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최고 번화가, 창광음식점거리
<연재-시즌2> 김양희의 민족음식이야기 (56)
김양희 | tongil@tongilnews.com
장충동은 족발, 무교동은 낙지, 신당동은 떡볶이, 신림동은 순대골목 등 특화된 음식거리는 지명만 들어도 그 맛이 떠오르는데요, 이 같은 음식거리는 음식의 맛뿐 아니라 수십 년간 쌓아온 명성까지 더해져 누구나 한 번쯤은 찾을 수밖에 없도록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 같은 음식명물 거리는 북녘에도 형성되어 있는데요, 관련 기사가 북녘 언론에 소개되곤 합니다.
최근에 형성된 북녘의 음식점거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의 고향 함경북도 회령에 평양을 본뜬 호화식당가라 할 수 있습니다.
2010년 12월 3일 북한 웹사이트 <우리 민족끼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9년 2월 회령을 방문하며 “회령시 사회급양부문을 전국의 모범이 되게 하라”는 지시를 했고 이에 회령관을 비롯한 여러 식당이 들어섰다고 보도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연면적 4천200㎡에 500석 규모인 회령관은 겉모양도 평양의 유명식당인 옥류관처럼 합각지붕에 푸른색 기와로 지어졌고 메뉴도 똑같이 고기쟁반국수와 냉면 등을 제공합니다.
또한 고려호텔 앞 창광 음식점거리를 모방했다는 회령 음식점거리는 전골집, 토끼고기전문식당, 닭내장식당, 강냉이전문식당 등 7개 식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불고기, 회령온반 등을 판매하는 오산덕온밥집 등 기존 식당들도 리모델링됐고, 회령시내 음식점에 30여 가지 식재료를 공급하는 ‘주방공장’도 따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들 식당들은 냉난방 설비가 갖춰져 있을 뿐 아니라 싼 국정가격에 음식을 판매하며 주로 평양 시민들이 마시는 ‘대동강맥주’도 제공합니다.
회령은 해마다 수십만 명의 주민들이 ‘혁명전적지 답사 행군’의 일환으로 찾는 곳인데요, 음식점거리까지 건설해 본격적인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회령은 중국과 인접한 도시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김정숙의 홍보를 목적으로 북녘이 야심차게 건설을 추진한 것입니다.
<우리 민족끼리>는 “장군님(김정일)께서는 건설자금과 일 잘하는 군인 건설자들을 보내주시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건설과정의 크고 작은 문제 하나하나까지 대책들을 취해주셨다”고 덧붙입니다.
2009년 12월 2일 <조선중앙통신>은 평양 고려호텔 앞 창광 음식점거리가 리모델링을 마치고 1일 영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창광거리는 1985년 건설된 15~39층짜리 고층아파트 30여개 동과 각종 공공시설들이 밀집한 평양시내 최대의 도심이며 인근엔 44층인 고려호텔 등이 자리 잡고 있어 내외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는 지역인데요, 특히 창광 음식점거리는 1985년 8월 꾸려져 조선음식점, 련광내포국집, 창광산국숫집, 락원불고기집, 만풍떡국집, 풍년지짐집, 무지개식당, 서양요리집, 사계절식당 등 20여개 식당들이 모여 있었으나 2008년 4월부터 개건공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본래의 건축형식을 살리면서 인민들의 문화적 요구와 매개 식당의 특성에 맞게 개건된 거리는 그 주변의 고층건물, 살림집(주택)과 한데 어울려 경쾌하고 세련된 감을 준다”며 “이번에 최신 주방설비와 집기류, 봉사비품들을 갖췄고 내외부 불장식도 잘 해놓았다”고 전합니다.
2009년 3월 24일 <조선신보>는 창광거리에 밀집한 음식점 18곳에 대한 개건 공사의 일환으로 이들 식당을 정보통신망으로 서로 연결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 식당을 관리, 운영하는 창광봉사관리국은 “모든 식당들을 정보통신망으로 연결해 경영활동의 과학화를 실현하기 위한 설비들을 갖추기로 하고 경영관리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 도입하는 사업이 진행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참 공사가 진행 중일 당시 북측 관계자는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창광거리는 현대식 건물과 주방기구 등을 갖춘 평양시내 최대의 종합전문식당가로 자리 잡아 한꺼번에 2천명이 식사를 할 수 있으며 특히 북녘에선 유일하게 야경시설도 갖춰 먹거리와 볼거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식당개건 사업이 단순히 외형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들의 자질 향상 등 질적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도 주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요리사들은 300여 가지의 요리들을 능숙하게 만들 수 있도록 준비 중이며, 접대원들은 외국인들에 대한 대외봉사도 능히 보장할 수 있도록 기술 기능 수준을 높이는 다양한 강습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007년 8월 4일 <조선중앙방송>은 창광봉사관리국이 평양시내 중심가인 창광거리 음식점 요리사들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각지를 돌며 토속 음식 요리법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방송에 따르면, 창광봉사관리국은 평양의 대표적 식당가인 창광거리 음식점들을 관장하고 있는데 이 거리에는 다양한 북한 토속 음식과 함께 중국, 이탈리아 등 외국요리 전문점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관리국은 소속 요리사 50여명을 대상으로 2∼3명씩 팀을 만들어 매년 각 지방을 돌며 지역별 토속 음식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요리법도 개발하도록 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9년 1월 9일 <연합뉴스>는 창광거리의 개건에 인천시가 지원했다고 보도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는 창광거리 개선사업에 냉장고, 싱크대 등 각종 현대적인 첨단 주방설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북측 관계자는 “창광거리 내 살림집(음식점)의 각종 설비가 시대적 추세를 못 따라가고 있어 현대화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합니다.
2003년 9월 26일 <민주조선>은 함경남도 함흥시 동흥산 기슭에 새로 조성된 먹자거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함흥시 새별거리에 깨끗이 정비된 음식점 14개가 최근 문을 열었는데요, 이들 음식점은 지난해 말부터 낡은 시설을 새롭게 정비한 뒤 이번에 일제히 영업에 들어갔으며 20개 음식점 가운데 14개가 먼저 개업한 것입니다.
이곳 음식점들은 순두부국, 농마(녹말)회국수, 신선로 등 단천시와 북청군을 비롯한 인근 7개 시와 군의 특산음식과 개고기, 불고기, 오리고기, 지짐, 만두국, 떡국 등을 전문으로 하며 깨끗한 시설과 다양한 음식으로 미식가의 입맛을 끌어당기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