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거창에서
<쌀농부>라는 인터넷을 운영하며
청정한 우리 농산물 일체를 판매하는 분이 계십니다.
저와는 일면식도 없지만 단지 믿음이 가서
오랫동안 거래를 하고 있는 분입니다.
얼마 전 그분에게 상추불뚝이를 좀 구해 주십사고
취급품목에도 없는 부탁을 드렸더니
값도 안 받고 글쎄 싱싱한 상추불뚝을 한 박스나 보내주셨더군요.
구멍 뚫린 속 비닐을 한 겹 싸고 다시 신문지를 씌워 박스에 넣어 보내주었는데,
얼마나 빨리 날아왔는지
상추 잎에 이슬방울도 채 마르지 않았습디다.^^
(정말 좋은 세상 아니겠습니까!)
그래 감탄과 감사함을 동시에 뇌면서 상추불뚝이들을 꺼내고 있는데
그 속에서 어린 청개구리 한 놈이 폴짝 뛰어나오는 겁니다.
바로 아래 요↓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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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상추 잎새에 안기어 안전하게, 무사히,
무임승차 무단상경을 저질은 저 용감한 녀석,
얼마나 배짱이 두둑한지
제 손바닥 위에 올려지고도 개굴눈 말똥히 뜨고서
도망갈 생각도 않는 아주 맹랑한 놈이더군요.
서울이 어떤 덴 줄 눈치도 못채고 말입니다욤.^^
그 담대 혹은 담무한 기질을 보니 서울살이 잘 해 내겠다 싶어
화단의 푸성귀 위에 올려주고 수돗물 한 바가지 쫙 끼얹어 주었더니
앗따 놀라워라고, 그제서야 폴짝 몸을 숨겨버렸습니다.
그 이후 녀석이 잘 적응을 하고 있나.....
푸성귀를 만져줄 때마다 눈여겨 살펴 보았지만
자취를 찾지 못하다가, 어저께, 소나기 쏟아지던 때
마룻장 고물건 진열대 밑을 손질하던 중
그 틈새에 숨어 할딱거리고 있는 녀석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사이 많이 컸더군입쇼.
그래봤자 청개구리겠지만서도 몸통이 실하고,
청색도 많이 짙어져 있었습니다.
비 많은 서울에서 행여 지 몸 떠내려갈새라
마룻장 고물건 틈새까지 찾아내어
안전하게 피신하고 있는 폼새가 어찌나 청개구리스러운지......
반가워서 호호호 웃다가
기특스러워 사진이나 한 장 더 찍어두려고
디카를 찾아들고 다시 가 보았더니 글쎄.....
수돗물 덮어 씌운 전과를 알고나 있는 듯,
제꺼덕 은신처를 옮겨 버리고 없지 몹니까.
얄미운 청개구리 녀석!
지금 우리 박물관 한뼘밭에서 씩씩하게 살아내고 있습니다.
첫댓글 ㅎㅎ 고놈...조그마한 웅덩이도 하나 파주시고 거창에 연락하셔서 담부터는 암수 갖춰 서울로 출가시키라고 하십시오...어...그리고 벌써 한달 반 이나 지난 게시물이네!!..그놈 아직 잘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