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종주 64Km
◈ 일 시 : 2009. 3.7 07:00~3.8 12:00(29시간)
◈ 산행거리 : 64Km
◈ 산행코스 : 남해대교 입구-귀두산-금음산-대국산성-가청고개-삼봉산-망운산-평현고개-괴음산-송등산-납산-앵강고개-대기봉-무등산-사자산-바닷가
◈ 누구와 : 제삼리 주민 49명과 함께
제삼리 짐승들이 이번엔 남해로 모여들었습니다. 충무공의 혼이 시퍼렇게 살아 숨쉬는 천혜의 섬 남해를 종주하기 위해……
금요일 퇴근후 밥 후딱 먹고, 배낭 챙기고 길을 나섭니다. 정확히 12시 정각에 양재역에 도착합니다. 갱비님을 비롯해 작년 대간 이후 오랜만에 뵙는 대청봉님도 보이고 낮익을 얼굴 몇분과 반갑게 인사하고 대구를 향합니다. 졸다 깨다를 몇 번 반복하니 어느새 대구입니다. 방장님을 비롯해 많은 님들이 탑승합니다. 45인승 버스 빈자리가 몇 개 없습니다. 사천휴게소에서 아침식사하고 남해대교입구에 도착하니 6시35분. 반갑게 인사들 하고 7시 정각에 대장정에 돌입합니다.
줄줄이 남해대교를 건너갑니다. 때맞추어 일출이 시작됩니다. 충무공께서 전사하신 노량앞바다 사이로 장엄하게 태양이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가 웬지 술술 풀릴 것 같은 좋은 징조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니죠.....
남해대교 건너 바로 오른편 들머리에서 산행이 시작됩니다. 가볍습니다. 20여분만에 산성산 오르고 노량마을로 진입합니다. 노량하면 웬지 가슴이 뜀니다. 충무공께서 전사하신 노량해전이 생각나서입니다. 잠시 숨을 돌리고 계속 갑니다. 날씨는 최상이고 하늘은 우리 제삼리 주민들을 환영하는 듯 청명하기만 합니다. 아직은 동네 야산을 타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귀두산의 정상석이 반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맞춰서 한방. 용강마을 지나 넓은 공터에서 후미 기다리며 물 한모금 마십니다. 남해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전망이 끝내줍니다. 숲 사이로 님들이 줄지어 건너옵니다. 보기가 아주 좋습니다.
다시 계속 전진입니다. 이번 산행에서 전 제 자신 체력을 한 번 테스트해보려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그 동안 운동 열심히 했거든요. 금음산지나고 악치곡산 지나고 어느덧 대곡산성에 도달합니다. 여기서 단체사진 찍는다는 방장님 명에 의해 휴식합니다. 간식도 하고......
단체로 한방 찍고 산성 밑으로 해서 줄맞추어 갑니다. 보기가 정말 좋습니다. 매화꽃도 만나고(올 봄 제일 처음 보는 꽃입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진달래도 보고 개나리도 봅니다. 호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마늘이 지천입니다. 마치 봄 보리를 연상시킵니다. 파란 마늘 밭......
가청고개.... 막걸리 두잔 마시니 속이 짜릿합니다.
삼봉산갔다가 다시 돌아와 현촌마을로 향합니다. 어느덧 시간은 12시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건너 현촌마을 정자에서 다시 막걸리. 오늘은 막걸리 힘으로 가는 듯 합니다. 좋은 님들과 들이키는 막걸리 맛이 정말 더 이상 무슨 말로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헌데 여기 막걸리가 포천 이동 막걸리네요. 어느 지방이든 고유의 막걸리가 있는데 남해는 없네요. 제가 지방 산행시 그 지방 고유의 막걸리 맛을 다 보는데 가장 맛나게 먹은 것이 경기 제일봉 화악산 날머리에서 먹은 잣 막걸리입니다. 맛이 끝내줍니다. 여기서 제안 하나. 남해 마늘 막걸리 만들면 대박 날 듯……
망운사 오르기 전 임도에서 잠시 휴식시간. 아밍고님 물지원도 받고(정말 고맙습니다.) 할배님이 찰밥을 내놓습니다.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더 이상의 진수성찬이 없습니다. 헌데 할배님 옆얼굴에 소금기가 보입니다. 마음이 짠합니다. 할배님 찰밥 정말 잘먹었습니다.
망운산을 오릅니다. 길이 질퍽거립니다. 봄 산행시 제일 싫은 것중 하나가 질퍽거리는 등로죠. 오른쪽에 철쭉이 많이 보입니다. 5월에 오면 장관이겠습니다.
1시40분 망운산을 지나고 관대봉을 지나고 공원묘지도 지나 팽현고개에 닿습니다. 오후 4시. 9시간 산행했습니다. 아직은 팔팔합니다. 물한모금과 쵸콜렛 하나로 힘 보충하고 괴음산을 향합니다. 가장 힘들었던 구간입니다. 숨이 정말 턱에까지 닿았습니다. 내내 같이 산행했던 대청봉 형님도 가만히 옆에서 보니 저랑 비슷합니다. 휴!!! 다시는 걷고 싶지 않은 급경사 오르막길 해발 0m까지 떨어진 후 다시 치고 올라야 합니다.
4시20분에 팽현고개를 나서 5시 30분에 괴음산에 닿습니다. 정상석에서 사진 한방.
송등산과 납산(오후 7시)을 지나 다시 급전직하, 위험구간(암릉)도 무사히 건너 8시40분에 앵강고개에 도달합니다. 잘 만들어진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세수하고, 그냥 퍼질러 앉아 후다닥 비빔밥 2그릇 해치우고 막걸리 3잔(안주는 자연산 굴, 달콤합니다. 정말 잘먹었습니다)에 콜라 한잔. 물대신 콜라를 병에 담고..... 버스에 올라 양말 갈아신고 잠시 눈을 감고 휴식합니다. 10시30분 출발.....
본격적인 야간모드로 진입합니다. 이제부터 그야말로 야생의 길을 갑니다. 여기저기 찢기고 부딪히고 나무가 얼굴때리고,,, 내평생 이런길은 처음입니다. 짐승들도 이런 길은 가지 않을 것 같은 길. 정말 다신 오고 싶지 않은 길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오는 길일 듯 합니다. 다시는 안올 겁니다.
쉬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배낭도 벗지 않고 쓰러져 잡니다. 무박산행시 가장 힘든 것. 잠과의 전쟁. 졸면서 갑니다. 길을 모르니 죽자사자 따라길 밖에.
한려정 정자에서 다시 잠.... 이후 지금까지의 길은 예고편에 불과. 정말 사람 다닌 흔적이 전혀 없다. 방장님은 잘도 길을 찾아 가신다. 감탄에 감탄....
한발 한발 걷다 보니 어느덧 날이 밝아옵니다. 임도 쉼터에서 다시 할배님 찰밥을 빼앗아 먹습니다. 할배님은 후배를 위해 몇 숟가락 뜨지도 않으시고 먹으라고 하십니다. 할배님 찰밥힘으로 이후 쌩쌩하게 갑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감당해야 할지……
독일마을까지 논스톱으로 진행합니다. 독일마을에서 갱비님 트로나인 크림 도움을 받습니다. 50Km 넘으면 반드시 찾아오는 고질중의 고질. 엉덩이. 휴!!!!!
10시 넘어 산마루 휴게소에 도달합니다. 여기서 막걸리 7잔, 소주 2잔 마십니다. 대청봉님이 곁에서 걱정하십니다. 너무 많이 마신다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전 막걸리 마시면 힘이 팍팍나는 체질이라 일부러 마신거니까..... 이후 이 막걸리 일곱잔의 힘으로 끝까지 힘을 냅니다.
마지막 아스팔트 도로에서 아밍고님이 맞아주십니다. 가슴에서 뭔가가 울컥합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하나가 더 남았다네요. 해변가 작은 야산. 또 갑니다. 진짜 마지막산입니다. 아니 산은 아니죠... 해변가 마을 버스에 도착하여 64Km 대장정의 끝을 장식합니다. 막걸리 석잔 연거푸 마시고, 이후 뒷풀이 밥먹으면서 소주 두 병, 버스간에서 맥주 3캔. 비몽사몽 자다 일어나니 어느새 서울 양재역입니다. 아밍고님이 주신 시금치 한 봉지 들고 지하철타고 집에 옵니다. 샤워하고 집앞 삼천오백원짜리 무한 리필 냉면, 아들놈 꼬드겨 같이 한그릇 하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남해종주 참여하신 주민여러분 모두 수고하시었고 4월 서울에서 의 재회를 기대합니다.



















첫댓글 범행님 고생많이 하셨읍니다. 항상 웃음으로 산행하시는 모습 부럽습니다.
갱비님도 후미분들 챙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일요일날 뵙겠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미소는 여전하시네요 .대간 끝나고 뵙지도 못하고 아쉬웠는데..... 4월에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시작님! 오랜만입니다. 4월 오산때 뵙도록 하겠습니다.
마늘막걸리 한 번 생각해 봐야 되겠습니다. 가마봉 이후 가시밭길 헤쳐가신다고 많은 매도 맞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픈만큼 좋은 추억으로 새겨져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남해종주길 고생하셨습니다.
신영길님 현재는 다시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헌데 몇일 더 지나면 또다시 그리워지지 않을깨 예상을 해 봅니다. 인간은 망각의 존재라..
종주축하합니다. 이동면에 가면 남해 토속주있습니다 아주 유명합니다
남해도 있기는 있었군요.. 헌데 왜 가게에서 팔지를 않았을까요. 아쉽군요...
사진 감사 합니다, 후기도 넘 멋있고^^ ,,,,행복 하세요~
법사님 나이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내 또래거나 낮은 줄 알았었는데....
수고했습니다. 길이 참 안 좋죠? 저도 다음에 남해지맥을 혼자 올 생각을 해 보니...ㅎ 그래서 남해지맥으로 길을 변경했습니다. 지금도 잘 했다 생각합니다. 범행님!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항상 즐산하세요..^^
제 평생 그런 길은 처음가봅니다. 현상님! 챙겨주신 문어말린 거 버스안에서 수도권님들과 골고루 잘 나누어 먹었씁니다. 저도 몇개 집에 가져와 아이들에게 내놓으니 더 없냐고 해서 혼났씁니다. 현상님도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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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분들이 올린 사진이 많아서 전 다른사진만 골라서 올렸습니다. 패왕님! 무릎 빨리완쾌하시고.... 정기산행 끝나면 패왕님의 동영생 재미가 쏠쏠합니다. 정성도 대단하시고요. 전 실력도 없지만 못할 것 같습니다.
범행님 올만에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할배 얼굴 염전도 찍어서 올려주시고... 서울지부 주관 오산종주 등 자주 뵙도록 하지요~~~
예!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산행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할배님이 주신 찰밥,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힘으로 갔던 것 같습니다. 험한 길 고생하셨습니다.
고생많으셨구요 빼어난 경치의 남해... 범행님 덕분에 즐감하고 갑니다.^&^
남해는 몇번 가봤지만 산속에서 맞는 남해의 모습은 색다르더군요. 편한세상님! 반갑습니다.
편한세상님 요즘 넘 편하게 계신거 아니예요...약오른다*^^
고생하셨습니다. 대청봉님도, 비산님, 할배님도 보이고..... 남해 구경 잘하셨지만 힘드셨나봅니다. 수고많이하셨습니다.
바랭이님 고맙습니다. 힘은 좀 들었습니다. 왠만해서는 터지지 않는 입술이 다 부르트더군요. 일요일날 뵙는거죠....
아스팔트의 모습이 얼마나 피곤 하였으면....앉아서 후기를 보자니 미안 스럽군요
산행 막판이라 힘들었습니다. 산길에서 뵙길 고대하세겠습니다.
행님 효과 억쑤로 보구있다 , 서울에서만나요^^
효과 있다고 그랬지? 서울 5산때는 내 책임지마....만동 없는 산행은 참 심심할 거 같다.
범행님이 주신 두알 잃어버렸어요.ㅠㅠ분명 배낭에 넣었는데 배낭지킴이 방장님과 저를 집에까지 태워주신 소나무향기님 두분이 용의선상에 있는데~~~
ㅎㅎㅎㅎ, 그 귀한걸 잃어버리시다니. 돈 주고도 못사는 겁니다. 다음 기회에...
형님 거친산행 축하드려요....^^* 근데 위에 계신분들 뭐 주셨나봐요.. 효과 보고 있는사람 잃어버린 사람 있는것 보니까??? 갑자기 본전생각 믿진생각 그런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알면 다침*^^
희야님 말마따나 알면 다친다네..흐흐흐흐....나중에....
형님 첫만남이었지만 왜 그리 푸근한지...다음에도 함께 하면서 좋은 산행 자주 해요 ^.^
저도 반가웠습니다. 저도 정기산행만큼은 꼭 참석하려고 합니다. 자주 볼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범행씨 오랜만에 함께해 즐거웠고,그 효과보다 몸관리를 잘 한 탓에 이제는 산을 헐헐 날으는 모습 부럽소!자주 산행때 보자고요.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산행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젠 어느정도 힘든 고통을 즐기는 법을 깨우친 것 같습니다. 형님 반가웠습니다. 오랜만에....
마지막 내려 올때 기분이 아주 묘하죠.그건 바로 남해섬을 가슴에 모두 담았기 때문입니다.거제도로 가서 아름다운 광경 모두 가슴에 담고 동강 트레킹가서 그것 마저 가슴에 담는다면 소원성취 하는거겠죠 남해섬 완주 축하드리며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내려왔을 때의 그 감동을 무엇으로 표현을 하겠습니까. 그 맛에 또한 장거리산행을 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달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범행님은 "박진영" 닮았어~요!~^^저도 막걸리에서 힘을 얻는 데 담엔 한~ 잔 주세요!~~ 남해종주 축~하드리고 멋진 후기 감~동입니다^^~~ 불수사도삼때 뵈~어요~~~
박진영 ㅋㅋㅋ 담에 서울에서 노래실력 발휘함 해주셔요*^^
박진영 닮았다는 말 처음 듯습니다. 칭찬으로 들을께요. 막걸리 좋아하시는구나. 알겠습니다. 다음에 필히 듬쁙 드릴께요. 반가웠습니다.
범행님 수고하셨습니다~
호야님도 고생하셨습니다. 만나서 반가웠고요. 다음에 ㄸ....
ㅂ범행님 사진엔 내가 없군 ㅎㅎㅎㅎㅎㅎ비아그라 안잊고 있습다 ㅎㅎㅎㅎ
저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지가 사진을 못찍어서 죄송합니다. 반은 버립니다. ㅎㅎㅎㅎ
수고많으셨습니다. 언제 남해종주길 신영길님과 함께 사브작사브작 댕기면서 길을 좀 만들어야겠습니다.
완주축하드림니다..
완주 축하드리며 대단하시단 말씀박에 드릴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