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족이 처음 한국에 도착한 지난 여름, 제 두 딸은 시간이 참 많았습니다. 학교가 방학이어서 한국에서 새로 살 집에 적응도 하고, 예전에 서울에 있을 때 알고 지낸 친구들과 다시 연락도 하고 그랬습니다.
한가한 여름을 보내던 어느 날, 제 큰 딸 에린이 대사관 사람들과 함께 지역 내 노숙자 쉼터인 ‘다시 서기 센터’에서 봉사 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해 저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대사관 소식지에서 자원봉사자를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친구와 함께 나선 것이죠.
미국의 많은 십대들은 자원 봉사가 꽤 익숙합니다. 미국에서는 수십 년동안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주는 봉사 활동이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학교나, 종교 시설, 자연 속에서 봉사 활동의 가치를 배우며 자랍니다. 학생들이 지역 사회 봉사 활동에 반드시 참여하도록 규정하는 학교도 많습니다.
그래서 에린이 자원 봉사에 관심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참 뿌듯했습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배웠던 봉사 활동의 중요성을 딸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부모로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저도 함께 할 시간을 내기 위해 노력했지요.
몇 주전, 에린이 다시 쉼터에서 자원 봉사를 하겠다고 얘기했을 때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린이랑 다른 대사관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싫어서 저도 가겠다고 했습니다. 에린이 다행히 승낙을 해줘서, 그래도 아빠가 너무 창피하지는 않은가보다 싶었습니다. 십대들 어떤지 다들 잘 아시잖아요!
다시 서기 센터
화요일 저녁, 저녁 식사 시간을 앞두고 우리는 성공회 다시 서기 센터에 도착했습니다. 모든 봉사자들이 함께 모여 어떤 일을 하게 될 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참가자들 중에는 제 동료의 딸을 비롯해 그저 돕고 싶어서 나왔다는 한국 청년들까지, 십대들도 여럿 눈에 띄었습니다.
준비 다 됐습니다!
곧 일을 시작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쉼터 직원이 우리에게 할 일을 배분해 주었습니다. 저는 미역국을 배식하게 되었고, 에린은 김치를 배식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모두 긴 앞치마를 두르고 방수 고무 장화를 신었습니다. 장화는 왜 신냐구요? 그 이유는 조금 있다 설명 드릴게요...
사람들이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들어오기 시작하자, 이곳 직원들이 얼마나 유능하고 또 효율적으로 일하는지 금방 깨달았습니다. 저희에게도 어떻게 해야 음식과 시간, 힘을 낭비하지 않고 배식을 할 수 있는지 가르쳐 주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국을 배식하는 일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여러분이 거기 서서 200 그릇이 넘는 미역국을 배식한다고 생각해보세요. 허리가 얼마나 아픈지 몰라요!
식사 메뉴 중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뭐였을까요? 바로 김치입니다. 에린이 엄청 바빴죠.
미역국을 배식하는 저와 김치 담당 에린입니다.
식사가 끝난 후 설거지와 정리하는 것도 엄청났습니다. 쉼터 직원은 반드시 모든 테이블이 다 비워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정리를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식사하는 분들을 위한 존중 차원에서죠. 본격적으로 정리가 시작되자 모두들 수백 개의 컵과 쟁반, 수저를 닦느라 바빴습니다. 그래서 고무 장화가 필요했답니다. 비눗물이 부엌 바닥에 흥건했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아름다운 일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저희 대사관 직원들은 한 달에 한 번 이곳 다시 서기 센터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데, 동료들이 지역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함께 한 사람들과의 단체 사진입니다. 모두에게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대사관에서 참여하는 봉사 활동은 사실 이것뿐이 아닙니다. 어떤 직원들은 보육원 청소 봉사 활동을 나가기도 하고, 또 동물 보호소에서 봉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전에 이 블로그를 통해 탈북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 활동도 소개해드린 바가 있죠!
외교관으로서 이렇게 진정한 의미의 ‘봉사’를 직접 실천하는 동료들을 보며 얼마나 뿌듯했는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좋은 일 많이 했으면 좋겠고, 저도 최대한 참여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첫댓글 그아버지의 그 딸이네요 훌륭한 따님을 두셔서 축하드립니다
대사님을 본받아서, 대사님 따님도 남을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군요. 봉사활동을 쉬지 않는 따님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들도 못한 일 들인데 부전여전이라 할 만합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애린이 참 좋은 일을 했군요--애린도 한국을 더 잘 알고 이해해 주는 미국 젊은이로 성장 되었으면 합니다
한국을 알듯 세계도 잘 알아--인류와 미국의 훌륭한 리더가 되기를 기원 드립니다.
수고많으셨네요.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대사님 가족들의된 생활에 뜨거운 를 보냅니다.
축하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봉사 활동을 하여주심을
이제 한국도 봉사활동이 보편화 되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새삼스러운 단어였는데
이제 한국도 선진 대열에 들었나 봅니다.
봉사는 말 그대로 자원봉사가 되야지...억지로 끌려나간다거나...누구 눈치보면서 하는활동이 봉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만약 그런일이 있다면 노역에 동원되는 일이겠죠.....봉사는 늘 발륜티어들의 자발적 봉사가 되어야 하는것이 기본이겠죠,,.,.
스스로 원해서....스스로 좋아서...아무런 보상과 댓가도 지불받지 못하고... 불법노역에 동원되어지는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을까요?
한국도 상류층 자녀들 좀 보았으면 하네요
가족의 일들 알려주셔 고맙게 잘 보았습니다
저는 어머니 뱃속에 있을때부터 김치를 못먹었습니다. 어머니는 김치를 지금도 즐겨 드시지만, 저를 임신했을 때는 김치를 못먹었답니당.ㅋㅋㅋ 그땐 주로 숯불 갈비와 무교동 낙지를 먹었다고 전해 들었죠. 지금까지 살면서 김치 냄새를 싫어하고, 벌건 피가 묻은 고기 굽는 냄새와 낙지 냄새를 좋아하는 나는 좋아하는 거는 극도로 좋아하고 싫어하는 거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소각장에 택배로 보내버립니당.ㅋㅋㅋ 한번 내친 사람은 결코 용서하지 않으며, 내 사전엔 결코 <용서>란 단어는 없습니다.ㅋㅋㅋ 미움과 증오 그리고 처절한 복수가 있을뿐이죠.
언제가 나에게 <봉사>를 권유하고 강요하는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외계인 첩자와 카페에서 언쟁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 첩자가 봉사를 권유하고 강요하길래 난 화가 머리 끝까지나 분노에 휩싸인 채 내가 죽는 그 날까지 봉사를 하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답니다. 군대에서 남의 식판들을 닦아주던 내 모습을 생각하면 일어나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거든요. 어찌 식판들이 많던지 허리가 아플 지경이었죠.ㅋㅋㅋㅋ 대사님 오른쪽에 있는 양키녀 예쁘네요. 미혼 아가씨면 저와 만날 수 있게 오작교를 건설해 주세요. 돌싱이라면 사절입니당.ㅋㅋㅋ 전에 어떤 여자 연예인이 돌싱인데, 미혼 아가씨처럼 위장을 한 게 들통이
나 언론에 대서특필되어 속았다는 사실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었죠. 나는 <장사꾼 마인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내가 손해보는 거래는 절대로 하지 않는답니다.ㅋㅋㅋ 지난달 뚱보 <김정은>이가 작은 배를 타고 군인과 주민들이 떠나가는 배를 바라보며 눈물로 배웅하는 장면을 TV에서 본 적이 있는데, 참으로 인위적이더군요. 한마디로 인위적인 연출이죠. 그 장면을 두가지로 해석할 수가 있습니다. 첫째는 카론(Charon)의 배를 타고 저승(Styx)으로 간다는 예언, 둘째는 배를 타고 북한에서 추방된다는 예언입니다. 두 가지 해석 모두 배를 타고 북한을 떠난다는 암시입니당.ㅋㅋㅋ
청교정신을 기억 하는 한...우리는 친구 입니다...그동안 여러 복잡한 사정으로 분노 했던 점 사과 드립니다...대사님...
오늘은 단기 4346年 3月 11日 곡우 입니다...봄비님도 나리시고...축복과 은혜의 땅에 오신 것을 환영 합니다...제가 제일 좋아 하는 말 "진실한 봉사자" 입니다...조만간 대사관 방문 하겠습니다...
현장에서 함께 나누는 마음속에 담긴 행복이 보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