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대성당의 향로(香爐) 보타푸메이로(Botafumeiro)
산티아고 대성당 제대 / 향로(香爐) 올리기 / 대 향로(香爐) 보타푸메이로(Botafumeiro)
미사 중 분향강복 / 동생 사도 요한 / 야고보 초상화 / 산티아고 성당 앞의 야고보 동상
<1>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스페인 북부 갈라시아(Galicia) 지방에 있는 인구 13만의 작은 도시 산티아고(Santiago)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라면 누구나 평생에 꼭 한번은 가보고 싶은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의 종착점이자 성 야고보의 유해(遺骸)를 모시고 있는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이 있는 곳이다.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에는 예수님의 12제자 중 첫 번째로 순교(殉敎)한 성 야고보의 유해가 모셔져있는 곳으로, ‘산티아고 콤포스텔라’는 『별빛 들판의 성 야고보』라는 의미인데 야고보의 유해를 발견한 사람인 은수자(隱修者) 성 펠라지오는 신의 계시를 받은 후 유해를 모시고 별빛이 비추는 들판을 따라 걸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성 야고보를 중세 스페인어로 “성 이아고(Saint Iago)”라고 했고, 이 말이 합쳐져서 산티아고(Santiago)가 됐으니 스페인어 ‘산티아고’는 곧 ‘성 야고보’이다. 또 일명 샌 디에고(San Diego)로 표기되기도 하는데 영어로 하면 성 제임스(Saint James)이다. 예수님의 열 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는 어부 제베대오(Zebedaios)의 아들로 동생 요한(사도 요한, John the Apostle)과 함께 예수님의 제자로 부름을 받는데 어머니는 살로메이다. 이들 형제는 성격이 불 같아서 예수님이 『천둥의 아들들』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어부 제베대오와 살로메의 두 아들은 둘 다 12사도 중의 한 명인데 모든 사도들이 모두 처형을 당하여 죽었지만 나이가 가장 어렸던 사도 요한은 처형당했다는 기록이 없어 천수를 누렸다고 본다고 한다.
사도 요한이 남긴 거룩한 말씀으로 「요한복음」, 「요한묵시록(계시록)」, 「요한서간문」 등이 있다.
야고보를 일컫는 다른 호칭으로 의인 야고보(Saint James the Just), 예루살렘의 야고보(James of Jerusalem), 하느님의 형제 야고보(James Adelphotheos), 주의 형제(James, the Brother of the Lord)라고도 불리는데 통상 대야고보로 불린다.
성경에는 야고보라 불리는 사람이 5명이 있는데 제베대오의 아들, 알패오의 아들, 작은 야고보, 주님의 형제, 유다의 아버지가 있는데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작은 야고보를 같은 인물로 보기도 한단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 낙담에 빠져있던 이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라고 하시자 야고보는 즉시 실천에 옮긴다.
당시 땅의 끝은 동쪽은 히말라야(Himalayas), 서쪽은 이베리아(Iberia) 반도를 가리켰다고 한다. 야고보는 두 제자와 함께 수만 리 떨어진 땅 끝 이베리아 반도(스페인)의 갈라시아(Galicia) 지방까지 와서 복음을 전파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데 마침 예루살렘 교회에 박해가 일어나(주후 44년) 야고보는 체포되어 사형을 당하게 되는데 12사도 중 첫 번째 순교자이다.
<2> 산티아고 순례길
성 야고보는 제자 둘과 함께 스페인 북부 갈라시아(Galicia) 지방에서 복음을 전파하고 돌아오며 자신이 죽으면 복음을 전한 이곳 땅 끝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했다고 한다. 야고보 순교 후 두 제자는 야고보의 시신을 모시고 이곳 갈라시아(Galicia)로 다시 와서 묻으니 곧 오늘의 산티아고(Santiago)이다.
그러나 그 후 야고보의 무덤을 찾지 못하다가 814년, 은수자(隱修者)이던 성 펠라지오가 한밤중에 빛나는 이상한 빛을 보고 부근의 동굴 속에서 유해를 찾았다고 한다. 그리고 즉시 성 야고보의 유해를 모시고 ‘별빛이 비추는 들판을 따라 걸어서....’ 이곳 산티아고로 와서 모셨다고 한다. 그리고 유해를 봉안하기 위한 성당 건축에 착수해 829년 아담한 첫 성당 건물이 완공되어 유해를 모셨고, 현재의 건물은 18세기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성 야고보의 유해를 모신 산티아고 콤포스텔라(Santiago Compostella) 성당으로 가는 순례길은 보통 스페인 동북쪽 끝과 프랑스의 국경지대인 프랑스의 생장(Saint-Jean-Pied-de-Port)에서 출발하여 스페인과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 산맥(Pyrénées)의 기슭을 따라 걷는 길인데 대략 800km(2천 리) 정도라고 한다.
젊은 사람들은 25일 정도, 연세가 있어 기력이 약한 사람들은 한 달 반 정도 걸린다고 하며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순례길 외에도 여러 갈래의 순례길이 있다고 하는데 이곳은 세계 여러 나라의 가톨릭 순례자들이 찾지만 특히 한국의 순례자들이 많아서 내가 갔을 때도 여러 한국 팀을 만날 수 있었는데 단체로 오는 사람들도 있고 혼자 오는 젊은이들도 있어서 놀라웠다. 나는 순례가 자신이 없어 직접 산티아고로 갔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천 년의 세월 동안 무수한 사람들이 조개껍질을 매달고 지팡이를 짚으며 걸어온 길로, 산티아고 순례길에도 가는 곳마다 가리비껍질 표식이 이어져 있다고 하는데 성당 앞 광장에는 조개껍질과 조롱박을 매단 순례자 지팡이를 팔고 있고, 성당을 오르는 길도 길바닥에 박아놓은 가리비로 방향을 알 수 있다.
스페인에서는 이 순례길의 순례자들을 지키기 위하여 12세기에 “산티아고 기사단(Orden de Santiago)/일명 성 야고보 검우회(劍友會)”이 조직되어 항상 순례자들을 보호하였다고 한다.
당시 스페인군은 전쟁 때 돌격함성이 ‘산티아고와 함께 돌격, 에스파냐!(¡Santiago y cierra España)’이었다고 하는데 번역하면 ‘성 야고보를 모시고 돌격~’이라는 의미겠다.
<3> 산티아고 성당의 분향(焚香) 의식
이 성당의 자랑은 보타푸메이로(Botafumeiro)라는 이름의 어마어마하게 큰 향로(香爐)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는 성당 내부수리를 하느라 칸막이를 하고 천으로 막아놓아 보이지 않아 무척 아쉬웠는데 얼마나 큰지 성당 천정에 걸어놓고 사제(수사) 8명이 줄을 당겨서 분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타푸메이로(Botafumeiro)는 스페인어로 향로(香爐)라는 뜻이다.
개신교(改新敎)에서는 행하지 않는데 가톨릭에서는 동양의 전통예식인 분향(焚香)을 받아들여 일반 미사에서는 하지 않지만 특별한 축일에는 향을 피워 그 연기를 올려서 강복(降福)한다. 동양의 제례(祭禮)의식에서 분향을 하고 술을 올리며(獻酒) 재배(再拜)를 올리는 『분향재배례(焚香再拜禮) 처럼....
보통 작은 향로에 향을 피우고 그 연기를 제대(祭臺)를 비롯하여 모든 성물에 흔들어 연기를 올리고, 머리를 숙인 예식 참례 모든 신자들에게도 “분향을 받으소서~” 하면서 세 번 흔들어 강복(降福)을 한다.
그런데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성당의 향로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무게도 엄청나서 천정의 고리에 밧줄을 걸고 제단 앞에서 강복하고 향을 피운 다음 사제 8명이 줄을 잡아당기면 위로 올라가는데 성당 내부의 높이도 엄청나게 높아서 중간쯤 올린다음 좌우로 흔들면서 연기를 올려 강복(降福)을 하는 형식이다.
그런데 향로가 너무 무겁고 200여 년이나 세월이 흐르다 보니 줄이 두 번이나 끊어져 큰 사고가 날 뻔 했다는데 하느님의 은총인지 사람들 머리 위로 떨어지지 않고 창문 쪽으로 갔을 때 떨어져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2019년, 내가 갔을 때에도 순례객들이 너무 많아서 성당 입구에 세워져 있는 야고보 동상을 잡고 기도 드리는 행렬이 너무 길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지하에 모셔져 있는 야고보의 유해 앞에 잠깐이었지만 머리를 숙이고 기도를 드리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그 감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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