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에 대한 얘기를 쓰고 싶지 않았는데, 존경하는 어느 분께 다녀온 얘기를 드리다 보니 글을 올리지 않으면 혼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래서 공연 내용보다는 신변잡기처럼 써 봅니다.
우면당 지하 주차장에서 올라가는데 간단한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얼핏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올라가니, 티켓을 팔고 있더군요. 더욱 이상한 마음에 프로그램을 집어드니, 아뿔싸 해금 공연입니다. 아하 이런 내가 날짜를 틀리게 알았구나. 그러고는 나와서 예악당으로 가니, 대금가방을 든 많은 사람들..
팜플렛을 보니, 공연준비하는데, 새정부 들어서 지원자금이 줄어들었다고 쓰셨네요. 새정부의 문화지원정책에 대한 기대가 꺾인 아쉬움을 노골적으로 머리말에 올리고, 그러고 공연 곡 중에는 대금독주와 거짓말이라는 곡도 있습니다. 작곡자는 지도급에 있는 사람들이 거짓말이 싫다라고 하셨네요. 곡 자체는 하나의 본청으로 여러 음계를 섞어서 거짓말처럼 만들었다고 하는데, 흠. 그러면 곡도 거짓말 듣듯이 싫게 작곡했을라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기다렸습니다. ㅋㅋ. 대금하시는 분들이 왜 이리 반골기질이 강한가요.
첫 곡은 도드리, 밑도드리와 웃도드리를 같이 하는데, 어느 장에서는 같이 잘 어울리고 어느 장에서는 귀에 거슬리더군요. 화음과는 다른 개념을 갖고 있는 게 우리 음악이지만, 흠. 개인적으로는 송구여 연습을 좀 줄이고 수연장 연습은 꾸준히해야지 결심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화이부동하지만 불화부동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두번째, 청성곡. 곡 자체나 배경에 달을 비추고 등등의 진부한 처리나 뭐 워낙 그렇게 연주되는 곡. 나는 조금이라도 달리 하고싶다, 아직 배우려면 멀었지만.
세번째, 김동식류 산조, 정악만 하려던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청 소리도 좋고,
창작곡 남산의 노래. 네번째 거짓말, 현대음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곡. 연주자의 엄청난 기량과 함께 대금을 왜 시작했나 싶게 만드는. 저런 기량을 쌓으면서 이런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내 갈 길이라면?...
그리고 아일랜드 음악과 접목하였다는 2+2, 우리 음악과 비슷하게 통하는 점이 있어서 접목하였다는 작곡자의 글처럼 그런대로 편하게 들었습니다.
서양음악에 대해 누군가, 우리 나라 사람들의 기호가 너무 옛날 시대에 잡혀있고 현대의 서양 클래식에 대해 너무 멀다고 하는 평을 한게 있는데. 새 음악을 만드시는 분들의 고민이 국악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가 봅니다. 그래도 현대에 작곡한다면서 옛날의 곡을 만들 수도 없고, 그러나 일반 대중은 그리고 국악 전공하시던 분들마저도 쉽게 좋아해주지 않는. 고민을 알 거 같지만 다시는 퓨전적인 음악을 듣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생기네요. 그래서 연주회는, 대금을 이제야 시작하는 저에게나, 혹은 청중으로 온 많은 학생들에게도 별로 좋은 평을 받기 어려울 듯.
어제는 MB의 발표와 그 진정성에 대해 얘기가 있었습니다. 소통을 소홀히 해서 미안하다, 그러니 이제 내 진정성을 믿고 내가 하자는 대로 하시라, 그러면 나중에 결과를 보고 잘했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 준비하시고 연습하신 분들의, 좋은 음악을 들려주려는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지만, 소통은 믿고 결과를 보라는 것이 아니겠지요. 오랜 연구로 앞서가는 사람이 경험없는 무지한 대중에게 가르쳐주는 내용은, 그냥 혼자 떠드는 것이 될수도. 일방적 홍보를 획책하는 MB의 태도가 나에게도 있습니다. 내가 바뀌려하지 않는한, 소통이 아니라 협상이라는 포장된 거래에 불과하고, 세월이 흘러도 남는 결과물은 나오기 쉽지 않죠. 여러가지로 잠을 설치게 하는 저녁이었습니다.
첫댓글 연구회에서 하는 공연이라서, 계속 지켜보신 분들이 느끼기에는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결과를 이번 공연에서 보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그냥 들어서 좋구나 하고 쉽게 얘기할 수 없는 연주도 있었을 거구요. 한달이나 지나면서야 공연 주체의 성격에 대해 - 이름으로 나마 - 생각하게 되어 덧 붙입니다. 흠.. 그러나 팜플렛이나 정악 연주 부분에서 그런 연구 했다고 할만한 것이 잘 눈에 뜨이지는 않더군요. 물론 저는 생 초보자, 문외한이니 제가 못 느낀 것이지 그분들이 준비하고 보여주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