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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국가대표인 리디아 고(맨 왼쪽)이 2016 리우 올림픽 골프에서 딴 은메달을 보이고 있다> |
리우 올림픽에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출전해 골프에서 은메달을 딴 리디아 고가 자신을 둘러싼 국적 논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다시 드러냈다.
서울에서 태어나 8세 때 뉴질랜드로 이민 온 리디아 고는 이달 초 뉴질랜드 헤럴드와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국적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수많은 대회에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출전했고,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불편하다"면서 "뉴질랜드 국기가 내 골프백에 붙어 있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올림픽에 뉴질랜드 대표로 출전하는 것이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리디아 고가17세의 나이에 세계여자 프로골퍼 랭킹 1위에 오르자 한국사람 뿐 아니라 뉴질랜드 사람들 가운데는 그녀가 자신이 태어난 한국으로 국적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골프를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의 자기가 있기까지 지원해준 뉴질랜드가 자기의 나라라고 밝혀왔다.
그녀는 지난 2월 뉴질랜드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보면 한국인 얼굴을 볼 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뉴질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 나는 이 두 나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어 큰 행운이다. 나는 한인 Kiwi다. 그래서 나를 Kowi (Korean + Kiwi)라고 한다”고 말했다. Kiwi는 뉴질랜드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뉴질랜드에만 서식하는 날지못하는 새 Kiwi에서 비롯되었다.
리디아 고의 이런 분명한 입장에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한인 이민자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리디아 고의 국적변경 논란 기사가 실린 8월 20일자 조선일보 인터넷 기사(8/20)에는 다음의 댓글들이 달려있다.
‘한국 혈통이라도 외국국적 취득하면 외국인, 외국혈통이라도 한국국적 취득하면 한국인이라는것만 알면 족하다’ (정기철)
“국적과 혈연도 구분못하는 후진국가 한국! 툭하면 외국 국적의 한인출신들에게 되도 않는 국적과 애국심을 기대한다. 이러니 그 나라 문화속에서 성장하고 아이덴티티를 키워간 사람들에게 반감만 살 뿐이다. 제일 기가 막힌건 어릴때 고아로 버려져 외국에 입양된 사람들에게 조국 어쩌고 떠드는 무리들!! 이건 뭐 개념이 있나? 양심이 있나?”(전순애)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 국적에 대해서 매우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비록 한국 부모님 밑에서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리디아 고의 겉모양만 한국 사람이지 그 속내용은 모두 뉴질랜드 사람이다......이제는 언론에서도 리디아 고에 대해서 더 이상 필요이상으로 보도하거나 띄우지 말고 한국의 태극낭자들과 자라나는 새싹들에 대해서 더 많은 애정을 가지기를 바란다......”(이태균)
뉴질랜드의 유력 언론인 뉴질랜드 헤럴드의 존 러그한 칼럼니스트는 지난 20일 리디아 고는 “우리의 것이다. 분명히 뉴질랜드의 것”이라고 칼럼에서 밝혔다.
그는 리디아 고가 뉴질랜드를 자신의 나라라고 분명히 밝히는 모습을 보며 뉴질랜드에 온 이민자들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자들은 자신의 첫번째 정체성을 뉴질랜드보다 자신의 인종적 출신국에 두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 예로 중국 이민자들이 자신을 중국계 뉴질랜드사람(Chinese New Zealanders)이라고 말하기 보다 뉴질랜드 중국인(New Zealand Chinese)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리디아 고가 자신은 뉴질랜드 사람이라고 거듭 밝히는 것을 보며 이것이 뉴질랜드에 있는 아시안계 이민자들의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
2016-08-24 06: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