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사또는 로또 구매를 위해 편의점을 찾았다. 편의점은 로또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어서 로또 구매하기가 번거롭게 느껴졌다. 사또는 문득 로또 판매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로또 판매기에 지폐를 넣고 직접 번호를 선택하거나 자동을 선택하면 복권이 출력되는 기계는 왜 없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런 로또 판매기가 나오면 우리나라 8천여 개의 복권판매점은 생업을 잃게 될지 모른다.
사또는 항상 같은 번호를 선택하는 것은 지루하다고 생각되면, 자동으로 추가 구매를 하기도 한다. 로또를 사면서 사또가 항상 떠올리는 것은 당첨될 확률이라는 것이다. 구매할 때마다 당첨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래도 이번 주에는 자신이 당첨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떨칠 수가 없다.
편의점에서 사또는 총 5개의 조합을 수동 선택하였다. 이후로는 자신이 선택한 번호를 보면서, 1등 당첨의 상상이 시작된다. 사또가 특히 로또 구매일기를 쓰기 시작하며 깨달은 것은, 매주 겪는 희망고문보다 로또 구매 자체가 자신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는 점이다. 매주 구매하는 것은 당첨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지만, 그보다도 새로운 기대감과 즐거움을 얻게 되는 것이다.
결국 사또의 구매일기는 다음 주에도 이어지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사또가 당첨될 확률은 매주 동일하지만, 사또는 로또에 도전하는 나름의 인생을 살고 있다. 누구나 그러하듯 매주 구매하는 로또는 당첨되기 전까지의 희망과 기대로 가득 차 있다. 어쩌면 사또 인생에서 다음 주까지가 가장 긴 로또 구매일기가 될지도 모른다.
처음으로 로또를 사던 날, 사또는 금세 부자가 되는 기대와 설렘이 뒤섞였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기도 하지만 로또 당첨번호를 확인하면서 두근거리던 그때 마음을 잊을 수가 없다. 이후로도 사또는 매주 토요일마다 로또 판매점을 찾았다. 하지만 기쁨과 슬픔이 함께한 로또 구매 일상은 예상치 못한 비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사또에게 이제 로또 구매 중단은 자신의 즐거움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또는 몇 년간 로또를 구매하며 즐거운 상상을 해왔다. 때론 가족들과 서로 상상을 공유하며 당첨이 되면 맨 먼저 할 일을 계획하기도 한다. 그것은 잠시나마 고달픈 삶의 시름을 잊게 해주는 것이었다.
사또는 로또만이 꿈을 이루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로또가 아닌 자신의 진정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과 열정을 쏟아부으며 살아간다.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잃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집중하고 미래 가능성을 항상 열어둔다. 로또는 꿈을 이루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며, 사또는 자신의 일에서 그 이상의 가치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당첨될 확률이 매우 낮은 로또를 기다리기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믿고 노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무엇보다 잘 아는 것이다. 그럼에도, 로또 희망의 그 쏠쏠한 재미에 빠져 오늘도 로또 구매일기를 쓴다.
** 글쓰기를 꾸준히 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여유롭게 된다. 또한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이나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길 줄 아는 자세가 서서히 잡히기 시작한다.
로또복권 1등 당첨에 대한 조급증이나 지나친 기대, 지나친 집착을 순화하는데 좋은 로또구매일기를 재미있게 쓴다면, 로또 1등 당첨만큼이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실제 1등 당첨이 되어 당첨수기를 쓸 수 있는 사람은 용감한 사람이다. 로또 구매일기를 쓰며 미리 당첨소감도 써보면 더욱 힘이 날 것이다.
글쓰기는 결국 자기계발이며, 글쓰기를 잘하려면 수필집 독서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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