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사랑 / 플라타너스 (버즘나무, 양버즘나무)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넓은 잎' 이란 뜻의 [플라타너스(Platanus)]로 통용되는 [버즘나무] 종류입니다. 흔히 단풍은 빨강과 노랑과 갈색의 어울림으로 알록달록 아름다움을 뽐내는데, 갈색 단풍을 대표하여 버즘나무를 오늘의 탄생화로 정했습니다.
버즘나무의 줄기는 얼룩덜룩한데 이것이 옛날 어려운 시절 영양결핍, 위생불량 등의 이유로 생기는 피부병인 '버즘'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국립수목원 식물도감에는 [버즘나무]와 [양버즘나무] 그리고 이 둘의 교잡종인 [단풍버즘나무]의 세 종류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버즘나무]는 [양버즘나무]에 비해 잎이 좁고 길며, 왕방울만한 동그란 열매가 한줄기에 일렬로 3~6개씩 달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양버즘나무의 열매는 잎이 조금 더 넓고 한 줄기에 하나 또는 두개의 열매가 병렬로 열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 중 우리가 흔히 [플라타너스]라고 부르는 것은 [양버즘나무]이고 우리나라에 가장 널리 퍼져 있습니다. 다른 나무에 비해 빨리 자라고 병충해와 공해에 강한 까닭에 백합나무와 미루나무, 양버들과 함께 구한말에 우리나라에 가로수용으로 들어와 가로수, 공원, 조경용으로 많이 식재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넓은 잎이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고, 잎의 뒷면에 붙은 털이 봄과 여름에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가을철에는 한두잎씩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넓은 낙엽이 청소아저씨들을 곤란하게 하고 미관에도 썩 좋지 않아 민원이 발생하는 나무가 되었답니다.
세월의 흐름은 이 처럼 나무의 효용도 변화시키고 말았지요. 아무래도 자연적으로 퍼지는 나무가 아니라 사람의 손에 의해 식재되는 나무이다 보니 앞으로 [플라타너스]를 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어느 시인의 기억에는 [플라타너스]를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며 쓴 아름다운 시가 있어 오늘 한국의 탄생화에 맞추어 오늘의 시로 소개합니다.
플라타너스
–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신(神)이 아니다!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플라타너스,
너를 맞아 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길이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窓)이 열린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