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ARTIST
김상순
Kim, Sangsoon
素材에서의 絶對解放, 表現主義 樣式의 心象藝術
김남수 / 미술평론가
세계적인 畵聖들은 저마다 자기의 畵法과 言語를 가지고 있다. 비근한 예를 들어 피카소나 샤갈, 고흐나 세잔느, 달리 등은 각기 자기언어를 가지고 있고 그 누구도 닮지 않은 자기만의 창작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그림은 얼핏 시각적으로 명징하게 구분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으로 공인된 명화로 단정하기에는 아직은 후세의 史家들의 몫이 이기도 하지만 가령 서양화의 박수근, 이중섭, 동양화로는 겸재 정선, 오원 장승업, 생존 작가로는 산정 서세옥 등을 지적할 수 있지 않을까. 산정은 90년대 중반 파리의 FIAC전에서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이븐 크라인 쥬니아’와 함께 세계적인 작가로 공인을 받았고, 스위스의 바젤 아트페어에서 100호 크기 20점의 전시공간을 할애 받아 이 대회 초유의 전시작품초대의 행운을 안았으며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리스디(RISD)대학교 박물관에 초대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60년대 초 한국미술의 현대화에 기수적 역할을 맡고, 한국화단에 추상표현주의를 뿌리 내리게 한 중심인물로 산정 서세옥을 지적할 수 있다. 그는 한국미술사에 남을 산 증인이요, 정상의 작가로 이미 높은 평가를 받았다. 파리의 FIAC에서 세계적인 화가로 공인을 받아 당시 파리의 미술전문지 “아트프레스 드 라 보자르”가 대서특필하여. 격찬을 한 바 있고 세계적인 평론가와 화상들의 호평과 관심을 끌었다. 미국의 대학 가운데 가장 오랜 전통과 우수한 박물관으로 권위를 자랑하고 있는 리스디(RISD)는 작가에게 명예 미술박사학위를 수여하였으며 동 박물관에서는 세계적인 畵聖 피카소, 루오, 마티스, 샤갈 등의 작품과 함께 기념 전시회가 있었고 현재 이 박물관에는 작가의 작품이 이들과 함께 소장되어 있다.
프랑스의 저명한 세계적인 평론가 미쎌 누리자니는 “아취와 섬광의 미” 라는 제하의 글에서 “낙뢰처럼 그러나 서서히 먹이 종이 위에 흩어진다. 나는 듯, 가볍게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손은 붓을 이끌고 또 붓에 이끌리면서 선을 긋는다. 심연의 검정이 필선을 벗어나 부드럽고 경쾌하게 번져 나간다. 단호하면서도 묘하게 표류하는 듯한 먹선 들은 달아나는 그 무엇을 추적하는 듯하다. 명실공이 세계적인 작가로 공인이 된 셈이 아닌가 -중략- 동양의 수묵사상이 서양인의 눈에 비친 국제적인 시각인 것이다.
본지에 수록이 되고 있는 표지작가 묵당 김상순은 서울대에서 산정 서세옥 화백을 스승으로 모셨으며 정신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제자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묵림회 창립의 멤버로 참여했으며 작품세계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다.
묵당 김상순의 작품세계는 표현주의 경향의 중용(中庸)과 상대성의 원리와 ‘생성과 소멸 ’ 등 억겁이 흘러도 변치 않는 자연과 우주의 질서를 자기만의 어법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불사르고 있다. 전통이 급조된 오늘의 현대미술은 뿌리 없는 개화처럼 말의 膾炙만이 실존할 뿐, 내용이 없는 비창조적 행위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성급한 승부욕 등 헤프닝은 생명력이 단명하고 실증만을 안겨 줄 뿐이다. 다시 말해 현대적 논리에 따르지 못하는 획일성과 허구성은 그 논리적 전개가 비슷하다거나 혹은 돌연변이나 기행이 아니면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갓 71세를 맞고 있는 원로 화가 김상순의 작품세계를 집중 탐구해 보는 것은 작가의 예술과 생애를 통하여 예술의 진수를 음미해 보는 등 오늘을 살아가는 후학들에게 자성의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교육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작가는 필생을 후학들을 위해 미술 교육자로서 몸담아 오다가 6년 전 지병으로 정든 캠퍼스를 떠났다. 따지고 보면 전업 작가로 출범하는 원로의 중간결산의 의미도 있고 전업 작가로 전향하여 본격미술을 시작하는 새로운 출발의 깊은 뜻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의 예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정신주의와 사상, 주제들은 어떤 것인가를 음미하는 등 그의 예술을 심층 분석해 보기로 한다
形而上學的 思惟의 哲學
그의 회화 수업기와 창작활동의 시기를 편의상 3기로 나눌 수 있다. 60~70년대의 수묵을 주조로 한 추상 표현주의 시기, 새로운 신 조형산수에 탐닉했던 중고교 교사시절, 그리고 근작들에서 보여주는 표현주의 양식의 탐구가 그 것이다. 80년대는 산을 주제로 연작들이 주조를 이룬다. 초기에는 실경과 진경 등이 화폭에 등장했고 후기에는 표현양식과 기법상의 변화, 그리고 매재의 탐색 등 산의 내부에 색면과 색채를 삼투시키는 등 먹과 채색의 적절한 융합을 통한 독자적인 회화양식을 정립했던 시기다.
90년대부터 현재까지는 대자연의 원초적 근본을 형상화 하는 이미지 작업들이 전개된다. 자연의 생성과 소멸, 모든 실존의 원천이 일원이기론(一元二氣論)적 음과 양의 우주질서와 상대성 원리에 있다고 보았으며 동양적 사유와 철학에 바탕한 작가의 미학이 이때에 태동한 것이다.
한마디로 먹이 갖고 있는 특유의 공간성과 형상성이 결합되어 조형의 콤퍼지션을 확립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캔버스의 사각의 공간은 조형의 바탕일뿐 작가의 이미지와 형상, 주제와 사상은 무한한 공간으로 비상하는 돌출의 욕구가 항상 조형의지로 그의 심연에 자리잡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응축되고 축쇄된 최소한의 언어는 가장 간결한 기호로 축약되었고, 재창조나 재구성의 새로운 조형질서가 형성되는 등 한국미의 새로운 컨셉을 전개하고 있었다.
작가의 語法과 造形理論
평면과 공간, 형상과 이미지의 연출 등 축약한 분할과 공간의 집성, 상대성의 원리에서 일어나는 화합과 상생은 음과 양의 기운을 조형화 하여 선(善)의 미학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그는 새로운 선과 색의 심미안적 감각으로 창조적인 예술작품을 연출해 냈다.
그는 기법과 정신면에서 충분한 수련을 쌓은 후 意想을 작화할 때 점과 선의 필세가 단 한 번에 끝나버리는 고답적이고 문기 있는 경지에 도달하고 있었다. 이른바 문인산수나 신조형산수 등 기법주의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정신주의에 몰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상을 초월하여 공간에서 구하고, 전통에서의 절대해방, 절대자유의 미학을 누려온 것이다. 자연의 단순한 재현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전통적인 묘법인 감필, 발묵, 파묵, 선염 등 대상으로 변환, 구상과 비구상의 회화세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었다. 모든 존재의 원천이요, 중용의 철학을 통하여 미학의 진수를 실현하고 있다. 만남과 이별, 낮과 밤의 상생의 이치, 하늘과 땅, 자연과 인간, 이 모든 조형의 실상들은 미학을 통하여 승화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장황한 설명이나 췌육을 떨쳐버린 그의 추상적 발상도 압축과 긴축의 기발한 발상이 만들어낸 섬광과 같은 것이며 최소한의 언어로 축쇄한 것이 묵당 김상순의 회화사상이다.
동양화를 연구한 모든 석학이나 원로들이 새로운 조형적 심상표현으로 노장사상(老莊 思想)이나 육조단경(六祖檀經) 등에서 미학의 근거를 삼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묵당 김상순의 경우 동양미학의 道家사상이나 禪을 통하여 또 다른 조형의 폭을 심화시켜 나갔다. 그림은 심안으로 관찰하고 천착해 가는 것이지 결코 눈으로 보고, 육안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깨치고 있다. 그가 화재로 선택하고 있는 한국의 산과 암벽, 계곡과 사슴, 시장생의 소재들은 그 모두가 자연을 정관하고 관찰하는 수단이나 방법일 뿐 큰 뜻을 두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결론으로 정리를 하면 묵당 김상순의 작품세계는 추사의 ‘游天戱海’ 사상처럼 자유분방하면서도 자유의 미학이 그의 심연을 관통하고 있으며 삼라만상을 자유자재로 유영하면서도 광대무변한 우주의 질서가 운용되고 있다는 것을 메타포로 풀이되고 있다.
심상의 미학은 작가의 우주관이요, 미학의 실체인 것이다. 영원불멸하는 자연의 질서를 묵시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오늘의 그의 조형세계가 형성되기까지에는 숱한 실험과 다양한 변화의 욕구, 삶의 경험 에서 얻어진 갈등과 고뇌, 미지의 세계에 접근해 가려고 하는 새로운 충동과 도전,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응집되고 확산되면서 총체적인 묵당 김상순의 예술세계는 탄생한 것이다.
묵당 김상순은 1936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다. 서울미대를 졸업한 후 바로 교육계에 투신했으며 서울 서초중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정든 교육의 장을 떠났다. 60년대 표현주의 물결이 우리나라에 최초로 태동을 했으며 서세옥 선생을 중심으로 ‘墨林會’가 창립될 무렵, 창립멤버로 참여를 했으며 지금까지 초지일관 자신의 회화사상을 지켜온 원로다. 그동안 국내외 초대전 등을 가져왔으며, 외곬이로 올곧은 예술인으로서의 외길을 걸어왔다.
김상순 / 墨堂 金相淳 / Kim, Sangsoon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1957)
• 墨林會員展 쪾朝鮮日報 現代作家 招待展
• 國際自由美術 招待展 쪾韓國畵會員 創立展
• 大韓民國 國展 입선 3회, 특선 2회
• 韓國 元老 重鎭 作家招待展
• 아세아 現代美術招待展
• 韓?아랍 交流 招待展
• 韓國美術作家協會 동양화분과 이사
• 韓國現代美術 招待作家展
• 독일 슈발바흐 초대전
• 瑞一 中學校長, 德壽中學校長, 中原中學校長
• 현:韓國畵會員, 韓國美術協會員, 國際造形術協會 韓國委員會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