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생멸문(生滅門) - 사종훈습(四種薰習)
제63강 오염된 법의 훈습(薰習) (1)
지난 시간에 사종훈습(四種薰習)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얘기를 했는데,
오늘은 네 가지 하나하나를 같이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259p에 보면 ‘오염된 법의 훈습을 밝힌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훈습은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얘기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대상을 인식해서 무엇을 안다고 하기 이전에
어떤 영향을 받는 것을 훈습이라 그러는데,
사종훈습을 얘기하자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의식, 말나식(자아의식), 아리야식,
이런 것이 어떻게 해서 생기고 또 이루어 졌는가 하는 것에 관련이 있습니다.
이게 훈습에 의해서 심식이 막 생겨나서
서로 상호 작용에 의해서 갖가지 번뇌를 일으키는 겁니다.
그래서 사종훈습의 내용을 잘 들여다보면,
우리 마음이 어떻게 형성이 되어가지고 어떻게 작용하는 가를 잘 알게 됩니다.
무엇인지 잘 안다는 것은 문제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열쇠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모르고는 문제해결을 할 수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왜 고통 받고 있는가,
왜 현실적으로 괴로움을 받고 있는가에 대해서 깊이 사유를 해보면
점점 깊이 들어 갈 수 있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대승기신론」에서도 그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논 - 46)
云何熏習일새 起染法不斷이오.
所謂 以依眞如法故로 有於無明이고 以有無明染法因故로 卽熏習眞如라.
以熏習故로 則有妄心이고 以有妄心일새
卽熏習無明하고 不了眞如法故로 不覺念起하여 現妄境界라.
어떻게 훈습하기에 오염된 법을 일으키는 것이 끊어지질 않는가.
이른바 진여라는 법에 따라 무명이 있고,
무명이라는 오염된 법의 인(因)이 있기에 진여를 훈습한다.
진여를 훈습하기에 곧 헛된 마음이 있고,
헛된 마음이 있기에 곧 무명을 훈습하여 진여라는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깨닫지 못한 상태로 헛된 생각이 일어나 헛된 경계를 나타낸다. |
여기까지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진여(眞如)라 그럽니다.
허망하지 않고 참답고, 변하지 않아서 여여하다 그랬죠.
이 진여에 대해서 무명(無明)이 있는데,
이것이 진여의 다른 모습입니다.
진여가 착각을 일으켜서 고통을 일으키면 무명의 모습을 띠는 겁니다.
무명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 거거든요.
착각입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현실적으로 고통이 있는 것 보면 번뇌가 있고,
번뇌는 무명에 의해서 일어나거든요.
진리가 하나인줄 모르는 것을 무지(無知)라 하는데
그래서 무명이 무지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진여에 의해서 무명이 있는데,
첫 번째 훈습이 이 무명이 진여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겁니다.
그러면 진여가 무명의 영향을 받아서 망심(妄心, 業識)을 일으킵니다.
두 번째 훈습은, 이 망심은 가만히 있는 게 아니고
다시 무명에게 영향[薰習]을 끼칩니다.
그러면 무명이 망심의 영향을 받아서 망경계(妄境界)가 형성 됩니다.
이 망경계는 또 망심을 훈습하는데, 이것이 세 번째 훈습이고,
마지막에는 진여가 무명을 훈습해 가는 게 네 번째 훈습입니다.
그래서 망경계가 망심을 훈습하게 되면
망심이 망경계의 영향을 받아서 제7말나식[智識, 자아의식]을 일으킵니다.
그 다음에 제6의식(意識)을 일으키고
이 제6의식에 의해서 일상생활에 고통이 일어나는 것이죠.
과정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고 듣고하는 모든 심식이라는 게
올라가보면 진여에서 전부다 비롯되는데,
진여가 무명의 영향을 받아서 이 심식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은 다 이론이죠.
체득되지 않은 사실은 믿을 수가 없고
이해가 잘 안될 거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이해를 갖고 수행을 하다보면
이해의 차원인 지식에서 지혜로 전환이 되는 겁니다.
이런 사실을 잘 알면 수행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
以有妄境界染法緣故로 卽熏習妄心하고
令其念著이 造種種業케 하여 受於一切身心等苦니라.
헛된 경계인 오염된 법의 연(緣)이 있기에 곧 헛된 마음을 훈습하고
헛된 생각으로 집착하여 모든 업을 짓게 하므로
몸과 마음에 온갖 괴로움 같은 것을 받는다. |
‘헛된 경계인 오염된 법의 연(緣)이 있기에 곧 헛된 마음을 훈습하고’
이 말은 망경계(妄境界)가 헛된 연(緣)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헛된 마음[妄心]을 훈습하고’, 이랬습니다.
그 다음에 ‘헛된 생각으로 집착하여 모든 업을 짓게 하므로
몸과 마음에 온갖 괴로움 같은 것을 받는다.’ 이랬는데,
여기서 우선 알아야 될 게 있습니다.
앞에 본문 다섯째 줄에 ‘무명을 훈습하여
진여라는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말이 있죠.
그리고 그 다음에 ‘깨닫지 못한 상태로’라는 것은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생각이 갑자기 일어나는 것을 얘기 합니다.
그 다음에 헛된 경계를 나타낸다는 것은
‘현망경계(現妄境界)라.’ 이런 말을 씁니다.
그래서 ‘깨닫지 못한 상태로 헛된 생각이 일어나’
이것은 전식(轉識)이라 그럽니다.
망심이 무명을 훈습했을 때 망경계가 나타나죠.
망경계가 나타나기 전에 원문에는 불각연기(不覺緣起)라는 게 있습니다.
이 불각연기가 전식을 얘기 합니다.
지난시간에 공부한 내용인데,
아리야식에는 세 가지 모습, 업상(業相), 전상(轉相),
현상(現相)이 있다 그랬습니다.
여기에 상(相)이 식(識)입니다.
그래서 업식(業識), 전식(轉識), 현식(現識)이죠.
업상은 주객이 서로 나눠지지 않는 모습[主客未分]이고
전상은 능견상(能見相, 주관)이라 했습니다.
그 다음에 현상은 경계상(境界相, 객관)이라는 말을 씁니다.
그래서 이 아리야식이 사실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만
요즘 보편적으로 많이 쓰는 용어로서 무의식입니다.
그렇지만 무의식이라는 것도 아리야식의 한 면일 뿐이에요.
그래서 옛날 수행자들이 깊이 사유하고 관찰해서
무의식의 세계에도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겁니다.
수행을 해보니까 참마음인 진여가 무명의 영향을 받아서 망심[業相]이 생겼고,
이 망심이 무명을 훈습하니까
그 다음에 불각연기라 해서 주관[轉相]이 형성되는 겁니다.
주객미분(主客未分, 業相) 다음에 주관이 생긴 겁니다.
그 다음에 원문에는 현망경계(現妄境界)라고 했습니다.
망경계가 나타나는 게 뭐냐 하면 객관으로 나타나는 겁니다.
여기까지 오염된 법의 훈습이라는 게
결국 아리야식인 무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얘기하는 겁니다.
프로이드가 무의식을 얘기한 게 약 100년 전인 걸로 압니다.
이 무의식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여러분은 상상이 안 될 겁니다.
서구철학이 프로이드에 와서 와르르 다 무너져 버려요.
프로이드 이전에는 전부 의식을 근거한 철학을 전개를 했는데,
무의식을 갖다 댔을 때, 의식을 근거한 철학이 불완전함이 드러나는 거죠.
그게 100년 전의 일입니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벌써 2500년 전부터 이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부처님이 하신 말씀을 가지고 수행자들이 계속 수행 해가면서
주석을 달아서 나온 책들이 경전의 주석서죠.
논서가 형성된 겁니다.
그 중에 하나가 「대승기신론」이에요.
이런 것은 체험하지 않고는 도저히 얘기할 수 없는 부분들이에요.
그래서 아리야식에 대한 얘기는
지금 이렇게 얘기해도 일부분에 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것은 단지 수행적 시각에서 얘기하고 있을 뿐이에요.
그 다음에 본문에 ‘헛된 생각으로 집착하여’ 라는 것은
바로 제7말나식, 지식(智識)을 얘기합니다.
망경계가 망심을 훈습했을 때 나온 것이 바로 제7말나식[자아의식]입니다.
저 자아의식은 현상적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습니다.
보고 듣고하는 것을 의식작용이 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자아의식[말나식]이 같이 작용합니다.
그래서 말나식도 대상을 인식하지만 표가 나지를 않아요.
마치 잠든 상태같이
인식을 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 인식을 하는 게 제7말나식이에요.
그 다음에 ‘모든 업을 짓게 하므로’,
모든 업을 짓는 게 현실적으로 뭐냐 하면, 제6의식입니다.
보고 듣고 하는 게 의식인데, 이 의식의 특성은
대상을 인식해서 저게 무엇이라고 판단하는 작용을 합니다.
우리가 사유하는 것은 전부다 의식작용이에요.
그래서 이게 업을 짓는 겁니다.
그 다음에 업을 지으면 무엇으로 나타나느냐 하면,
‘몸과 마음에 온갖 괴로움 같은 것을 받는다.’,
그러니까 고통이 오는 거죠.
무명이 진여에게 영향을 줘가지고 돌고 돌아서
결국 우리 일상생활에서 고통으로 나타나는 거죠.
그래서 우리의 정신적인 고통이든 육체적인 고통이든 오면,
육체적인 고통은 감각입니다.
감각은 역시 마음이에요.
결국 정신적인 괴로움이나 육체적인 괴로움이 다 마음입니다.
그래서 ‘괴롭다’ 그러면 무명이 참마음[진여]에게
영향을 줘서 일어난 것이라고 이해가 올 수가 있는 것이죠.
그러면 이게 진짜 맞는지 안 맞는지 알려면
내적관찰을 하는 수행을 해서 하나하나 확인해 가야 되는 겁니다.
그게 중요한 것이죠.
그 다음 구절을 봅시다.
(”)
此妄境界熏習義에 則有二種이니 云何爲二오.
一者는 增長念熏習이고 二者는 增長取熏習이다.
이 헛된 경계가 훈습하는 뜻에는 곧 두 가지가 있으니 무엇이 그 둘인가.
하나는 증장념(增長念) 훈습이고 또 하나는 증장취(增長取) 훈습이다. |
헛된 경계가 아리야식의 망경계(妄境界)입니다.
전오식(前五識)과 의식(意識)으로 인식 되는
형상, 소리, 냄새, 맛, 촉감, 개념이 망경계에요.
이 망경계가 알고 보면 아리야식의 모습이라는 거죠.
그래서 바깥으로 나타난 이 세계도 마음이 투영되어서 나타난 마음의 모습입니다.
이 망경계가 망심을 훈습하는 게
증장념(增長念)과 증장취(增長取), 두 가지가 있다는 거죠.
증장념이라는 것은 염(念)이 증장해서 길어진다는 거죠.
여기서 원효스님께서 법집(法執)을 들어서 얘기합니다.
법집이라는 것은, 어떤 사물을 보고
변하지 않는 고정된 무엇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내 밖에 따로 사물들이 있으니까 이 사물은 내 밖에서 따로 존재한다,
보통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존재하는 속에는 무엇인가 변하지 않는 게 있다,
이렇게 보는 게 법집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망경계, 허망한 경계의 힘에 의해서
망심이 영향을 받는다 이거에요.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허망한 마음[妄心]이
주변 사물에 대해서 ‘실체가 있다’고 집착을 일으키는 겁니다.
찻잔이라는 것이 실체가 있다고 생각 하는데
망치로 부수거나 던져버리면 깨지잖아요.
실체가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게 고정되어 있거나 분리되어 있는 것은 전부다 가짜입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
영화 속에서도 산이 있고 바다가 있고 자동차도 있는데,
그 속에서도 일상생활의 보이는 세계가 똑같이
분리되어 있고 고정되어 있습니다.
무엇인가 실체가 있는 것 같이 그렇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눈으로는 그렇게 보고 있지만
1초 동안 20여 장의 필름이 돌아가고 있는 거죠.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빠르게 돌아가는 필름의 변화를 못보고
그 필름이 나타낸 영상을 고정되게 보고 있다는 거죠.
그 말은 결국 우리가 사물을 고정시켜서 보고 있다는 겁니다.
매 순간 모양과 색깔을 만들어서 본다는 거죠.
왜 만들어서 보는지는 그전 시간에 누차 말씀드렸습니다.
말하고 생각하는 습관 때문에
보이는 모든 세계가 모양과 색깔이 결정되고 고정되고 보인다는 겁니다.
그건 다 가짜죠.
이 사물도 매 순간 변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변화를 감지 못하고
그 변화를 오히려 고정시켜서, 분리시켜서, 만들어서 본다는 겁니다.
그리고 증장취(增長取) 훈습이라는 것은,
집착을 증장시키는 건데,
욕심의 세계[欲界], 물질이 깨끗한 세계[色界], 정신만 있는 세계[無色界],
이 세계에 대한 집착을 얘기하는 겁니다.
이 부분은 다음 시간에 설명해야 되겠네요.
오늘 훈습에 의해서 갖가지 심식이 생기고
보이는 세계도 전부다 훈습에 의해서 일어나는데,
무명이 진여를 훈습함으로 해서 모든 게 생겼다,
어떻게 보면 천지창조 느낌이 들죠.
다음시간에 만나서 얘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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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셨나요 정혜신님
아름다운 휴일 보내소서...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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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이 진여를 알지 못해 무명으로 눈이 어두워
헛된 생각으로 인해 헛된 경계가 일어남을 봅니다..
훈습이라는 것이 참 그러하지요
저희들은 태어나면서 훈습이 되어 세상이 이러한줄 알았는데
부처님말씀은 전혀 다른세상을 말씀하십니다
잘못보고, 잘못생각한 것이 단박에 모두 바뀌어
밝은세상, 아름다운세상에 함께하기를 바래봅니다..
늘 청안하소서...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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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가르침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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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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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
大乘起信論 65 - 智雲스님 講義 - 8. 生滅門 - 四種薰習 - 第63講 汚染된 法의 薰習 (1)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감사합니다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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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허당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제가 btn 홈페이지에 2004년~2006년 대승기신론을 지운스님 동영상으로 강의할때 공부했었습니다. 그때 공부한 것이 가장행복한 공부 카페에서 그대로 문자화에 그 노고에 감사드리며, 양해를 얻어 모셔(아비라불교 밴드)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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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드립니다-()-