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으로 끝난 우리의 국군의 날 행사, 일명 시월행사, 무리한 재원낭비등을 이유로 그것은 없어지고, 현재 대전에서의 약식화된 행사를 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과거 화려하고 혹은 사고로 인하여 목슴을 잃는 경우까지 있었던 여러가지 이야기들….. 거기에 참여해 두 달여간 고생한 우리 공수부대 전우들의 추억을 기리며…..>
고공강하의 여러가지 이야기들
과거 하늘의 똥차라 불리던 비행기, 아직도 고공 강하자들은 선호하지만, 이제는 저고도 밀리터리 강하에는 쓰이지 않는 비행기, C-12X, 거기서 로얄박스 단상 위에 뿌려지던 우리의 고공수료자들.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한강, 보통 세 대의 비행기로 마스터는 거의 원사급 노랑 윙의 선배들이 맡는다.
먼저 비행기 후문이 열리면, 고참이라도 겁을 먹는 것이 바로 한강의 색깔…. 강은 푸른색이 아니라 거의 검은색이다. 마치 아가리를 벌린 동물의 입 같은…고도는 거의 만 오천에서 이만 피트 (보통 5~6킬로 상공), 낙하산 그룹 짜기와 예비낙하산 개방을 위한 조치도 포함된다.
왜냐하면 대통령을 비롯한 삼부요인이 있는 자리에서 누가 죽는 것은 경축일의 개념과 맞지 안으니까….그리고 비행기 이탈 전의 연막탄 터트리기, 동시에 연막탄의 안전핀을 뽑으면 마치 60 기관총 같은 소리가 울리면서 연막이 일자로 비행기 후문으로 빨려나간다. 모두들 군화 뒷굽 등에 연막탄을 철끈으로 고정시키고 있다.
과거 선배들은 제일 먼저 접지하기 위해 자세를 델타로 뽑았다. 이때 제일 중요한 건 대열을 만드는 사람 외에는 서로 엉키거나 안전사고가 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참들은 먼저 델타 (최고속으로 하강 전진하기 위한 스카이다이빙의 한 자세법) 로 내리 뽑아 신참들을 피한다. 강하사고는 주 낙하산 개방 시 그 위험이 많다. 손으로 낙하산을 개방한다는 수기신호를 개인별로 다 하지만, 후,상방의 강하자는 보기가 힘들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개방되는 낙하산에 다른 자유강하자가(Free Fall, 낙하산을 펴기 전의 자유 강하시간 동안의 자세 및 상황) 낙하산 카나피에 엉킨다면 위험은 상당한 것이라고 봐야된다. 군사용어로 낙하산을 펴는 것을 ‘개방’ 접는 것을 ‘포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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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사고들은 바로 주낙하산 고장이다. 고공이 위험한 것은 주낙하산과 예비낙하산의 길이가 거의 비슷하고, 고공은 주낙하산을 분리해야 예비산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행사에서의 고공은 여의도에서 세 번 정도 뛰는데. 내가 아는 1990년도 첫 연습의 여의도 강하를 들어보겠다.
그때 분리된 주낙하산 5개 정도가 무슨 비닐봉지처럼 떨어졌다(사고가 발생 했다는 증좌다.). 두 개 정도는 아예 잊어버려서 회수를 못했다. 생난리였다. 많은 인원이 예비낙하산을 폈다. 거기다 앞의 낙하산끼리 엉키면서 밀리터리는 두 개가 약간 비스듬하게 붙어 내려왔지만, 고공 낙하산은 두 개 다 죽거나, 하나가 회생 불가능으로 죽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분리해야 할 주낙하산이 몸에 엉키면 목숨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사고가 난 친구들은 가끔 끝까지 낙하산을 털어 내려고 하면서 떨어진다. 우리 15기 동기도 미사리에서 끝까지 털면서 내려오다가 그냥 불귀의 객이 되었다…….그리고 과거 어느 사고 보다 아직도 가슴이 차가워지는 1990년 어떤 여군 하사는 주낙하산을 못 펴고, 이유를 확인할 수 없는 채 순복음교회 앞에 떨어졌다. 사고 원인은 말도 많았지만….본인만이 안다고….그저 하나님의 뜻이려니 생각한다.
공중탈출 시범 용사들의 말못할 애환.
과거 88올림픽 때 특전훈 구호 등과 역레펠, 기본레펠 등으로 약 열대의 헬기에 매달려 날아가던 우리 육군 이글부대 레인저들, 당일 연습을 위해 그들은 인천의 모 비행장에서 하루 한 시간, 그리고 점점 늘려 두 시간까지 매달려 있다가 티오티에 맞춰 여의도 상공으로 날아가고, 헬기 위의 마스터의 신호로 정확히 단상앞에 레펠한다. 발목에 플랜카트 끝을 걸고 내려오면서 플랜카드를 펴는 것이 최고의 하이라이트, ‘짧은 인생 영원한 내 조국에….’
티오티는 사열이 끝나고 전 병력이 영등포대교 쪽으로 밀어붙여진 상태에서 0여단의 태권 및 특공무술시범이 끝나면 바로 헬기가 진입한다. 그러면 고공이 뛰고 낙하산이 개방될 때쯤, 저고도 밀리터리 낙하산이 국회의사당 뒤쪽으로 5대가 날아와 죽어라고 뿌려댄다. 공중탈출, 이것은 전술상 헬기 퇴출을 하는 병사가 자신의 장비로 급조된 결박끈에 헬기 로프의 고리를 걸어 퇴출하는 건데, 한 번이면 그저 할만 하지만 두 시간씩 매일이면 그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우선 로프에서 자세를 잃고 돌 경우, 헬기가 내리는 곳은 비행장밖에 없다. 병사는 거기까지 가야 한다. 그 전에 먹은 것은 이미 로얄박스 건너편의 카드섹션이나 한강, 영등포, 인천 등지에 뿌려진다. 비행장으로 돌아오면 병사가 먼저 안전고리를 풀고, 빠져야 헬기가 앉는데, 거의가 내리면 쓰러지고 오바이트를 하고 헛구역질하고 한 명도 제대로 서지를 못한다. 모두가 뒹굴면서 사경을 헤맨다. 지원근무자가 들어가 시체 끌어내듯이 빼내야 헬기가 앉는다. 위장에선 먹은 것이 다 나가고 누런 위액이 헛구역질로 올라온다.
밀리터리 강하자들의 공포감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한강, 아우트모터가 돌고 있지만, 많이 빠질 경우 아우트모터가 건져 올릴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웬만하면 겨드랑이의 오리를 당긴다.(잡아 당기면, 에어 백처럼 부풀어 오른다.) 엉키고 부딪히고 물에 빠지고 상공이 아우성, 아래 사람이 없고 DZ 위면 고참들은 원비 낙하산의 테크 라인을 그냥 쭉 뽑아 내리 꼽는다. 가장 몸서리나는 강하는 xxxx년 팔당에서 있었던 대형 시범이었다. 어느 여단이 밀리터리 강하를 맞았는데, 들리는 소문에 으하면 인원이 모자라 여단 직할대, 경비대, 그리고 취사병까지 모두 뛰었다. 거기다 물에 떨어지면서 강변의 해상타격 시범 여단의 아우트모터 날에 심각한 사고까지 있었고, 낙하산들은 산너머 가고 엉키고 하얀 예비낙하산의 산개가 만발하고(예비 낙하산의 산개는 사고를 나타냄, 즉 주 낙하산이 제대로 역할을 못 한 경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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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젖은 상태로 부대로 복귀한 후, 국군의 날 나오는 사과나 카스테라를 받는다. 그러나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 대개 국군의날 전후하여 체육대회가 있는데, 우리 공수부대의 체육대회는 인근 의무부대의 부목이 한번에 소비되는 날, 헉헉……
특전사 도보부대원들의 고통 (일반 보병도 유사함.)
예전에는 경기도 어디의 폐비행장에서 연습을 두세 달을 했다. 모두가 두 달간 걷기만 하는 것이다. 겨드랑이 털이 다 뽑히고 퉁퉁 불어 물러터지고 닫기만 해도 아동틱한 ‘아야’ 소리가 나지만…..
다시 일과 시간이 되면 또 걷는다. 죽어라 가을 태양 볕을 맞으며 걷고 도 걷는다. 안 맞으면 화이바를 오른손에 들고 걷는 얼차려, 체중이 빠지고 국군의 날 당일의 병사들의 밝은 표정은 바로 ‘드디어 집에 간다.’라는 희망에 미소다. 진도가 안 나가면 비행장 조명을 켜 밤새 걷는다. 오와 열 그리고 대각선 손 높이 등 모든 게 완벽히 맞아야 한다. 헉 헉….
한번은 병사들이 악이 오르고 폭동의 기미가 보이자, 담당관이 군악대를 이용해 한 시간 동안 대중가요, 즉 도롯도 4분의 4박자를 연주했고, 병력들은 한 시간 동안 죽어라 춤을 춘 뒤에 좀 나아 졌다. 거기다 항상 지적 받는 것이 특전사와 해병대가, 일반 저질 사가를 너무 부른다는 거였다. 또한 여성의 은밀한 부분이 거침없이 부각되는 저질 사가들, 예전 우리부대가 금지 당했던 사가, ‘곤봉을 높이 들고 보나라로….보나라 여왕님이 하시는 말씀….’ 그러나 우리 부대는 항상 여단가처럼 부르고 다녔다. 여군들의 줄기찬 항의에도 불구하고 항상 여군대열을 졸졸 따라다니며 여군 미스 리를 불렀다.(여군 여러분 죄송합니다.) 물론 심각하게 변형된 가사로……
그리고 항상 콘크리트만 걸으니 발바닥이 작살난다. 물집에 덧불집이 터지고 곪고 또 터지고 피나고, 강하부대보다 사실 더 고생하는 부대가 도보부대다. 그러나 최고의 보람은, 시가 행진 시 가장 인기가 있다는 것, 거기다 잘하면 인기연예인의 꽃다발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최고 앞 열이나 옆의 열이 짱이다. 어떤 녀석은 애인한테 미리 열과 오를 가르쳐춰서 애인의 꽃다발을 받은 녀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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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태권도 시범부대
이들도 동작의 완성과 통일을 위해 전 여단이 매달린다. 연병장에 60트럭 헤드라이트를 켜고 할 때도 있다. 진도가 안 나가면…. 그리고 최고 클라이맥스는 최고 앞 열에서 엄청난 양의 가왓장이나 벽돌을 깨는 조직 저리 가라의 용사들, 그러나 대부분이 중사나 상사다. 왜냐하면 요령을 모르면 머리 깨지니까, 날아서 머리로 박고 내리 머리로 박고 발로 깨고, 국군의 날 행사를 보시는 분들은 그 부대가 얼마나 연습을 하길래 저렇게 잘 맞고 잘 때려부수나 탄성이 나오지만, 그 형과 집합형태, 순서를 위해 얼마나 해마다 몸살을 앓는지 모를겁니다. 항상 그 부대는 10월 행사를 위해 천리행군도 시기를 조정했을 정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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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힘들고 괴로운 부분이 있더라도 우리 군인들이 국군의 날 행사에 죽어라 연습하는 것은 간단한 것이 아니라, 북한 혹은 타국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 군을 판단하는 기준에 분명히 행사와 군사사열이 아주 큰 역할과 이미지를 삼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땅과 하늘에서 훈련이 아닌 일에 목숨을 걸고 뛰는 것이다.
10월 행사에 참여했던 모든 전우들에게 무운이 깃들기를……
잇빨 중사.
첫댓글 이전에 똥별들이 군을 지휘할때 병사들 무지하게 고생을 했답니다. 전투기술 훈련중에는 아무리 고된훈련이라도 쉴시간이 주어지나 展示를 위한 훈련은 그렇지 못한경우가있었지요. 바로 별이 떨어지고 붙고하는 현장이 되거든요.체력단련은 되었겠지만 전투력향상에는 전혀도움을 주지 못했던 것이지요. 이제 똥별들이 사라진 곳에는 현대전의 총아들이 들어선 자리가 든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