 사랑했다.
그는 헬렌을 이렇게 회고했다.
그녀는 나를 원더맨으로 만드는것을 의무라고 작심하고 나섰다.
그러나 그건 순전히 미친 짓이였다. 나는 헬렌을 사랑했지만 그녀의 기대에 응하는 데
얼마남지 않는 내 인생을 소비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과 함께 살면 나는 한 순간의 평화도 갖지 못 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즉각 행동의로 옮겨야 했다.
나는 길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는 사랑마저 물리치는 매서운 정신의 소유자였다.
미래를 생각해야 되지 않겠냐는 지인들의 충고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제 미래는 당신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당신의 농장이 안전을 보장해준다고 생각하실테지만 혁명이 일어나면
당신은 농장을 소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떠돌이 노동자인 나는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죠. 화폐와 사회제도에
어떤 일이 일어나건 나의 씨 뿌리고 수확하는 일은 계속됩니다.
지독스러울 만큼 자신의 신념과 행동을 신뢰한듯한데.....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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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무겁다지만 어찌 삶이 무겁기만 하랴.
가볍기도 하고 무겁기도 한 것이 우리네 삶이다.
전시륜의 가벼움과 에릭 호퍼의 무거움을 번갈아 드나들다 보면 삶은 엄숙하면서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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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미리 추천드립니다.
이제 집으로 가야겠습니다.
많이 어두워졌습니다요.
^^
첫댓글 급 서점으로 달려가고픈 충동이 일었습니다
저는 또 성격이 인터넷 주문해놓도 기다리고 이런거 몬합니다
사서 바로 갖고 와야지~~
행님 덕분에 좋은 책 알게되었네요
고맙습니다!
독후감은 못씁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