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철학의 인간 본성에 대한 관점은 다양하지만 그 중 많은 사람들에 의해 집중 받았던 것은 성선설, 성악설이다. 본성론이 등장하게 된 이유는 사회적 혼란을 없애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2가지 본성론의 공통점은 인간의 본성을 바라보는 관점을 통해 어떻게 사회를 평화롭게 만들 것인가를 주요 과제로 삼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각 이론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사회 혼란을 해결 방안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특히, 선과 악의 근원에 대한 관점이 매우 다르다.
우선, 맹자는 선이란 모든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부여받은 도덕성이라고 본다. 이의 근거는 측은지심이다. 이를 어린 아이가 우물에 빠진 상황을 예시로 설명한다. 사람이라면 모르는 아이더라도 우물에 빠지는 모습을 보고 측은한 마음이 생겨 돕고자 하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것이다. 반면에 악이란 인간의 타고난 도덕성이 사회를 살아가며 발생하는 인욕에 의해 가려지는 것이라고 보았다. 결론적으로 사회의 혼란이 야기된 이유는 인간 내부에 본래 자리 잡고 있던 도덕성이 발휘되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맹자는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인간이 개인 내면을 수양하여 도덕성을 회복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순자는 선이란 인간의 타고난 본능을 예나 법도 등의 제도를 통해 인위적인 노력으로 교화시켜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으로 본다. 악이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지닌 생득적 본능, 기본적인 욕구를 방치하여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사회의 혼란이 야기되는 것이다. 따라서 순자는 사회의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옛 성왕이 만든 예와 법도에 따라 사람들을 가르치고 교육을 통해 교화시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본능대로 행위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있게 살아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두 가지의 입장 중 성악설이 논리적으로 더욱 현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맹자의 성선설 논리에 따르면 인간의 개인 내면의 수양으로 사회의 혼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현실 사회에서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도덕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도덕성 함양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적 해결 방안을 상황에 따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맹자의 성선설은 현실적으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맹자는 도덕의 기원을 인간의 본성에서 찾는데 이는 현실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도덕 규범을 설명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보편적 도덕 규범의 예시는 살인을 저지르면 안된다,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규범들은 공통적으로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필요한 규범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규범들은 맹자가 주장하는 선험적으로 부여받은 도덕성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