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쨋날 아침
우린 어제 버스를 잘 못 타는 실수는 반복할 수 없다는 결의를 다지며
다시 81번 버스에 오른다
이번엔 더 치밀한 준비를 하고선~~~ㅎㅎ
그리고 운전기사 뒤에 바짝 붙어 우릴 버스터미날에 내려 줄 걸 아주 간곡히 기사에게 부탁한다 ㅎㅎ
물론 몸짓 발짓~~~ㅋ
늙어서 효과가 있을지는모르지만 미인계도 써 보고~~ㅋ
그래 한번의 실패로 충분했다
어제 기사와는 달리 이 기사는 이방인에게 친절을 베풀며 잊지 않고 여기서 내리라고~~
쓰바씨바~~~ㅎ
터미날에 도착한 우린 그 감동을 이렇게 인증샸으로 남긴다
우수리스크행 허름한 버스를 타자 건너 옆자리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 둘이 앉아 있다
중국인은 무조건 아니고 러시아에 사는 카레이스키(고려인)과도 구별되는~~
어딘가 모르게 북한 사람 같은~~~
알아듣기 쉽지는 않았지만 분명 우리말을 한다
조선족일까?
하지만 내 직감에 조선족도 아닐 듯~~
그의 가슴에 빨간 빼지를 봐서일까?
북한동포와 함께 찍은 사진은 이렇게 스티카로 가렸다 그는 인터넷에 공개되는 걸 많이 곤란해 해서~~
혹시 북녘동포 아니십네까?
그렇습네다
우린 남쪽에서 여행 온 같은 동폽니다
아이구 이런데서 만나니 반갑습니다
우린 반갑게 악수를 하고 얘기 봇다리가 펼쳐진다
나보다 10년 정도는 아래로 보이는 그는 비교적 남한 정세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와화벌이로 러시아에 와 있는 건설노동자인데 붉은 작은 뱃지를 단 게 지위는 약간 높은 듯
내내 말한마디 없는 동행한 초라한 행색의 다른 동포와는 구별이 된다
우린 지금 다시 고난의 행군에 들어섰씨요
미제놈들이 우릴 죽이겠다지만 우린 그냥 죽진 않아요
뱀도 밟으면 물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도 몽둥일 만들어 논거에요
저쪽에서 치겠다면 우리도 그냥 맞지는 않을 거야요
우리도 몽둥이가 있으니까요
이제 전쟁나면 남북은 그냥 재만 남아요
북은 1945년 일본에 떨어진 원자탄을 잘 기억하고 있씨요
얼마나 무서운 건지 우리도 잘 알고 있지요
전쟁은 정말 일어나선 안되지요
다 죽으니깐~~
그는 중간중간 김일성동지의 위대함을 찬양하며 줄줄히 막힘없이 일장 연설을 한다
난 거의 듣기만 했지만 가끔 추임새도 넣는다
얼쑤!!!ㅋ
그래요 싸우면 다 죽는 건 우리도 잘 알아요
사이좋게 잘 지내야 하는데 요즘 정세는 평화와는 멀어지는 듯 참 안타깝습니다
전에 김대중 로무현대통령때 우리 도움 많이 받았다는 거 잘 알고 고마워합니다
그게 한핏줄을 나눈 동포아닙니까?
박근혜대통령두 2003년에 평양에 와서 우리의 위대한 김정일동지와 아주 우호적이었지 않았어요?
그래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며 기대를 많이 했씨요~~~(뜻밖의 소리다 ㅎ)
근데 요즘 치마를 뒤집어 썼어요 (그러구 보니 말이 되네?한반도프로세스니 통일대박이니 시베리아횡단철도 경원선과 연결 라시아 가스관 등 모조리 나가리~~ㅋ)
그리고 그는 의외로 서슴없이 우리의 경제수준이 자기네와는 비교가 안될정도라는 것도 인정한다
우리경제는 많이 낙후 됐어요
우리가 자랑하며 지은 공장들은 이젠 더 이상 쓸 수 없는 고물이 됐씨요
남쪽에 비해 형편없다는 거 우리도 잘 압니다
하지만 우린 자원이 많아요
노동력두 우수하구~
남쪽의 기술과 자본이 우리와 합쳐지면 우리 세계 최강국도 될겁니다
무기만해도 그렇지 않습니까?
북남이 합쳐 봐요 세계 누구도 우릴 넘보지 못하는 강국입니다
그의 얘기를 통해 내가 좀 놀란 점은 고위층이나 전문가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그는 남쪽 정세는 물론 세계정세에도 소상히 아는 듯했다
-말중에 그의 직업이 건설노무자 관리자 정도인 걸 알게 됐다-
허긴 아무리 폐쇄적이라 할지라도 세계는 인터넷으로 엄청난 정보를 공유하는 세상이 아닌가?
그걸 숨긴다는 건 불가능할 거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거침없이 말하는 건 일반 북한인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걸까?
그러진 않을 거단 생각이 든다
그는 북한 일반주민과는 달리 정보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러시아 땅에 있으니 그럴지도~~
하여튼 한국전쟁 중 홀로 월북한 아버지의 영향인지 북에서 태어난 그는 아직 아버지의 남쪽 고향을 고향으로 알고 있고
그래서 어서 통일이 돼 꼭 가고 싶다고~~
그런 반면 난 부모님의 고향이 모두 평안도면서도 난 북의 그곳을 고향으로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다는 것도 이상하다
지금 남북은 과거 대치 상태로 돌아 가 긴장 상태다
남북 뿐만 아니라 중국과도 마찬가지 악화일로다
전쟁이 바로 터질 거 같진 않지만 어쨋든 평화의 시기가 아닌 건 분명하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선 연일 전쟁과 테러로
아무 죄없는 선량한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다
전쟁이냐? 평화냐?
공존이냐 치열한 패권다툼이냐?
종교적 인종적 갈등
거기다 세대 간의 갈등도 심상치 않다
평화는 찾아 보기 힘들고 온통 적대적인 시대가 된 듯하다
김정은세습독재 정권이나 트럼프같은 극단주의가 득세하는 세상~
필리핀 두테르테, 러시아 푸틴, I.S~~
지금 지구라는 자그마한 행성에 사는 인간들은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공멸로 가는 건 아닐까?
그건 기우에 불과한 지나친 걱정이라면 좋겠지만
인류가 있는한 전쟁은 끊이지 않았고
낙관적인 시각으로 태평하다는 건 나태하고 무책임인 걸로 밖에 내 눈엔 안보인다
나나 이 친구나 골육상쟁의 처참한 전쟁을 격은 우리 부모 세대와는 달리
어쨋든 평화의 시대를 살아왔다
과거엔 이러다 전쟁이 터지는 거 아니냐며 마트에서 라면을 사재기 하는 장면도 더러 있었지만
지금은 왠만한 사건이 터져도 그런 일은 없고 증시에도 영향이 별루 없고 사재기도 없다
만성이 된건가?
아님 전쟁은 일어나서도 일어날 수도 없다는 얘긴가?
터지면 누가 이기고 지고 할 거 없이 다 공멸인데?
이 북한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우울한 표정으로 말 하지만 심각도 한듯~~
전쟁나면 우린 잃을 게 없어요
하지만 남은 많이 잃을 겁니다
협박처럼 들리지만 그의 말도 일리는 있다
거지랑 부자랑 싸우는데 들고 있는 몽둥이는 비슷하다
아니 지금으로선 핵을 가진 거지가 더 강할 수도 있다
그러면 누가 손해겠는가~~ㅎ
그런뜻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누가 아나?
미치광이들이 누군가 먼저 땡기면 전쟁인데
그래봤자 결국은 공멸 뿐이다
이 친구가 찍어준 사진이다
함께 찍은 것도 있는데 내가 우리의 얘기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릴거라 하자 우려스런 얼굴로 자기얼굴 올리지 말아 달라고~~
이름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허긴 나도 이런 만남과 대화는 과거 군사독재시대엔 안기부에 끌려 가고도 남았을 거다
지금도 그럴지도~~ㅎ
그럼 나는 통일열사가 되는 거지 뭐~~ㅋ
이친구랑 1시간 반 동안이나 떠드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게 우린 목적지 우수리스크에 도착한다
북녘 동포여 우리 살아 생전에 통일을 볼지는 지금 같아서는 막막하지만
그날이 어서 와서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합니다
버스에 내려 반대편 창가 앞으로 가 동포 친구를 향 해 손을 흔든다~~ 안녕~~~~
잘 가라우 북녘 친구~~
통일 돼서 만납세다 남반부 동무~~ㅎㅎ
동무? ㅎ
허긴 내가 좋아하는 친구나 동무나 마찬가지 아닌가?~~ㅋ
선팅 된 창에 희미하게 보이는 그의 얼굴이지만
그도 활짝 웃고 있다
레마르크의 소설 '서부전선 이상 없다' 에서
러시아 군과 대치하고 있는 독일 어린 학도병은 우리가 왜 서로를 죽여야 하는지 모르겠단다
전쟁은 순전히 정치하는 놈들 끼리 맘에 안맞아 전쟁하는 데 지들끼리 싸워서 결판을 내든지 해야지
왜 엄한 사람끼리 죽이게 만드나? 라는 장면이 있다
그래,꼭데기 거들럭 거리는 놈들이 지들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거라면 지들끼리 싸우다 뒤지든 말든 하고
우리끼린 사이좋게 잘 살아 봅시다~~~^^
이게 내 속맘이다 ㅎ
북한 동포와 재밋는 대화로 1시간 반이 눈깜짝할 사이에 우스리스크터미날에 도착한다
그리고 택시기사에게 미리 검색해 찍어 둔 스마폰의 이 사진을 보여주며
렛스 고!!!ㅎㅎ
기사는 고개를 끄떡이며 악세레타를 밟으며 핸들을 꺽는다 ㅎㅎ
우스리스크에 온 이유는 순전히 이 고려인문화센터다
2004년 기업인, 그리고 민간인의 지원으로 설립한 고려인문화센터
고려인문화센터 2층에 있는 멋진 카페는 서울 강남에 내 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고급스럽다
강남에 있는 커피점에 가 봤냐구? ㅎ
안 가 봤다 ㅎ 그냥 그럴 거 같아서~~ㅋ
안내원이 비디오로 고려인의 역사를 보여준다
길지는 않다
10분 정도?
하지만 잘 만들어 고려인역사를 쉽게도 많이 배웠다
관객은 우리 둘~~ㅎㅎ
이 센타 건립을 지원한 한국기업과 민간인들의 명단이다
참 훌륭한 일을 한 분들이다
연해주 한인사를 잘 보여주는 뜻깊은 역사관이다
이날 고려인역사관엔 우리가 유일한 관람객이다 ㅎ
1층이 역사관
2층이 카페다
귀여운 고려인 아가를 담아 봤다
환희 하은이가 보고 싶다~~ㅠㅠ
아가들을 보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
점심 시간이지만
카페에서 샌드위치 한 조각을 먹어선지 배가 안 고프다
현지인들 처럼 그들이 먹는 빵으로 점심을 때운다
공원~~
인구도 얼마 안되는 읍정도 도시에 공원은 참 많다
우수리스크 기념으로 모자를 산다
난 여름용 도리구찌
러시아식이어선지 모양이 특색이 있다
2미터는 될거 같은
러시아 꺽다리미녀와~~ㅋ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 시골 장터 같다
골동품도 탐이 나지만
짐이 돼서~~ㅉㅉ
우수리스크 러시아 키릴문자는 이렇게 쓴다
YCCYPNNCK
이걸 보고 우스리크라고 누가 알겠나?
영어로 쓰면 USRISK ㅋ
참 알파벳이 삐딱하다
블라디보스톡 버스터미날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갈 데가 있다
버스에서 만난 북녁동포가 아르켜 준 금강산식당~~
이 때가 4시 쯤?
손님이 우리밖엔 없다
저녁이라도 손님은 별루 일거 같다
그동안 한국 관광객이 외화벌이에 도움을 많이 줬었는데
요즘 여행사에서 북한 식당을 옵션으로 하기는 어려울 거다
하지만 우린 북한 음식이 먹고 싶어 갔다!!!
내 어머니 맛을 맛보려고~~
먼저 평양소주에 안주로 회무침을 시켜 봤다
평양냉면도~~
근데 이건 함흥냉면이다
면이 찔기고
육수는 너무 맵다
블라디보스톡이 함흥과 가까워 그런가?
어쨋든 평양냉면은 분명 아니닷!!
그래도 맛은 있다
가격도 캄보디아 씨엠림에서 보다 많이 착해졌고~~
블라디보스톡 금각교 입구에서 북쪽으로 조금 지나면 있다
버스정류장에서
금강산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느긋하게 호텔로 돌아간다
어스렁 거리며 걷기도 하다가 시내버스를 타 본다
퇴근 시간이어선지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러시아에서의 3일 째 긴하루가 지난다
러시아 음악-노취(부제- 인생의 길)
첫댓글 한반도 북쪽의 자원과 노동력
남쪽의 자본과 기술력이 결합한다면 ...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까지도 앞지를수 있다는
남쪽으론 해양
북쪽으론 대륙
일본이 왜 호시탐탐 우리나라를 노리겠어요...?
이렇게 좋은 지리적 요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늘 강대국에 끌려다니는 우리나라 정치인들
답답합네다!!!
그러게말입니다
러시아에서 만난 북한동포와 전 아무 적개심도 없는데 ~~~~ㅠㅠ
하지만 희망도 있을겁니다
이대로는 안 되니깐요~~~^^
미제놈들이 우릴 죽이겠다지만 우린 그냥 죽진 않아요
뱀도 밟으면 물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도 몽둥일 만들어 논거에요
저쪽에서 치겠다면 우리도 그냥 맞지는 않을 거야요
우리도 몽둥이가 있으니까요
이제 전쟁나면 남북은 그냥 재만 남아요
북은 1945년 일본에 떨어진 원자탄을 잘 기억하고 있씨요
얼마나 무서운 건지 우리도 잘 알고 있지요
전쟁은 정말 일어나선 안되지요
다 죽으니깐~~
물론이지요 우리 그 찬란한 고구려 발해 민족이 어찌 그리 쉽게 당하겠습니까
외국이 우리 북한을 침공한다면 나부터가 총들고 같이 싸워줄 것이요
걱정 마시요 북녁동무...전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두테르테 .푸틴의 철권통치 시진핑의 황제정치 . 트럼프의 막장 협박정치
어느 나라 지도자나 다 약간의 카리스마는 있는법
우리 남북이 서로 아끼고 위하고 보듬어야 하지요
한핏줄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