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때 난 하늘에 계신 어떤 절대자의 힘들이 지상으로 내려오는데 삼년쯤 걸린다고 생각했다
왜 삼년이라고 생각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그 무렵 나는 다리가 아파서 동네 할머니에게 늘 침을 맞곤 했었다
할머니는 내 손톱끝 사이에 침을 꽂거나 다리에 뜸을 뜨고는 했다
침을 맞는동안 할머니의 자상한 이야기들이 날 아주 오래전 전생으로 이끌었는데
난 전생에 별이 였나 보다고 하셨다
내다리에 별이 있고 손톱끝에 별이 있다고 하셨다
그게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난 내가 별이 였었다는게 너무 맘에 들었다
어둠이 가득히 차는 밤이면 하늘은 더더욱 높아지고 그 높아진 하늘골 사이로 지상의 어떤 이야기들이
포르르~날아 동남쪽 35도 방향에 하나쯤 콩~하고 태어나고 다시 포르르~날아 서쪽 이른 저녁에 폭~~하고 박혀
빛나던 그 별들이 지상의 수많은 꿈과 이야기들의 포스트잇 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집은 다락방이 있었고 난 그 다락방에서 살았다
다락방을 지나 이층계단을 오르면 아주 작은 철계단을 지나 옥상이 나온다
항아리 가득히 엄마가 담아놓은 물들이 저녁이면 별들의 쉼터가 되었다
엄마는 항아리에 물을 담아 놓으면 부자가 된다고 늘 풍성하다고 믿으셔서
우리집 항아리는 고추장 된장 외에도 그렇게 물을 담고 서 있었다
그 항아리들이 밤이 되면 달을 담고 별을 담고 그리고 은하수를 담아냈다
난 마치 별들의 동지처럼 저녁이 시작되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옥상으로 올라가
항아리의 뚜껑을 죄다 열어 놓았다
항아리 속에는 지난해 두고온 그리움이 된별과
앞으로 꾸어갈 수많은 꿈들이 달이 되거나 별이 되어 항아리 가득히 떠 있고
열살 어린 내 마음속에도 그렇게 매일매일 별들이 뜨고 있었다
유년의 그리움들은 잃어버린 일기장처럼 아득히 아련하다
내꿈들이 별이 되었을까...내꿈들은 달이 되었을까...
그해 여름 바람이 이쁜날 밤에 옥상에서 나는 별을 보며 노래를 불렀다
뜸북 뜸북 뜸북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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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몹시도 그리운 ..나는 지금 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