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로 분해된 벡터

[산새소리]

  우주공간을 비행할 수 있는 추진 기관을 가진 비행체인 로켓은 고압의 연료가스를 분출시켜 그 반동력으로 전진하는 비행체이다. 로켓은 우주선을 지구 밖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산소가 없는 곳에서도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로켓과 비슷하게 빠른 속도로 나는 비행기인 제트기는 연료만 싣고 있으며 연료를 연소시키는 데 필요한 산소는 대기 중에서 빨아들이는 반면, 로켓은 연료와 함께 산소도 내장하고 있어 공기가 필요 없다. 로켓을 이용하여 우주선을 우주의 어떤 궤도에 진입시키거나 지구로 귀환시킬 때에는 우주선의 속력과 방향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 이와 같이 물체의 운동방향과 힘의 크기를 함께 고려해야 할 때 벡터가 사용된다.

위치벡터

그런데 크기와 방향이 각각 같은 벡터는 시점에 관계없이 모두 같은 벡터이므로 시점을 일치시키면 벡터를 다루기 쉽다. 시점을 일치시키는데 가장 편리한 것은 원점 O가 있는 좌표평면이나 좌표공간이다. 평면 또는 공간에 있는 벡터의 시점을 좌표평면 또는 좌표공간의 원점 O에 고정하면 임의의 벡터 a에 대하여 a =  가 되는 점 A의 위치가 정해진다. 역으로 임의의 점 A에 대하여  = a 가 되는 벡터 a가 단 하나로 정해진다. 이와 같이 일정한 점 O를 시점으로 하는 벡터 를 원점 O에 대한 점 A의 위치벡터라고 한다. 벡터의 시점을 점 O에 고정하면 벡터 와 점 A는 일대일로 대응한다. 따라서 평면 또는 공간의 각 점은 모두 원점 O에 대한 위치벡터로 나타낼 수 있다.

단위벡터

좌표평면과 좌표공간에서의 벡터를 알기 위하여 우리는 좌표평면에서의 벡터를 먼저 생각하자. 사실 좌표공간에서의 벡터는 좌표평면에서의 벡터를 확장한 것이므로 좌표평면에서의 벡터를 이해했다면 좌표공간에서의 벡터는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좌표평면 위에서 두 점 E₁(1,0), E₂(0,1)의 원점에 대한 위치벡터 ,  를 각각 e₁, e₂라 하며, 두 벡터 e₁, e₂의 크기는 모두 1이므로 e₁, e₂는 단위벡터이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e₁ = i, e₂ = j 로 나타내기도 한다.

그림과 같이 임의의 벡터 a에 대하여 a =  가 되는 점 A의 좌표를 (a1, a2)라고 하면 다음이 성립한다. 이때 실수 a1, a2를 벡터 a의 성분이라고 하고 a1을 x성분, a2을 y성분이라고 한다. 또 벡터 a를 성분을 이용하여 a = (a1, a2)와 같이 나타낸다. 예를 들어 좌표평면 위의 점 P(3,4)에 대하여 위치벡터 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두 벡터가 같다 = 위치벡터의 성분이 같다

좌표평면 위에서 두 점 A(a₁, a₂), B(b₁, b₂)에 대하여 두 점이 같다는 것은 대응하는 성분이 서로 같을 때이다. 이와 같은 사실로부터 좌표평면 위의 두 벡터가 같을 때를 쉽게 정의할 수 있다. 즉, 두 점 A(a₁, a₂), B(b₁, b₂)에 대하여 두 점의 위치벡터를 각각 a, b라고 하면, a, b는 각각 아래와 같다.

이때 a = b이면 두 점 A, B가 일치하므로 두 벡터 a, b의 성분이 각각 일치한다. 즉, a = b일 필요충분조건은 a₁ = b₁, a₂ = b₂일 때이다.

좌표평면에 나타낸 벡터의 크기

좌표평면에서 두 점 사이의 거리를 구할 때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하는데, 시점이 원점 O이고 종점이 A(a₁, a₂)인 벡터의 크기도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하여 구할 수 있다. 즉, a = (a₁, a₂)일 때, 원점 O와 점 A(a₁, a₂)에 대하여 a =  이므로 벡터 a 의 크기는 선분 OA의 길이와 같다. 즉, 다음과 같다.

그런데 시점이 원점이 아닌 벡터의 크기도 이와 같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하여 구할 수 있다. 오른쪽 그림과 같이 좌표평면 위의 벡터 v는 시점과 종점이 각각 P(p1, p2), Q(q1, q2)인 벡터라고 하자. 그러면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벡터 v의 크기는 직각삼각형 PRQ의 빗변의 길이와 같다. 따라서 직각삼각형에 대한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하면 이 벡터의 크기를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선분 PR의 길이는 q1 – p1이고, 선분 QR의 길이는 q2 – p2이다. 따라서 벡터 v는 v = (q1 – p1, q2 – p2)이고, 선분 PQ의 길이는 다음과 같다.

좌표평면에 나타낸 벡터의 덧셈, 뺄셈, 스칼라 배

벡터를 좌표평면 위에서 생각하면 편리한 점 가운데 하나는 두 벡터의 덧셈, 뺄셈, 스칼라 배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좌표평면 위의 두 점 A(a₁, a₂), B(b₁, b₂)에 대하여 두 점의 위치벡터를 각각 a, b라고 하면 a = (a₁, a₂), b = (b₁, b₂)이므로 두 벡터의 합, 차, 스칼라 배는 각각 다음과 같이 대응되는 성분끼리 연산을 하면 된다.

좌표공간에서의 벡터

좌표공간은 좌표평면에서 z축을 하나 추가한 것이고, 원점 O를 시점으로 하고 세 점 E₁(1,0,0), E₂(0,1,0), E₃(0,0,1) 을 종점으로 하는 세 단위벡터 , ,  을 각각 e₁, e₂, e₃ 으로 나타낸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e₁ = i, e₂ = j, e₃ = k로 나타내기도 한다. 그림과 같이 임의의 벡터 a 에 대하여 a =  가 되는 점 A의 좌표를 (a₁, a₂, a₃)이라고 하면 좌표평면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음이 성립한다.

이때 실수 a₁, a₂, a₃을 벡터 a 의 성분이라고 하고 a₁을 x 성분, a₂을 y 성분, a₃을 z 성분이라고 한다.

공간벡터의 크기와 연산

평면벡터와 마찬가지로 성분으로 나타내어진 공간벡터a = (a₁, a₂ a₃), b = (b₁, b₂, b₃)의 연산과 크기는 다음과 같다.

또 평면벡터와 마찬가지로 두 점 A(a₁, a₂, a₃), B(b₁, b₂, b₃)에 대하여 벡터 는 =(b₁-a₁, b₂-a₂, b₃-a₃)이고 그 크기는 아래와 같다.

구속벡터와 자유벡터

지금까지 좌표평면과 좌표공간에서 다룬 벡터는 시점을 원점으로 하고 종점을 한 점으로 하는데, 이런 벡터들은 모두 종점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위치벡터는 원점에서 한 점 A를 향하여 선을 그음으로써 생기는 벡터이다. 유클리드 공간에서 한 점 A를 택하면 원점 O를 시점, 점 A를 종점으로 하는 하나의 벡터가 정해지고, 반대로 하나의 벡터가 주어지면 원점에서 이 벡터를 나타내는 화살표를 그을 때 그 종점 A가 정해지는데 이런 벡터가 위치벡터이다. 이와 같이 일정한 점을 시점으로 하는 위치벡터를 구속벡터라고 한다. 반면에 시점과 종점에 구애받지 않는 벡터를 자유벡터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