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목사 뉴질랜드서 한인여성 시신 장기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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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뉴질랜드 경찰은 의문의 죽음을 당한 한국
여성을 소생시키겠다며 시신을 장기간 방치한 한국인 목사 루크 리의 사법처리 여부
를 결정하기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일간 뉴질랜드 헤럴드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리 목사는 구랍 9일 숨진 요안나라는 이름의 한국인 여성(37)
을 소생시킨다는 명목으로 장례를 치르지 않고 그녀의 시신을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예배당에 그대로 놓아둔 채 신도들과 함께 6일째 철야 기도를 올렸다.
경찰은 예배당 인근 주민들로부터 신고를 받고 구랍 15일 현장에 출동, 사인 규
명을 위해 심하게 부패된 그녀의 시신을 인수해 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한 뒤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문제의 예배당에는 리 목사를 비롯한 한국인과 미얀마인,
현지인 등 20여명의 신도들이 나팔과 호각을 불며 시신 주변을 맴돌거나 밤새 찬송
가를 부르는 등 소생을 위한 축사(逐邪) 기도의식을 행하고 있었다.
경찰은 방문 목적으로 입국한 뒤 현지에 체류하다가 변을 당한 이 여성의 정확
한 신원 파악을 위해 한국내 친척들과 전화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연고
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94년 목회활동을 위해 뉴질랜드로 건너온 리 목사는 뉴질랜드 헤럴드와 회
견에서 그녀의 사망경위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경찰은 그녀가 소생할
수 있도록 우리의 기도를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나님은 천당 구경을 시켜주기 위해 요안나를 데려갔기 때문에 그
녀는 결코 죽지 않고 한 달 이내에 부활해 저 세상의 목격 사실을 모든 사람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요안나가 과거 예배당에서 신도들과 집단 기도생활을 할 당시 마귀로부
터 괴로움을 당했다면서 그녀의 죽음은 `기적을 이루기 위한 위대한 기회'가 될 것
이리고 덧붙였다.
한편 이웃 주민들은 신도들이 밤마다 괴성을 지르며 찬송가를 부르거나 기도를
올리는데 놀라거나 지친 나머지 예배당이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을 경우 자신들이
이주할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hadi@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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