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를 다녀와서

[산수국]

울릉도를 다녀와서

울릉도는 그 동안 언제나 가볼까 늘 마음속에 그리면서도

여차저차로 여태 기회가 닿질않아 못가본 곳 중에 하나이다.

함께 북부지역에서 근무하면서 운동과 여행을 좋아하는 선생님들끼리 연우회가 만들어 지면서

국내외 이름난 곳들을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쉽게 만들어지기도 했고, 또한 국내 100산행을 함께 하리라는 목표도 있어서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울릉도와 성인봉을 함께 구경하기로 하였다.

모임의 총무를 맡은 지라 여행사를 알아보고

여행계획을 짜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이 또한 좋아서 하는 일이라

인터넷을 뒤져 여러 여행사를 알아 본 끝에 소울메이트투어로 정하고

가격협상과 설명회 등을 거쳐

우리 연우회 회원 12명과 다른 4분의 선생님들도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새벽 3시 30분에 노원역에서 묵호행 셔틀버스에 오르니

버스는 서울역을 거쳐 잠실에서 마지막 손님을 태우고 고속도로로 접어든다.

이른 아침을 묵호 근처에서 먹고 9시 정각 울릉도행 씨플라워호에 승선이다. 

장판지 같은 동해 바다를

고속도로보다 더 편안하게 3시간 정도 달려서

드디어 울릉도 사동항에 도착했다.

배멀리에 고생했다는 울릉도 기여행자들의 우려에

멀미약을 복용한 이들은 도리어 독한 약효때문에 고생이다.

사동항에 도착하니 헬기가 여러 대 보인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대통령이 울릉도를 방문했단다.

도동항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바람에

교통이 통제되어 가이드가 늦게 도착하여 시작 일정부터 꼬이기 시작한다.

두대의 차에 나뉘어 타고 도동항의 숙소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낚시팀은 저동항 가는 갯바위로 향하고

관광팀은 버스에 올라 동쪽을 돌아보는 B코스 길에 올랐다.

버스에 오르고 보니 오늘은 B코스가 아니라 A코스 일정을 진행한단다.

부랴부랴 급하게 이리저리 통화해서 우리의 일정대로 A코스는 내일 오전에 하는 것으로

타협하여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고 대신 자유일정을 시작했다.

 

<우리가 묵었던 도동항 호텔 입구>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를 둘러 보기로 했다.

울릉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 신모형이 앞장 서서 안내를 한다.

복잡한 골목 비탈길을 올라서 케이블카 탑승구로 향한다.

울릉도에 관한 역사를 총망라한 박물관도 잠시 둘러보았다.

짧은 거리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높은 전망대에서 본

울릉도의 도동항은 오밀조밀하다.

위쪽으로 저동항이 있고 아래쪽으로는 사동항이 위치한다.

저동항은 구중심으로 어항이 있어서 신선한 활어시장이 있고

도동항은 현재의 중심지역으로 이미 포화상태의 도시이다.

 앞으로 개발해야 할 곳은 사동항이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도동항 시가지이다.

울릉도는 고등학교가 1개교이고

대학은 2개교란다.(노인대학과 여성대학)

독도까지의 거리가 87 Km이니 맑은 날은 충분히 육안으로 관찰할 수가 있겠다.

전망대에서 독도는 볼 수 없었지만 도동항 주변의 지세는

대충 눈에 그릴 수 있었다.

막걸리와 부침개

그리고 팥빙수로 시장기와 더위를 달랬다.

전망대를 돌아보고

도동항으로 돌아 온 우리들은

낚시팀에 합류하였다.

그 때까지도 낚시팀은 여전히 밑밥만 주고 있었다.

울릉도 고기들이 전혀 손님 접대를 안해준다.

저녁은 어쩌다보니

낚시팀과 함께 갯바위에 걸터앉아 쉬는 팀과

저동으로 산책하는 팀으로 나위어졌다. 

저동팀은 활어회로 저녁식사를 했고

낚시팀은 돌아가는 길에 용궁식당에서 간단한 안주와 함께 1차를 하고

홍합밥으로 저녁을 먹었다.

다시 비가 살짝 내리는 해안변 술집에서

저동팀과 합류하여 늦은 밤까지 정다운 얘기들로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그렇게 울릉도의 첫밤이 지나갔다.

오늘 밤은 역사적인 올림픽 축구 한일전이 있는 밤이다.

승리의 날!

"대-한민국 짜작 작 짝"

새벽에 일어나

5층에 모여 한일전 축구를 관람하고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승리의 기분에 들뜬 마음으로 일찌감치 숙소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소공원에 집합하니 버스가 온다.

버스의 손님은 우리들 뿐이다.

울릉도를 왼쪽으로 2/3 정도 되는 거리를 돌아보는

A코스 일정을 오전에 소화하고 나리분지에서 점심을 먹고

성인봉을 올라 도동으로 내려오는 산행이 오후의 여정이다.

곳곳에 화산활동으로 인한 기암괴석이 주요 관광자원이다.

도로를 주행하는 버스의 기사가 가이드 역할을 대신한다.

도로 사정은 매우 열악하여 곳곳에 터널을 뚫기도 했는데

교행이 불가능하여 신호등을 설치하여 운행을 하고 있었고

낙석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죄를 지은 사람은

떨어지는 돌에 맞아 죽을 확률이 매우 높기때문에

울릉도에 오면 안된단다.

 9가지 맛이 난다는

그 유명한 울릉도의 황토구미이다.

옛날에 관리가 울릉도에 파견되었을때

징표가 가져가는 것이 이 황토였단다.

해안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이 이곳도 절경이다.

호주 여행에서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보기 위해 시드니에서 멜번까지 12시간 기차를 타고

다시 멜번에서 4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도착한 해변은 너무나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냥 단조로운 해안선을 따라 무너지다 만 작은 바위들을 일러 12사도상이라

이름만 거창하게 붙여놓았다.

그 실망이란!!!

만약 이런 해변이 시드니나 멜번 근처에 있었다면

아마 진작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을 것이다.

이 곳 태하는

초기 울릉도의 정착민들이 처음으로 개척한 곳으로

논농사가 가능한 농토가 있고

옛 군청이 있었던 곳이다.

지금도 중국집이 2곳이나 마주보고 있는

일명 차이나타운도 있고 제법 어엿한 촌락을 구성하고 있다.

코끼리 바위이다.

뒤에 코끼리 똥도 보인다.

저 곳이 스킨스쿠버의 다이빙포인트였다고 경미님이 알려준다.

급경사를  버스로 곡예하듯 올라 해발 500미터 나리분지에 도착했다.

겨울에 눈이 많기로 소문난 나리분지는

나리가 많아서가 아니라 산위에서 보면

그물처럼 보인다고 나리분지라 한단다.

여행자들이 헷갈리게 길 주변엔 나리꽃이 한창 예쁘게 피어서

자기 이름을 불러주기를 고대하는 듯 하다.

나리분지 식당에서 산채나물 정식과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모두들 너무 맛있게 잘 먹는다.

사실 울릉도의 나물 반찬은 어떤것이든

정말 맛깔스럽고 실제로 맛도 유달리 좋다.

점심을 먹고 잠시 산책길에 나선다.

나리분지의 고유한 집 양식인

투망집과 너와집을 둘러 보았다.

 

울릉도 화산의 분화구인

나리분지는 제법 넓다.

이 곳에 바람이 들면

그 기류가 심상치않을 것 같다.

주변은 모두 뾰족한 산으로 둘러쌓여 있어서

바람이 빠져나갈 곳이 없어 이 자체에서 회오리가 된다고 한다.

12시쯤 산행을 시작하였다.

처음에 길을 잘못들어 임도를 따라 한참을 오른쪽으로 갔는데

너무 예쁜 길이어서 모두들 신나게 걷다가 아무리 걸어도 계단길이 안나와

그때부터 의심이 들었고 잘못 들어왔다 싶었지만

되돌아 오기가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었다.

나리분지에서 정상가는 길은 거의 계단 길로

1200개 정도 올라야 한다.

이미 황산에서  백배쯤되는 120,000개의 계단도 걸었는데

이쯤이야 새발의 피다.

또한 중간에 신령수라는 맑고 시원한 물도 있으니

너무나 좋은 등산길이 된다.

능선에 올랐다.

저기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이 정상일까

지도를 펼쳐보니 그 곳은 아닌 것 같다.

정상을 향해 능선을 계속 나아간다.

드디어 성인봉 정상에 올랐다.

987미터 성인봉은 한국의 100대 명산중 하나이다.

이로써 또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게 된다.

향후 10년안에 100대 명산을 다 섭렵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70개쯤 넘어섰으니 1년에 6개쯤 오르면 5년 정도 걸릴까...

정상은 많은 등산객들로 붐빈다.

차례를 기다려 단체사진까지!

전망대에서 바라 본

울릉도의 산세이다.

저중에서 제일 뾰족한 봉우리에 붙은 이름은,

송곳봉

나리 분지가 절반 정도 보인다.

오른쪽으로 안보이는 곳에  더 넓은 지형의 마을도 있고 농토도 있다.

사이좋게 나란히 솟은 봉우리가 형제봉이다.

울릉도는 섬 전체가 산으로 시작해서 산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99%가 산인 전형적인 산간동네이다.

저런 섬에서 사람이 어찌 사나 싶지만

경사가 심한 비탈까지도 개간해서 밭을 일구고

각종 작물을 심어 소득을 올리기도 하고

봄이면 이 산, 저 산 다니며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나물을 뜯어다 팔면

개인당 몇천만원의 고소득을 올리기도 한다고 가이드 겸 운전수가  자랑삼아 일러준다. 

그 산에 뱀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싶다.

능선에 섬피나무와 마가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껍질이 둘 다 흰색이어서

온통 한가지 나무인듯 착각이 들기도 한다.

내려오는 하산길은 저동을 보면서

봉래폭포 위쪽을 향하여 내려오다가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면서 산허리를 가로질러 도동쪽으로 향한다.

하산길은 제법 긴 코스이다.

숲속은 파란 비단을 깐 것처럼 고비들로 가득 차 있고

먼 나무들 사이로 푸른 바다가 가끔씩 얼굴을 내민다.

오랜만에 산행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어려운 길은 아니다.

울릉도 산의 이런 저런 식생들을 둘러보며

울릉도 자생의 모든 식물에 육지이름 앞에다 '섬'자를 붙여서

섬말나리, 섬백리향, 섬노루귀, 섬초롱꽃 등으로 모든 꽃의 이름을 불러본다.

하산을 마치고

어제 대통령이 묵었던 식당에서

우리도 똑 같은 메뉴로 저녁식사를 했다.

울릉도의 특산인 약우이다.

울릉도는 산 전체가 약초로 이루어져 있어

이 약초들을 먹고  자란 소는 모두 약우가 된다고 한다.

1인분이 150g으로 3만원짜리도 있고 2만원짜리도 있다.

각자 1인분씩 시켜서 먹어보지만 양은 턱없이 모자라 또 추가를 시키게 된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한껏 취흥이 돋아

골목길을 걸어 내려오다가

숙소 근처 노래방에서 2차를 하고도 밤이 덜 깊어서

소공원에서 시원한 수박1통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잠자리에 든다.

<도동에서 저동 가는 해안 산책길>

이제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 오전은 각자 취향에 맞게 3팀으로 나뉘어졌다.

성인봉을 다시 오르고 싶은 산행팀과

저동 넘어가는 해안산책팀

그리고 유람선을 타고 죽도로 가는 죽도관광팀이다.

산책로를 따라 저동에 도착했다.

저동항에서 어제 잃어버린 인환이 형 락엔락 물병을 챙기고

선창에서 회를 시켜 간단히 한잔하고 택시를 타고 도동으로 돌아왔다.

오후엔 다시 버스를 타고

B코스 일정이 시작되었다.

봉래폭포 가는 길에 용출수가 솟아나는 풍경이다.

이처럼 울릉도는 섬이지만 물이 풍부해서

참으로 복 받은 섬이란 생각이 든다.

봉래폭포이다.

이 폭포는 나리분지에 고이고 쌓였던 비와 눈이

화산석을 타고 이곳에서 분출되어 흘러 내리는데

자그만치 그 양이 1일 3000톤이나 되어

이 물을 모아 울릉도 주민의 전체 식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봉래폭포 아래로는

집수장이 설치되어 수도관을 통하여 울릉도 전체에 공급되고 있다.

폭포 아래로는 온통 삼나무 숲으로 우거져

숲의 신선함이 물의 맑은 기운을 더해 주는 것 같다.

또한 곳곳에 풍혈이 있어

겨울엔 따뜻한 바람이 나오고

여름엔 시원한 바람이 뿜어져 나와 신비함마저 더해주고 있다.

폭포 관람을 마치고 내수전 전망대에 올랐다.

마지막 일정이기도 하지만

모두들 지친 기색에 전망대까지 걸어가는 것에 주저하고 있다.

더구나 막걸리와 파전 가게까지 있으니

우리 주당들이 여기까지 올라올 이유가 더더욱 없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저동항이다.

가랑비가 살랑 살랑 볼을 적시는 날씨다.

시계가 좋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마는

그래도 오늘까지 비가 잘 참아주었다.

고마운 날씨다.

내수전 전망대 관람을 끝으로 울릉도 모든 일정을 마쳤다.

사동으로 돌아 와

표를 끊고 묵호로 돌아온다.

돌아 오는 내내 배안에서 잠만 잤다.

역시나 오늘도 바다는 고요하여

고속도로보다 더 편하게 우리를 안내한다.

동해 휴게소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서울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지나있다.

2박 4일간을 함께 했건만

헤어지기는 늘 아쉽다.

벌써 겨울방학의 장가계 여행을 고대하며

각자 새로운 희망을 갖고 집으로 돌아선다.

2012.8.13. 김영두.

[차인환]

ㅋㅋ 가깝고도 먼 울릉도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했고 올해중에 가기로 계획했데
가고 싶은 울릉도 하지만 언제가는 가버겠지뭐.
더덕비빔밥은 없더나.울릉도 취나물과 더덕이 유명한데
앉아서 울릉도를 보는것도 조치만 체험을 해보면 더욱 조켓치
덕분에 울릉도를 잘 구경한다

[산수국]

울릉도엔 더덕도 무척 많더만.
그런데 강원도나 경북 더덕에 비해서 향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더라고,
나물은 지천이야.
고비나물, 미역취나물, 부지갱이, 삼나물, 전호, 명이나물 등
날마다 바꾸어서 주는 주인 아줌마의 배려 덕분에
아주 맛있는 식사가 되었어.
나중에 돌아 올때 부지갱이랑 미역취 말린 것을 사와서
집에서 먹어보는데 울릉도에서 먹었던 그 맛은 안나네.

[안희완]

갈거야~갈거야~하면서도 가보지 못한 울릉도!!!독도!!!
언제나 사진으로마 감상에 빠져있었는데
여울회에서 내년엔 필히 일정을 잡아
울릉도를 정복하고 말테야~
친구덕에 미리 울릉도 공부 많이 했네
수고 많았고 즐감하고 간다~~~~

[차인환]

여울회 갈때 꼽사리
낑기도 되겠나 잘 보여야 겠당
여러 낑기갈 친구들은 희완한테 부탁하자
찡가 줘어야 한데이
알긋제 희완아

[산수국]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오죽하고 그랬을까...
시간이 있고, 체력이 있을때
많이 다니고
많이 보고
많이 겪어야 할 것 같네.
기회가 되면 무조건 따라붙는 거야, 껌처럼...

[반송(이선곤)]

너무상세히 안내해줘서 안가봐도 될것 같아 ㅎㅎ
친구는 100대명산을 다 돌아볼 계획을 갖고 열심히
사는 모습이 그립구나.
암튼 아직 생각만 하고 있는 그곳을 상세히
안내해줘서 고맙고
잘 보고 간다
수고 많았네 ~~~

[전경목]

좋은곳에 다녀 왔구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