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9년 출판한 쇼팽의 24개의 전주곡(op.28) 중 빗방울 전주곡(Op.28-15)의 이름은 쇼팽이 부제를 붙인 것이 아니고, 양 손에서 규칙적으로 등장하는 음이 마치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후대의 사람들이 〈빗방울 전주곡〉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24개의 전주곡중의 15번째 곡인 빗방울 전주곡은 쇼팽이 심한 결핵으로 지중해의 섬 마조르카에서 작곡한 것이다. 쇼팽이 요양차 연인 조르주 상드와 함께 지중해의 마요르카섬에서 지내던 때에 작곡한 것으로, 낙숫물을 묘사한 우울한 표현이 쇼팽의 초조와 권태를 반영하고 있어 붙여진 것이다.
24개의 전주곡은 쇼팽이 가장 활발하게 창작에 몰두하던 시기에 작곡되었다. 사랑하는 연인 조르주 상드와 함께 생활하며 쇼팽은 많은 음악적 영감을 받았고 작곡의 폭도 넓어지면서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쓰였다. 특히 그의 전주곡은 단편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발전시키는 방식에 중점을 두고 듣는다면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이다. 곡의 길이를 보면 가장 짧은 것은 13마디밖에 되지 않기도 하고 가장 긴 곡은 90마디까지 될 정도로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각 작품들은 뚜렷한 개성과 함께 전체적인 하나의 그림을 구성한다. 짧은 작품이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서정적인 면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격렬함과 다이내믹도 경험할 수 있다.
상드는 쇼팽의 요양을 위해 우여곡절 끝에 발데모사에 있는 카르투하 수도원에 거처를 얻었다. 가구는 낡아 빠지고 먼지투성인 곳이지만, 상드가 ‘시인과 화가가 이제껏 꿈꿔온 모든 것을 자연은 이곳에 이뤄 놓았다’라고 기록할 만큼 아름다운 곳이었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상드를 향해 ‘바지 입은 늙은 말괄량이’라고 손가락질했고, 상점들은 상드에게 터무니없이 비싼 값으로 물건을 팔았다. 상드는 멀리까지 가서라도 단백질이 풍부한 식료품들을 사서 날랐고, 쇼팽을 극진히 간호했다.
밤이면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쳤고, 스페인에서 발간되는 신문ㆍ잡지에 글을 연재했다. 화산 같은 에너지로 이 모든 일은 혼자 다 해냈다.상드의 헌신적 간호에 쇼팽은 차츰 회복했다. 그리고 그동안 준비해온 전주곡 24개를 마침내 완성했으며, 폴로네이즈 제4번 Op.40-2, 스케르초 3번 Op.39, 마주르카 등 많은 곡을 이곳에서 만들었다.
▲조르주 상드와 쇼팽
조르주 상드(George Sand)는 19세기를 풍미했던 여류 소설가이자 극작가, 수필가였다. 조르주 상드는 그녀의 본명이 아니라 필명이다. 1804년 파리에서 태어난 그녀의 원래 이름은 오로르 뒤팽(Amantine Aurore Lucile Dupin)으로, 폴란드 왕족의 피를 이어받은 삭스 백작(Comte de Saxe) 가문의 후예이면서 프랑스 육군 장교였던 모리스 뒤팽(Maurice Dupin)의 외동딸이다. 상드의 어머니는 서민 출신으로 센 강변에서 새를 파는 상인의 딸이었다고 하지만 그녀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특히 빗방울 전주곡 탄생은 유명하다. 상드가 식료품을 사기 위해 시내를 나갔다가 폭우를 만났다. 둑이 무너지고 다리가 떠내려갔다. 상드가 탄 마차가 수렁에 빠지자 마부는 달아났다. 장장 12킬로미터를 6시간 걸어 피투성이가 된 맨발로 돌아왔다. 상드가 집에 도착했을 때 쇼팽은 눈물을 흘리며 이 곡을 연주하고 있었고, 상드를 본 쇼팽의 첫마디는 “죽은 줄 알았어. 죽은 줄…”이었다.
“그날 밤 완성한 작품의 주제가 설사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수였을망정 그 빗물 소리는 그의 음악 세계에서는 그의 가슴을 향해 하늘이 흘리는 뜨거운 눈물방울이었나 봅니다.”
‘쇼팽은 추녀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창조적 악상으로 승화해 이 곡을 만들었다’고 상드는 그의 저서에 기술했다.
첫댓글 비 올때 참 어울리는 곡 ^^
얼마전 출근하면서 KBS FM라디오 에서 이곡을
들었는데 여기서 들으니 새롭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장마가 시작되려나.. 뒤에 연달아 연주되는 곡들도 반갑습니다.감사합니다.
잔잔한 선율이 마음을 포근하게합니다.
날씨는 맑지만 창문 넘으로 빗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명곡 포스팅 감사합니다.
조성진 피아니스트.. 좋습니다.
연주회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예약 실패 2번하고 단념했습니다.
언젠가는 가봐야겠죠..
빗방울 전주곡 넘 가슴을 울립니다.
곡의 탄생 사연이 참으로 애잔하고 극적이네요 조르주 상드와 쇼팽이 빚은 아름다운 곡입니다.
즐감해요
잔잔하고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즐감해요
감미로운 피아노 🎹 곡
조성진이 치면 확실히 다릅니다
그곡이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더 선명하게 들려주는거 같아요~
밤보단 새벽이나 아침의 조도와 어울리는 노래 같습니당 건반의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무척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