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 길”
2013.3.8(금) 늦은 10:00에 퇴근하여 집에 도착하이 10:45분이었다. 그런데 나에게 노란 색 대봉투의 서신이 와있었다. 얼른 개봉해 보니 ‘박희연 시선집 바람의 길“ 이라는 시집이였다. 너무나 기뻐서 떨리는 손으로 책장을 넘겼다. ”조규수 님, 박희연 “ 주서 인장이 딱 찍혀 있었다. 너무나 고맙고 행복한 순간이였다. 2013.3.9(토) 대전에서 있는 친구 자녀 결혼식에 가기로 했던것을 취소하고 부조금을 우편으로 보내기로 하고 혼주한테 전화를 했다. ’참석하고 싶은데 일이 생겨서 못간다. 이해해줘라” 일방적인 나의 통보일 뿐 혼주의 허락은 없었다.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사무실에 나왔다. 이 시집을 빨리 읽어 보고 싶은 마음에서다.
사무실에 앉아 책을 보기 시작 했다.
잔잔한 감동이 물결되어 점점 더 크게 다가와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책을 읽고,
내가 부족하더라도 이 책이 나에게 와서 나눠준 행복과 감동을 나름대로 영원히 기록하고자 감상문을 작성한다.
“시인은 시를 쓸 뿐 그 나머지는 독자들의 몫으로 독자들이 나름 해석할 수 있고 또 독자로 하여금 생각게 하는 것이 시의 본질 이라고 생각하여 나름대로 감상을 적어 봅니다”
감상문
저자 소개
-성 명 : 박 희 연
-경 력 : -1934년 무주에서 출생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전주고, 살레시아고, 대광고, 청량고, 자양고, 광남고에서 근무
-1999년 국민훈장 석류장
-문 력 : -현대문학 추천 시인(박두진 추천)
-현실 동인, 원탁 동인, 동오제 동인
-저 서 : 시집 「햇빛잔치」, 「우리는 산벚나무 아래서 만난다」등
책 소 개
-제 목 : 바람의 길
-펴낸날 : 2012년 11월 10일
-펴낸곳 : 들꽃누리
책의 구성
-총 7부 시 79편
-머릿말
-바람의 길은 어디 인가?
(스승의 시를 읽고 감상을 쓰다 - 류시화)
감상문 형식
-내가 나름대로 몇 편의 시를 선택하여 작성
빈 들판에서
박희연
이 가을의
논과
밭은
가장 겸손한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품안에서 자랑스럽게 키우던 채소들과
봄부터 신선함을 담아다 나르던
그 많고 많던 낟알들을
모두 제자리에 돌려 보내고,
이제,
논과
밭은
그리도 뽐내던 주연 배우의 자리에서,
조연으로 물러나
조용히 몸을 낮추고 있다.
오면 가고, 가면 오는세월은
시자고가
끝의
매듭을 알고 있으니.
지금은 한해를 마무리 짓고,
한 걸음 무러나
빈손으로,
빈 마음으로,
지난 일을 되짚어보는 아름다운 시간이다.
-빈 들판에서 전문-
나는 이 시를 읽다가 눈물을 흘렸다.
시인님은 40여년을 교단에 몸 바치고 퇴직을 하셨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동안의 일들과 현재의 감정을 시 한편으로 곱게 곱게 승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이 가을의 / 논과 / 밭은/ 가장 겸손한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 가을은 정년에 임하게 되는 시인님이고 논과 밭은 시인님의 지성과 감성 그리고 교육의 기술로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이듯, 모든 것이 절정에 달해 있어 입신 경지에 이르고 있음을 말씀하시는 것이며,
“품안에서 자연스럽게 키우던 채소들과 / 봄부터 신선함을 담아다 나르던 / 그 많고 많던 낟알들을 / 모두 제자리에 돌려보내고,”/
품안에서 키우던 채소들 - 시인님이 정성들여 가르치던 학생들로 봄에 새롭게 만나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따르고 지도하던 많고 많은 제자들을(낟알들) 교육을 시켜 때가 되면 가정과 사회에 돌려보내는 스승의 마음의 표현, 참으로 신선하고 요즘 선생과 제자들이 본 받아야할 덕목이라고 생각되고 학교의 모습들이 슬라이드 되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 집니다.
“이제, / 논과 / 밭은 / 그리도 뽐내던 주연 배우의 자리에서, / 조연으로 물러나 / 조용히 몸을 낮추고 있다.”/
이제 지성과 감성 그리고 교육의 기술은 오랜 세월 동안 반복되어 입신 경지에 다다른 스승의 자리를 또 다른 스승이나 제자들에게 물려주고,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이들을 바라보는 심정을 표현하셨는데, 현실과 조화가 잘되는 은유를 사용 하신것 같아 시어 하나 하나에 존경을 보냅니다.
“오고 가고, 가면 오는 세월은 / 시작과 / 끝의 / 매듭을 알고 있으니, /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는 것은, 학생을 만나면 헤여짐이 있고 교직을 시작 했으면 그만 두어야 하는 시간적인 그리고 공간적인 끝을 우리는 스스로 알고 있음으로, 우리 스스로 매듭을 찾아야 되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며
“지금은 한 해를 마무리 짓고, / 한 걸음 물러나 / 빈손으로. / 빈 마음으로‘ / 지난 일을 되짚어보는 아름다운 시간이다.”/
모든 일을 끝낸 농부가 끝마무리를 위해 농기구를 닦고 기름칠 하여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것처럼 미련과 여운과 나 아니면 않된다는 아집을 훌훌 털어 버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난 40년간의 교직 생활을 되돌아보며 잘못 된것이 있는지 잘된 것은 무었인지 되짚어보는 좋은 시간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이 시를 읽으면 시인님은 오랜 세월 동안 정성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치시고 학생들이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하셨던 모습을 볼 수 있어 너무나 감동 적입니다.
저 자신도 어렵고 힘들고 책 한권 볼 수 없었던 시절,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나에게 건네주신 “상록수”라는 책을 석유 등잔불 아래에서 밤새워 읽고 글을 쓰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아마도 시인님 밑에서 공부를 한 학생들은 위의 시처럼 선생님을 정신적 지주로 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인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햇빛 농원
박희연
텃밭에서 흘린 땀을 그늘에 앉아 닦는다.
말고 시원한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하늘에서 너울대는 구름처럼.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는다.
우물의 시원한 물맛이
손등에서, 얼굴과 목에서 바람을 만든다.
빨랫줄을 타고 놀던 수건은
오가던 바람의 냄새와 햇볕의 싱그런 기운을
내게 몽땅 건네준다.
수건에 묻는 바람의 냄새와
햇볕을 따라온 따뜻한 기운이
신기한 마술처럼 내게로 옮아온다
여름이면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500평 텃밭에 나가 일을 한다. 너무 힘이 들어 지금은 300평 정도만 사용하고 나머지 땅에는 나무를 심었다. 이 시를 읽으면서 나도 이런 시를 쓰고 싶다고 강렬하게 느꼈다. 왜 이런 좋은 시를 나는 못썻을까? 생각도 해본다.
같은 이슬을 먹고도 누가 먹었느냐에 따라 뱀이 먹으면 독을 만들고, 벌이 먹으면 꿀을 만들고, 매미가 먹으면 소리를 만든다고 하는데,
같은 텃밭에 앉아 땀을 흘려도 시인님은 이런 아름다운 시어를 만들어 시를 짓고 나는 그 시를 읽고 부러워서 나도 이런 시를 쓰고 싶다고만 한다.
시인님은 땀을 흐리시며 시어를 줍고, 땀을 닦으면서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는 시어를 창조하고, 물을 마시면서도 시원한 물맛이 얼굴을 타고 바람을 만들게 하신다. 나는 빨랫줄에 수건은 널어놓지만 시인님은 수건이 빨랫줄에서 춤을 추며 타고 놀도록 만들어 주신다. 너무나 신나고 멋들어진 시어들이다.
“햇볕을 따라온 따뜻한 기운이 신기한 마술처럼 내게로 옮아온다” 햇빛이 데리고 왔을 따뜻한 기운을 따라왔다고 하시는 억지(?) 정말 신기하다.
햇빛을 키우는 농원(?), 아니면 햇빛들이 관리하는 농원, 아마도 시인님께서 햇빛을 키우는 농원이겠지 라고 생각을 한다.
시인상 詩人像
박희연
눈부신 빛이 그리워 천년이고 만년이고 울먹이던 가슴
젊음을 캄캄 속에서 보낸 바위도 그것이 종교였고, 철학이었던
어는 날이고를 거슬러 올라가면 태초가 되는 그날에 스스로 지녔던
무색 無色의 마음이다.
바위는 그 나체의 곡선도 가시고,
눈물 자욱엔 사양해도 좋은 이끼가 뿌리를 드리우고
아름다워야 할 하늘 밑에서 울음으로 살아온 그에게도
기어이 눈물이 맺힌다.
몇해고 묻혀 살던 숲이 벌이 되고 벌을 따라 눈바람을 따라
칠팔월 쨍쨍 햇살과 산이 무너지고 하늘이 맞닿아도 좋을
커다란 노도와 함께
핏빛으로 터져 울려오던 메아리를 듣는 장엄한 순간이다.
엄숙한 대답이었다.
사랑하여야 할 사연을 찾은 바위가
이웃의 바위와 만남은
달 밝은 골이 있고, 솜 철럼 따스시 녹아난 약수가 샘물처럼 흐를 믿음이었다
시인상이란 무엇일까? 나는 솔직히 잘 알지를 못한다 이 시를 읽으면서 시인상이란 이런것다 라는 답을 구하고 싶었다.
매우 어렵고 힘들다. 진정한 시인의 상이란 천년이고 만년이고 울먹이는 가슴이 있어야 하고, 홀로 어둠을 지켜내는 바위도 종교고 철학이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바위는 그저 큰 돌덩어리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앞으로는 종교이고 철학이라고 생각하고 또 새겨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몇해고 뭍혀 살던 숲이 벌이 되고 절을 따라 눈바람을 따라 칠팔월에는 쨍쨍 뜨거운 햇살에 산이 무너지고 하늘이 맞닿아도 좋은 큰 물결과 함께 핏빛으로 울려오던 장엄한 순간을 듣고 보아야 한다
달 밝은 골이 있어야 하고 솜처럼 포근하게 녹아나는 약수가 샘물처럼 흐르는 믿음이 있어야 시인의 모습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도 이런 시인상을 갖추고 싶다. 그리하여 이런 분들과 아버님 , 삼촌, 호형호제하며 아름답고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시를 쓰고 싶다.
어느 평론가의 말씀 하시기를 “시를 써서 자기 아내에게 보여라, 아내가 읽고 이해를 하거나 뜻을 안다면 그 시를 버려라” 했다. 시는 설명문도 아니고 광고문도 아니기 때문이다.
은유를 포함해서 줄이고 압축해서 작은 우주를 한 줄의 문장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이 시를 통해서 시인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바람의 길
박희연
바람에는 색깔도 있고 냄새도 있다.
무늬도 있고, 나이도 잇으며
시샘하는 야속한 소가지도 있다.
그래서 바람도 때로는 혼자이고 싶어
멀고 힘든 여행에서 돌아오는
나그네의 심정이다.
바람은 그냥 흘러가는 것만이 아니다.
차곡차곡 쌓이고 덮혀서 세월을 만들고
세월의 무게로 골짜기를 넘고,
들을 건너 산으로 기어오르다가도
때로는 혼자이고 싶다
멀고도 험한 힘든 여행에서 만본 나그네의 외로움
그 외롭고 쓸쓸함이나마 간직하고 싶다.
오늘도 들녘에 서서
지는 해를 보고 있으면 유난히도 크게 둥글다
하루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엄숙한 시간도 혼자서
지켜보고 있다.
‘바람의 길’ 외로울때도 있고 쓸쓸할 때도 있고 머나먼 여행길에서 견디기 어려운 외로움을 맛본 경험도 있고,
색깔이 분명한 바람은 어느 때는 큰 군중집회에도 참가해서 응원해주고 어느 때는 군중들이 헤어지도록 냄새도 피워주고,
시내 골목과 깊은 숲속과 먼 나라까지 높은 곳에서 낮는 곳까지
그리고 산에서 바다까지 온세상을 누비고 다니며 많은 것들을 두루두루 설엽하는 바람
아마도 그래서 바람은 시인이 되었나 보다
바람의 길이 곧 시인의 길인가 보다.
여행중에 만난 모든 이야기들을 모아모아 시를 만들고,
여행중이 자기가 느꼈던 슬픔과 괴로움과 고통과 기쁨과 즐거움까지도 시로 토해내는 바람.
나는 이시를 읽으며 시를 잘쓰기 위해서는 시인이 되기 전에 바람이 되어 보아야 한다고 생각을 갖게 한다.
박희연 시인님의 이런 시어에 대한 발상은 어데에서 오는 걸까?
혹시 바람이 물어다 주는 바람의 감성이 아닐까?
나는 오늘 이 책을 보면서 마음이 카타르시스되어 감을 느꼈다.
첫댓글 스쿠바님께서 쓰신 농사 일기가 훨씬 더 좋은 듯 합니다. (새로 쓰는 농업 사전 1,2,3,)
어머니를 그리시며 쓰신 어머니에게서 배운 농사를 시로 쓰시다니요,
너무나 진솔하게 쓰신 시가 전 훨씬 훌륭하십니다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ㅎㅎ
선생님 감사합니다. 잘 하려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 참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하나가 시를 창작하는 것인데요. 즐기고 싶고 행복한 마음으로 끌어가야 할텐데 하는 마음 뿐입니다. 열심히 노력하겟습니다.
밧희연님의 시도 좋지만 스쿠바 선생님의 해설이 훨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어찌그리도 해설을 잘 쓰시는지요? 부러워서 한 참을 머물다가 갑니다.ㅎㅎ
선생님 과찬에 제가 몸이 부끄러워 집니다. 책을 보내주신 박희연시님께 감사드리는 미음으로 썼습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