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실장으로 미국을 방문하며 다종교 한국사회의 군종제도 틀을 연구하는 김말환 법사
/ 김광선-본지편집위원회
김말환 법사는 대령으로 국방부 군종실장이다. 국방부 군종실장이란 육군, 공군, 해군의 기독교 군목, 천주교 신부, 불교의 법사들의 행정적, 법률적, 예산에 관한 것을 행정업무를 통합조정 해주는 통괄적인 역할을 한다.
김 법사는 8년 전인 1995년 국군의 육군 종합행정학교 군종 교육을 담당하는 군종학 과장으로서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계급은 중령이었는데 미 육사와 미 국방성, 그리고 사우스 캘로라이나에 있는 군종학교를 방문하였다. 이번 방문은 7월 3일 L.A.를 거쳐 워싱턴D.C. 미 국방성을 방문하고 뉴욕을 거쳐 귀국하였다.
다음은 김말환 군종실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질문: 1995년 4월 방미 목적은 무엇이었으며 방문 장소는 어디였습니까?
당시 방미 목적은 육군 군종장교들인 목사, 신부, 법사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책임자로서 교육을 하면서 미국에서 군종장교들의 교육을 어떻게 시키고 있는가를 충분히 검토해보고 미국의 군종 교육내용 중 좋은 부분을 채택하여 한국군종장교들에게도 그런 좋은 교육을 도입하려는 목적에서 방문하였습니다.
첫 번째 방문지는 뉴욕에 있는 미 육사였습니다. 여기에서 군종교육을 어떻게 시키는가를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워싱턴 D.C. 미군 교육사를 방문하였습니다. 교육사령부 안에 교육을 담당하는 미 군종실이 있는데 이 군종실의 역할과 교육 내용 등 여러 가지 자료를 수집하고 군종관련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때 교육사에서는 군인들의 자살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잘 계발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기서 살펴본 내용을 정리한 다음에 이 토대 위에서 사우스 캘로라이나 미 군종학교를 방문하여 자료를 입수하였습니다.
질문: 군종학교에 대하여 좀더 상세하게 설명하여 주십시요.
군종학교는 군종장교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독립된 교육기관인데 한국에는 없습니다. 이 군종학교에서는 임관을 위한 교육이 있고, 중간 과정을 공부하는 교육이 있고, 참모과정 교육 등 각종 교육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군종에 관한 모든 것은 군종학교에서 이루어집니다. 군종감은 소장이고 군종학교장은 대령입니다. 또 미국에는 1,200여 명의 군종장교들이 있습니다. 저는 미국의 군종들이 병사들과 군과 함께하는 군종장교들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교육에 관한 좋은 제도를 국군에서 받아들이는데 관심을 가졌습니다.
질문 : 1995년 방문에서 확보한 자료들을 한국에 가지고 가서 어떻게 군종 제도나 교육에 적용하였나요?
그것을 가지고 한국에 가서 군종의 새로운 교육제도를 도입하는데 많은 참고를 하였습니다. 제가 당시 중령 계급의 과장 직책으로 군종 교육을 담당하였는데 과장으로서는 군종의 독립된 교육을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좀더 자세하게 말하면 군종장교들은 일반병과 대령밑에 군종학과가 있었습니다. 대령이 모든 통제를 다했기 때문에 군종장교들은 이 대령이 하라는 대로 따라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우를 봤을 때 군종은 스스로 교육을 창의적이며 올바르고 발전적으로 해야 군과 국가에 뭔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부서를 군종학과에서 군종학처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제가 마침 육군본부 군종감실로 전근을 가게되어 거기에서 미국에 있는 모든 자료를 가지고 이에 근거하여 육군참모총장과 교육사령관에게 보고드려 중령의 학과를 학처로 만드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많은 자료와 미국에 계시는 많은 분들의 도움 덕택에 국군 발전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를 가져 온 것이지요.
질문: 결국 1995년 방미가 국군의 군종교육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군요?
그렇습니다. 국군의 군종은 6. 25 전쟁 끝나고 목사와 신부 중심으로 생겼습니다. 이들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진행되다가 불교가 군종에 참여한지가 26년 정도 되었습니다. 목사와 신부들은 신앙적으로만 신경을 쓰고 병과 발전을 위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국군에도 미군의 영향을 받아서 1979년까지 임시 군종학교가 육군본부에 있었지만 군종이 무슨 교육이 필요하냐 하는 여론이 일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군종교육은 일반장교 교육과 함께 하는 합동교육으로 흡수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군종이 고유의 정체성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군종 고유의 정체성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저에게 있었는데 1995년 미국 방문이 40여년 만에 국군 군종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제도의 틀을 마련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는 언제 어떤 분들은 만났습니까?
저하고 해군 박정혜 법사가 7월 8일과 9일 미 국방성 펜타곤에서 미 육군 군종감 소장 군너츠, 해군 군종감실 차감 트랜드 캐시 준장을 만났습니다.
질문: 이번 방미 목적은 무엇입니까?
본국에서 불교, 기독교, 천주교 뿐 아니라 원불교, 천도교, 대순진리회, 제칠안식교, 통일교 등에서 군종장교를 소수라도 들어와야 한다는 강력한 건의를 꾸준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2년 12월 30일부로 법이 개정되어 국방부 인사법에서 소수 종단도 들어올 수 있는 문호를 열었습니다. 그래서 소수 종단 군종들이 군에 와서 어떻게 활동하고 어떤 직책을 가져야 할 것인가가 가장 근본적으로 대두된 문제입니다. 방미의 첫 번째 목적은 그래서 이 종단에서 군종장교로 들어온다면 어떤 위치에서 활동하게 할 것인가 하는 제도를 만드는 자료를 구하러 왔습니다.
미군의 육군 군종은 현재 130여 개의 교파와 종파에서 온 1,300여 명의 군종 장교가 있습니다. 소수 종교를 보면 이슬람 7명, 유대교 9명, 그리이스 정교 11명 등이 있는데 아쉽게도 불교가 없습니다. 비율로 보면 개신교 목사가 87%, 천주교와 기타 종교가 13%입니다. 미군 군종의 인사 원칙은 모든 종교가 크건 작건 처음 배치는 대대급에서 부임지를 배정받고, 군 생활을 오래하고 진급하게 되면 차차 상급부대로 가게 된다고 합니다.
방미의 두 번째 목적은 ‘여성 군종 장교들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가?’하는 부분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국군에서도 여군이 많이 들어와 있고, 여성 장교들이 있듯이 여성 군종장교들이 들어올 때가 되지 않았는냐 하는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습니다. 조계종에서는 비구스님들이 부족하니까 비구니스님들이 군에 가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미군의 여성 군종장교는 37명 있습니다. 역사가 40~ 50년이 됩니다. 최고위직은 대령으로 두 명이 있다고 합니다. 진급이나 보직이나 훈련에 남·여 똑같이 하고 있고 여성 종교지도자가 있으면 언제든지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합니다.
질문: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 같이 비구니 스님들이 군종장교로 군에 갈 수 있다면 한국불교계에서는 큰 사건이 될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국군에서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장차는 여자 목사도 군종장교가 될 수 있고, 비구니 스님도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불교계에서는 조계종에서 비구니계와 잘 상의하여 군종법사가 부족한 부분을 비구니계에서도 충당할 수 있다면 이것은 한국불교계에서 획기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질문: 현재는 미군에는 불교 군종장교가 없지만 전에 일본인 스님들이 군종장교로 복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예, 10년 전에 일본인 스님 2명이 군종장교로 군무하다가 제대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고 들었습니다.
질문: 현재 미국에서 불교가 군종장교가 없는데 어떻게 하면 불교계에서 군종장교로 갈 길이 열릴 수 있을까요?
저는 군종실장이지만 법사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습니다. 제가 만난 분들에 의하면 이 분들도 미군에 불교신자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미국은 여론의 나라이기 때문에 여론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불교군종장교가 선발되기 위해서는 두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는 군 내부에서 군인들중 불교신자들이 불교 신앙을 지도해줄 군종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영어가 가능한 영주권을 가진 스님들이 군종장교로 지원을 하여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의 젊은 법사들이 전역하여 미국에 와서 영주권을 받아 미군 군종장교로 미국인들과 미국군인들에게 불교를 포교하고 불교적 이념으로 군을 튼튼하게 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질문: 군종장교로 지원할 수 있는 나이는 어떻게 됩니까?
신부들의 경우 40살이 되어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60세 까지 근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입대하게 되면 3년 근무하고 본인의 희망에 따라 제대할 수도 있고 연장하여 근무할 수 있습니다.
질문: 군종실장으로서 하시는 주요 업무 외에도 또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여러 가지로 능력에 한계가 있지만 현재 불교에서 미진했던 부분, 불교에서 소외되었던 부분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보완하고 또 요구하여 목사, 신부들이 많은 속에서 어떻게 형평과 균형에 맞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를 항상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그런 정보를 다루는 입장이기 때문에 국방일보,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청취할 수 있는 FM 101.1메가헬쯔 국군방송의 ‘내 마음의 쉼터’ 일요일 9시부터 9시 40분 프로그램 등에도 관계하고 있습니다.
질문: 마지막으로 이번 방문을 정리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는 현재 대통령 령으로 ‘군종위원회 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데 미국에는 군종위원회 법이 이미 있더군요. 현재 군종장교가 없는 종교는 이 군종위원회 법을 통과해야 하는데 원칙상 종교는 자유이기 때문에 모든 종교에 문호를 열어줘야 한다는게 군종위원회의 원칙이라 합니다. 또 지금 미국은 세계 경찰국가로서 세계 여러 분쟁과 전쟁지역-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보스니아에 군종이 약 400명 파견되어 있고, 유럽에 200명, 한국에 42등 총 700명이 파견되어 있습니다. 전시와 위험지역에서 장병들의 공포심을 제거하고 용기를 북돋우는데 군종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이런 부분을 국방성에서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부분을 이번 방문을 통해 알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가서 군종 역할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새로운 차원에서 군종의 발전을 가져 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미군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심기위하여 미국에 와서 교육을 받아야 하고 미국의 문화와 미국인의 의식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현역 군종장교들이 약 1년간 연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터 보려고 합니다. 이런 부분을 미주현대불교를 비롯하여 미국에 계시는 많은 스님들이 뒷바라지 해주기를 부탁합니다.
[2003년 8월 15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